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아이폰14 프로맥스와 13g 차이”… 갤럭시Z폴드5, ‘벽돌폰·아재폰’ 오명 벗다

윤진우 기자 2023. 7.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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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폰·아재폰’ 별명 날려버릴 극한 다이어트 성공
접힌 부분 밀착도 개선해 날렵하고 매끈한 느낌
무게도 전작 대비 10g 줄여 묵직한 느낌 사라져
200만원 넘는 가격 부담, 폴더블 사용자 경험 그대로
갤럭시Z폴드5로 유튜브와 웹브라우저를 동시에 실행하는 모습.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7.5인치다. /윤진우 기자

아재폰 ‘갤럭시Z폴드’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갤럭시Z폴드 시리즈는 2019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출시된 후 5세대로 진화했다. Z폴드 시리즈에는 매년 첨단 폴더블 기술이 적용되지만 일반 휴대폰 대비 20~30% 이상 두껍고 무거워 ‘벽돌폰(벽돌처럼 크고 무겁다)’ ‘아재폰(아저씨들만 좋아한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80g이 넘는 무게는 갤럭시S23(168g)에 5000mAh 용량 보조배터리(80~90g)을 함께 들고 다니는 수준으로 휴대성을 떨어뜨렸다. 이런 이유로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고, 외근보다 내근이 많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Z폴드를 주로 사용했다. 최신 IT 기기를 좋아하는 일부 젊은 층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40대 이상 장년층이 Z폴드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지난 26일 선보인 Z폴드5는 외부 디자인에서는 전작인 Z폴드4와 차별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했다. 화면을 펼쳤을 때 크기는 7.5인치, 외부 화면은 6.2인치로 동일하다. 후면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1200만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 1000만화소 망원 카메라도 똑같이 들어갔다. 전면에는 400만화소, 커버 카메라는 10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는데 이마저도 같다. 화면 크기와 카메라 성능에서는 전작과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후면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는 더 심해졌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이유다.

갤럭시Z폴드4(왼쪽)와 Z폴드5(오른쪽)로 동일한 피사체를 촬영한 모습. 크기는 똑같지만 Z폴드5 디스플레이가 더 밝고 선명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윤진우 기자

반면 Z폴드5는 두께와 무게를 크게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Z폴드5에 새롭게 개발한 물방울 힌지(경첩)를 사용해 접힌 부분의 밀착도를 개선했다. 접혔을 때 옆에서 본 모양이 물방울과 비슷해 이같은 별칭이 붙었다. 내부 화면 양면이 틈 없이 접히면서 전작 대비 두께가 2㎜ 이상 얇아졌다. 2㎜ 개선은 수치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실제로 만져보고 들어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기존 Z폴드4가 한 손을 가득 채우는 두툼한 느낌이라면, Z폴드5는 날렵하고 매끈한 느낌이 든다. 접은 상태로 한 손에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정도다.

Z폴드5의 무게는 253g으로 전작보다 10g이 줄었다. Z폴드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가벼운 무게로 묵직한 느낌이 사라졌을 정도다. 기존 Z폴드 사용자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가벼워진 무게였다. Z폴드4 사용자 3명에게 물었더니 “확실히 가벼워졌다” “앞으로는 무겁다고 욕먹을 일은 없겠다” “다른 휴대폰과 비교해도 무게 차이가 크지 않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실제 무게 차이는 아이폰과 비교해도 크지 않다. 물론 172g인 아이폰14 일반 모델 대비 100g 이상 무겁지만, 아이폰14 프로(206g)와의 무게 차이는 50g 안팎이다. 아이폰 중에서도 크고 무겁기로 소문난 아이폰14 프로맥스(240g)와 비교해서도 무게가 13g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폴더블폰은 두껍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가능한 일이다.

갤럭시Z폴드4(왼쪽)와 Z폴드5(오른쪽)의 접힌 모습 비교. Z폴드5에는 새로운 물방울 힌지(경첩)가 적용돼 접힌 부분의 밀착도가 개선됐다. Z폴드5의 두께(접었을 때)는 전작 대비 두께가 2㎜ 이상 얇아졌다. /윤진우 기자

두께와 무게는 줄였지만 가격은 올랐다. Z폴드5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Z폴드5의 출고가는 209만7700원(256GB 모델)으로 전작 대비 10만원 뛰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 Z폴드를 처음 내놓으면서 출고가를 239만8000원에 책정했다. 다음 모델인 Z폴드2 역시 239만8000원으로 출고가를 유지했다. 그런데 출고가가 너무 비싸 대중화에 방해가 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냉장고만큼 비싸고 무겁다는 의미로 ‘냉장고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내놓은 Z폴드3부터 출고가를 200만원 이하(199만8700원)로 낮췄고, 지난해 나온 Z폴드4 역시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그런데 2년 만에 Z폴드 가격은 200만원대로 올렸다. ‘부품값 인상 여파로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폴더블폰이 나온 지 4년이 넘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 경험(UX)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Z폴드5에는 PC 작업표시줄처럼 화면 하단에 생성되는 태스크바, 이미지를 쉽게 편집해 메시지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두 손 드래그 앤 드롭’ 등 새로운 기능이 다양하게 탑재됐다. 하지만 기존 기능을 소폭 개선한 데 그쳐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고 보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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