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근 누락 불안 큰데…양주회천 행복주택 현장 '여전히 공사중'

이상휼 기자 2023. 8. 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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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구조라는 새로운 공법을 도입한 뒤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설계사가 오류를 일으켰다."

이어서 방문한 LH양주사업본부에 따르면 검단지구의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 이후 지난 5~6월 옥정·회천지구 LH건설현장 8개 무량판 구조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 '회천 행복주택'에서 135개 보강철근이 누락됐고, 25개 기둥이 생략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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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강행하느냐 질문에 "무량판 지하주차장 부분은 중단" 밝혀
보강공사 10일까지 예정…LH·시공사 "신공법이라 설계 오류 생겨"
경기 양주시 회천A15블록 행복주택 공사 현장의 모습. 현재 공정률은 93%다. 2023.8.1 ⓒ News1 이상휼 기자

(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무량판 구조라는 새로운 공법을 도입한 뒤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설계사가 오류를 일으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로 짓고 있는 경기 양주시 회천지구의 880세대 규모 행복주택 지하주차장 기둥에 보강철근과 기둥이 무더기로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오전 기자가 양주 회천A15블록 공사 현장을 찾아갔을 때 원자재를 실은 대형 덤프트럭이 분주히 현장을 출입했고, 포클레인 작업을 비롯한 건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날부터 국토교통부에서 철근이 무더기로 누락됐다는 문제점을 발표했음에도 정작 현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분주했다.

기자가 현장 입구 근처에서 취재를 시작하자 현장 관계자들이 "사진 찍으면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기자가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요청한 뒤 가만히 서 있었을 뿐인데도 지레 "들어오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문제점이 발견됐는데 공사를 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일부 현장 관계자는 "LH에 가서 질문해라"고 떠넘겼다.

현장 관리자도 '구조설계사의 설계 오류'로 인한 문제라는 취지로 답변했으며 "설계도면대로 공사했을 뿐이다. 자세한 것은 옥정에 위치한 LH양주사업본부에 가서 확인하라"고 말했다.

이어서 방문한 LH양주사업본부에 따르면 검단지구의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 이후 지난 5~6월 옥정·회천지구 LH건설현장 8개 무량판 구조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 '회천 행복주택'에서 135개 보강철근이 누락됐고, 25개 기둥이 생략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는 설계 오류 10건, 시공사의 잘못은 5건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순살 공법'이라고 불리는 무량판 공법은 지하주차장의 공간 효율성과 '공사비용 절감'을 위해 도입된 신공법이라고 한다. 대들보를 생략하는 무량판 공법을 쓰면 층고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공사비용을 줄인다. 핵심은 돈인 셈이다.

아파트 각 동 사이에 조성된 보도블록, 조경공간 아래 지하에 무량판 구조 주차장을 만든다. 하중 때문에 지상에 건물이 위치할 경우 무량판 공법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소방차량이나 대형이삿짐차량이 지나가는 하중은 견딜 수 있게 만든다.

LH는 2017년부터 전사적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양주회천A15블록의 철근 무더기 누락 문제에 대해 LH 관계자는 "도입한지 얼마 안 된 새로운 공법이다보니 구조를 계산하는 데 오류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LH는 이 아파트의 구조를 설계한 설계업체에 10억원의 설계비용을 지불했다. 무량판 구조 공법을 도입한지 6년여가 지났음에도 10억원대 설계비용을 받은 설계업체가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점은 의문이 남는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상황에 대해 LH 관계자는 "아파트 내부 공사는 진행 중이다. 문제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전면중지한 상태다. 해당 지하주차장의 상부는 자재차량도 못 지나다니게 통제하고 있으며, 잭서포트(하중 받는 지점 보강 지지대)를 300여개를 설치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무량보 공법 지하주차장에 대한 보강공사는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LH는 보강공사를 완료한 뒤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차 안전 문제를 점검할 계획이다.

지하1층, 최고 20층, 5개동, 880세대 규모인 이 행복주택의 현재 공정률은 93%다. 공사비용은 456억원에 낙찰됐으며 2021년 5월 착공해 올해 9월 준공예정이었으나 석달 뒤인 연말로 준공일이 미뤄졌다. 입주는 예정대로 내년 2월에 진행할 방침이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한부모가족·고령자·주거급여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주로 입주대상자다. 880세대 중 152세대가 입주하기로 계약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양주사업본부 전경 2023.8.1 ⓒ News1 이상휼 기자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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