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 증가세 걱정"…선별진료소도 폭염과 싸움

이병희 기자 2023. 8. 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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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대비했는데 확산세에 걱정, 희망으로 버틴다"
"날씨는 어쩔 수 없으니까…재확산 아니길 바랄 뿐"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2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3.08.02.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 많죠. 이 더위에 선별진료소까지 북적이게 되면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요."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올라 '찜통더위'가 이어진 2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극심한 더위에 휴대전화에서는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안전안내 문자 메시지가 울렸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검사를 받으러 오는 시민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만 60세 이상 고령층·병원 입원 전 환자 등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가 가능하지만, 검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0명 정도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초창기 천막에서 검사했던 것과 달리 컨테이너가 각 선별진료소에 설치되면서 근무환경은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병과 맞서기 위해 파란색 수술복에 마스크, 헤어캡, 페이스실드까지 써야 하는 탓에 더위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근무자 이모(56)씨는 "예전에는 냉풍기 하나로 버텼는데 그나마도 뜨거운 바람이 전해져서 더위에 지쳐 있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검사자도 줄었고, 컨테이너가 있어서 이 안에서 버틸 만하다. 더 열악한 환경이 많은데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이겨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소 직원 장모(46)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걱정했다. 장씨는 "엔데믹에 맞춰 대비하는 상황에서 증가 소식이 들려오니까 걱정이 많다. 3년 넘게 코로나19 업무와 통상 보건소 업무를 함께 하면서 지쳤는데, 그래도 엔데믹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PCR 검사를 받고 나가던 한 시민은 "몇 년째 보건소 직원들이나 의료진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다. 날씨가 더워서 더 힘들어 보이는데, 건강 유의하시길 바란다"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2일 오전 11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3.08.02.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이날 오전 11시 팔달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인데도 뙤약볕에 푹푹 찌는 듯한 열기가 느껴졌다.

선별진료소에서 10개월째 근무 중인 김모(26)씨는 "아무래도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더운 날씨다 보니까 덥긴 하지만, 버틸 만하다. 익숙해져서 그런지 '날씨는 어쩔 수 없으니까'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또 "아무래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보니까 방호복이나 KF94 마스크를 안 쓸 수가 없다. 재확산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도 했다.

김씨는 오히려 검사받으러 오는 시민들이 덥지 않을까 더 걱정을 했다. 그는 "줄이 생기거나 안내해야 할 때 컨테이너 밖으로 나가면 엄청 더운데,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은 밖에 계시니까 더 더울 것 같다. 그래서 냉풍기도 설치했는데 오늘같이 더운 날은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 보건소 직원은 "바이러스도 걱정이지만 사실 가장 힘든 건 날씨다. 겨울엔 추위 때문에, 여름엔 더위 때문에 다들 고생한다. 근무자들이 '이 정도는 괜찮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힘든 시기를 지나온 데다 이제 익숙해져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엔데믹이 올 때까지 힘내셨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개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코로나19를 조심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4주 동안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만5699명에 달한다. 최근 현황을 보면 ▲26주차(6월25일~7월1일) 2만8962명 ▲27주차(7월2~8일) 3만6434명 ▲28주차(7월9~15일) 4만2348명 ▲29주차(7월16~22일) 5만7955명 등 늘어나는 추세다.

29주차(7월16~22일) 확진자는 전주 대비 1만5607명(36.9%) 늘어났으며, 전 연령대에서 증가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수원이 568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용인 4604명, 성남 4422명, 고양 4328명, 화성 4184명 순이다.

이 기간 사망자도 8명 발생했다. 사망자는 60대 1명, 80대 5명, 90대 2명 등 모두 고령자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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