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폭염… 하루에만 7명 숨졌다

권광순 기자 2023. 7. 3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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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간 온열 질환자 1000명 넘어
해운대 피서객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주말 해수욕장과 계곡 등 휴양지는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사진은 지난 30일 낮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모습. 해변을 가득 메운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김동환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29일 하루에만 열사병·열탈진 등 온열 질환으로 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30일에도 온열 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들이 나와 지난 주말(29~30일) 온열 질환 사망자는 10명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30일 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전국에 7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전체 온열 질환 사망자(9명)의 78%가 하루에 나온 것이다. 경북과 경남이 각각 2명이었고 충남과 충북, 전북에서도 사망자가 1명씩 나왔다. 폭염으로 체감온도가 33~36도까지 오른 가운데 70대 이상 고령층이 논이나 밭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 28분쯤 경북 상주시 이안면의 한 밭에서 90대 이모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출동한 소방 대원이 측정한 이씨의 체온은 42도였다. 이어 오후 5시 8분쯤에는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김모씨가 폭염에 목숨을 잃었다. 발견 당시 김씨의 체온은 40.8도로 측정됐다. 경남 남해군에서도 같은 날 오후 4시쯤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온열 질환으로 숨졌다. 밀양시에서는 28일 오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50대 남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9일 숨졌다. 충북 제천과 충남 서천, 전북 군산에서도 70~90대가 온열 질환으로 숨졌다. 30일에도 온열 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들이 전국에서 발생했다.

온열 질환자도 속출했다. 지난 26~29일 나흘 간 온열 질환자는 255명이었다. 정부가 ‘폭염 대책 기간’으로 지정한 5월 20일부터 29일까지 온열 질환자(사망자 제외)는 총 1005명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29일 오후 4시 48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에서 14세 A양이 구토와 어지러움 등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도 했다. 30일 오후 2시9분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문경시 마성면에서도 90대 남성이 밭일을 하러 갔다가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온열 질환자는 장마가 종료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26일 46명이 발생한 데 이어 27일 65명, 28일 71명, 29일 73명으로 늘고 있다. 65세 이상에서 온열 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부모와 이웃이 더운 날씨에 외출하거나 논밭 일을 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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