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의 '급반전'→"정신 차려" 법정 부부싸움…결국 이재명 때문?

배수아 기자 2023. 7. 29. 06: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이 발단
김성태가 이 전 부지사 관련 '증인'으로 나오면서부터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이 최근 '급반전'을 일으켰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모르쇠'를 고수하던 이 전 부지사가 일부 진술을 바꿨기 때문이다.

'급반전'의 기점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 관련 법정에 '증인'으로 나오면서부터다.

◇7월 11일 이화영 재판서 '증인'으로 나온 김성태

지난 11일 법정 증인석에 선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 "이제 그만 내려놓으라"며 작심발언을 했다. 그는 "직원 열 몇 명이 이화영 선배 때문에 컴퓨터 없애는 것으로(증거인멸죄·증거인멸교사죄) 선고 받았다. 이제는 좀 본인도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정곡을 찔렀다.

억울해서 나왔다는 김 전 회장은 이날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과 이재명 방북 비용을 대납한 것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이 전 부지사의 주문으로 북에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북한과 만난 자리에서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했더니, 북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 방북때보다 더 성대하게 의전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7월 18일 법정서 기존 입장 일부 번복한 이화영

일주일 후 이 전 부지사의 심경엔 변화가 일었다. 18일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최근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당시 이 지사의 방북을 한 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측에 "최근 검찰 측이 '기존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입장이 미세하게 변동된 부분이 있다'는 의견서를 냈는데 이에 관해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그동안 피고인은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여부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가 이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대납 요청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지사의 방북 추진 요청은 인정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1일 이 전 부지사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의 증언과 일치한다.

◇이화영 아내, 민주당에 탄원서 제출…이화영 법정 진술 '신빙성' 제기

이 전 부지사의 기존 입장이 일부 바뀐 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이재명 방북 요청'을 했다고 인정한 날,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A씨는 민주당에 A4 용지 2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A씨는 이 전 부지사 법정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탄원서에 "검찰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증언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방북 대납 프레임을 씌워 기소하겠다는 것"이라며 "조작된 증언과 진술로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남편을 구속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나도 많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탄원서가 이 전 부지사와 사전에 의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7월 19일 이화영→이재명 '쌍방울 방북 요청' 보고…언론 기사

이어 다음 날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한 사실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이 전 부지사가 최근 검찰에 이같이 진술했다는 것이다.

◇7월 21일 이화영 자필 옥중편지 공개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21일 자필 옥중편지를 공개하고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이 전 부지사는 옥중편지를 통해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에게 이 지사의 방북을 요청한 사실은 재차 인정했다.

다만 "이 지사에게 방북 요청을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김성태에게 방북 요청을 한 사실은) 저로서는 큰 비중을 둔 것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7월 24일 민주당 의원 4명 수원지검 항의 방문

이 전 부지사의 옥중편지와 배우자 탄원서가 공개된 것을 두고 민주당 박범계·주철현·김승원·민형배 의원 등 4명이 수원지검에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검찰이 기소권을 무기로 이 전 부지사에게 압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며 "인권침해를 멈추라"며 수원지검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결국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7월 24일 이화영 아내, '법무법인 해광' 해임신고서 제출

이 전 부지사 배우자 A씨는 재판부에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 중 '법무법인 해광'의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해광은 지난해부터 10개월간 이 전 부지사의 공판에 참석해 변호를 도맡아왔던 곳으로,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한 이 전 부지사의 조사에도 입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25일 이화영 아내, '해임신고서' 관련 입장문 발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이 예정된 25일, A씨는 재판 시작 전 해임신고서 제출과 관련해 입장문을 냈다.

A씨는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정의와 진실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우리 변호인단 중 검찰에 유화적인 일부 변호사들의 태도에 대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씨 측은 "이 전 부지사의 옥중편지가 언론에 공개된 후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불러 강하게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부른 방식도 정식 조사가 아닌 티타임 컨셉으로 변호인 동석없이 불렀고, 변호인이 동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화영 피고인에게 옥중편지를 왜 썼는지를 물어보며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법무법인 해광측이 이 전 부지사의 다른 공동 변호인들에게 전달을 하지 않았고, A씨는 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25일 이화영 vs 배우자 '해임신고서' 두고 입장차…법정 부부싸움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입장은 배우자 A씨와 달랐다. 변호인 해임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 전 부지사는 "법무법인 해광의 해임을 원하지 않는다. 해광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제 의사와 상관하지 않고 배우자가 의사를 표현한 거 같다. 제 의사가 아니다"고 하자, 방청석에 있던 A씨는 "(변호인이) 본인의 의사와 반대되는 입장으로 변론을 하고 있지 않냐"고 소리쳤다.

A씨는 "계속되는 검찰의 회유로 (이화영 피고인은) 너무나도 변호사에게 놀아나고 있다. 정말 화가 난다. (그동안) 본인은 이재명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자기가 얼마나 검찰에 회유당하는지 안에서 너무 모르는 거 같다. 답답하고 정신차려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법무법인 해광은 '가족간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론 출석 할 수 없다'며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쌍방울 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sualuv@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