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너무 덥고 힘들었어요”…마트서 카트 밀다 숨진 청년이 남긴 말

폭염 속에서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코스트코 하남점 직원 김동호(29)씨가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씨는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아들이 지난달 17일(숨지기 이틀전) 토요일 집으로 오자마자 대자로 눕더니 엄마에게 ‘엄마, 나 오늘 4만 3000보 걸었다’며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들이 격무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아들이 그날(6월 17일) 12시에 출근해서 1시간 연장근무까지 하면서 밤 10시에 일을 끝냈는데 10시까지 4만 3000보, 26㎞를 무거운 철책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작업했더라”며 억울해했다.
근무환경과 관련해 김씨는 “아이스박스는 층마다 구비돼 있는 것으로, 냉풍기는 돌아가다 안 돌아가다 하는 걸로 알고 있으며 공기순환장치는 제가 두 번 방문했었는데 그 전보다는 크게 틀어놨지만 그것도 계속 틀어놓는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7일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스트코 대표와 간부가 빈소에서 ‘원래 병이 있지 않았냐’고 몰아붙였다고 증언했다. 병원 측이 내놓은 고인의 사인은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다.

이날 이에 대해 다시 언급한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난 다음에 대표이사가 직원들 앞에 가서 ‘원래 병 있지, 병 있지’ 하고, 또 다른 한 분은 ‘원래 병이 있는데 속이고 입사했지’ 이런 식으로 막말을 퍼부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또 “사측이 처음에 병사(病死)로 몰고 가기 위해서 장례 치르고 난 다음에 고혈압으로 사망했다, 지병이 있어서 사망했다, 심지어 자살까지 했다, 저희가 합의했다는 소문이 돌아 저희는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공론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측이 고인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진술할 수 없도록 직원들에게 압력을 가했으며, 불법으로 선임계를 제출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직원 2명이 노동청 조사 때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대동, 직원들이 제대로 정확하게 진술을 못했다라는 말을 다른 직원한테 전해 들었다. 이는 입막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더불어 “직원들이 선임계를 동의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임의로 직원 2명 이름을 기재하고 선임계를 제출했다더라. 이는 범죄행위다”고 말했다.
김동호씨는 폭염이 지속되던 지난달 19일 오후 7시쯤 냉방장치가 없는 야외 주차장에서 일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만에 사망판정을 받았다. 코스트코 정규직 계산원이었던 김씨의 업무가 주차장 카트 관리로 변경된 지 2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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