반도체 전력공급 올인…송전망 구축 속도전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8. 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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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당진~고덕 송전 연말 가동
평택 반도체 단지서 활용
서해안 전력망 줄줄이 개통
신한울·삼척 화력발전소 등
동해안 인프라도 투입 추진

경기 남부권에 들어설 대규모 반도체 단지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전력망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 공급이 사실상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력망 구축 사업을 빠르게 완료해 동·서해안 일대에서 생산한 전력을 신속하게 수도권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2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00㎸ 북당진·고덕 HVDC 2단계 사업' 현장을 방문해 "연말로 예정된 준공 목표를 지킬 수 있게 차질 없이 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500㎸ 북당진·고덕 HVDC는 충남 당진시 송악읍부터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까지 34.2㎞ 길이의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만 1조16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2월 1.5GW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고, 올해 12월에는 1.5GW의 2단계 사업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17년 사업을 본격화한 지 6년 만에 완공되는 것으로 송전 가능 용량은 3GW에 이른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평택 등 경기 남부에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한 전력을 대규모로 나르는 전력망이 확보되는 셈이다. 3GW 규모의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도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2003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12년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사업이 계속 지연돼왔다. 이번에 송전선로가 완성되면 서해안 지역의 발전 제약 해소와 함께 수도권 전력 공급량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오는 10일에는 '345㎸ 고덕·서안성 송전선로'가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충남 서해안에 있는 태안화력발전소와 당진화력발전소는 송전 제약 문제를 겪고 있다. 수도권으로 전력을 실어나를 송전선로가 부족하다 보니 전력을 최대치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발전 제약이 걸린 전력량은 최대 3.4GW에 이른다.

정부는 서해안뿐 아니라 동해안에서 전력을 끌어오기 위한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산업부는 울진과 수도권을 잇는 길이 220㎞의 전력 고속도로를 구축해 울진 신한울 1·2호기, 삼척화력발전 등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원전 8개 분량(8GW)의 전기를 끌어온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신한울과 수도권을 잇는 동해안 HVDC 사업을 놓고 지역 수용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전력을 공급할 막대한 전력망 구축이 시급해졌다. SK는 2027년까지 SK하이닉스 반도체 1공장(팹1) 가동과 2029년 클러스터 조성 완료를 목표로 120조원을 투입해 용인 원삼면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에 나섰다.

인근 남사면에는 삼성전자 팹5기가 들어선다. 삼성전자 기흥 연구개발(R&D)센터와 평택 고덕에 있는 메모리·시스템 팹을 합치면 용인·평택 반경 50㎞ 지역에 최대 반도체 생산거점이 들어서는 것이다.

국가첨단산업 육성뿐 아니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도 전력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산업부는 최신 기상 예보 등을 반영해 전력 수급 상황을 재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달 10일 오후 전력 수요는 92.5∼97.8GW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력 수요는 기존 전망과 유사하지만 공급 능력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이날 발표한 공급 능력은 103.8GW로 앞선 전망(106.4GW)에 비해 2.6GW 감소했다. 2.6GW는 원전 약 2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약 1GW 설비용량의 한빛 2호기가 지난달 24일 고장 파급방지장치 개량 시험 중 멈췄고, 양산 열병합발전소의 상업운전이 예상보다 지연된 영향이다. 정부는 공급 능력이 소폭 감소했지만 예비력이 여전히 6∼11.3GW 수준이라 전력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날씨 등 변수를 감안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송광섭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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