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증에 아데노·독감까지…시민들 "마스크 다시 쓸래"

김희원 2023. 7. 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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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유치원 등 무더기 감염에 마스크 구매↑
면역회피 탁월한 XBB변이…“휴가철 확산 예상”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강모(35)씨는 지난 21일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열이 39도까지 올랐고 이후 약한 감기 증상만 있었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잔기침과 미각 상실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강씨는 “그간 한 번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고 손 소독에 신경을 덜 썼더니 쉽게 감염된 것 같다”면서 “이미 코로나19를 앓았지만 다른 바이러스들도 유행 중이라고 해서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모(37)씨는 최근 어른용과 아이용 마스크를 대용량으로 구입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마스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근래 회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무더운 여름이라 당연히 마스크 쓰기가 싫지만 주변에서 아픈 걸 보니 감염 예방을 위해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이들 유치원에서도 아데노 바이러스, 독감 등이 유행이어서 꼭 마스크를 씌워 보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상 끝난 가운데 감염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오면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하고 있고, 거리두기 기간 잠잠했던 각종 바이러스들도 한꺼번에 유행해 사람들이 다시 마스크를 찾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일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3만8802명) 대비 17% 증가했다. 주간 단위로 5주째 증가한 것이다.

25∼31일 일별 신규 확진자는 5만814명→5만7220명→5만1243명→4만8075명→4만8203명→4만4765명→1만8386명이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11일(5만4315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한여름에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병원에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정의료기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증가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연감염과 백신을 통한 국민 면역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약해지고, 면역 회피력이 높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와 마스크 착용 의무 추가 해제 등 방역 완화에 따른 영향도 이동량이 많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변이는 오미크론 XBB 계열은 기존 변이 대비 중증 위험도 등이 높다는 근거는 없지만 전파력이 강하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우세종인 XBB는 면역 회피 능력이 탁월하다”며 “방역이 완화된 만큼 당분간 (감염)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휴가철 등 영향으로 검사받는 사람이 적어 확진자 수가 실제로 2∼3배까지 많을 수 있다고도 추측했다.

다만 질병청은 현재 유행 중인 변이의 치명률이 오미크론 유행 시기의 2분의 1에서 3분의1정도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현재 의료대응 역량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5만명에 육박하며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31일 광주 북구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들도 유행 중이다. 질병청의 인플루엔자(독감) 표본감시기관(196개) 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8주차(7월 9∼15일)에 가장 많이 발생한 호흡기 질환은 리노바이러스(18.6%)였고 아데노바이러스(15.9%), 코로나19(12.3%)가 뒤를 이었다.

리노바이러스는 가벼운 감기 증상을 나타내지만 아데노바이러스는 발열, 기침 등 다양한 임상증상이 일반 감기보다 오래 지속된다. 특히 눈병을 동반해 ‘눈병 감기’로도 불린다. 겨울에 주로 유행하는 독감도 조용히 감염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당분간 지속 확산할 전망이다.

질병청은 “인구이동으로 사람간 접촉이 늘어나는 휴가지에서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수칙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 등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며 특히 고위험군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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