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남자"…경쟁자와 포옹하고 위로하는 하이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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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위험해서일까.
하이다이빙 종목의 경기 전 분위기는 일반적은 스포츠 현장과 달랐다.
하이다이빙은 일반 다이빙과 다르게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에서 몸을 던지는 종목이다.
경영 등 다른 종목들은 간단한 인사 외에는 비장한 표정이 대부분인데 하이다이빙은 아예 문화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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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음악과 비키니 관중…경기장은 축제 분위기
(후쿠오카(일본)=뉴스1) 안영준 기자 = 너무 위험해서일까. 하이다이빙 종목의 경기 전 분위기는 일반적은 스포츠 현장과 달랐다. 메달을 놓고 경쟁해야 할 선수들이 경기 전 함께 춤추며 노래했다.
최병화는 27일 일본 후쿠오카 모모치 씨사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3·4차에서 113.1점을 기록, 1·2차까지 합산한 최종 점수 187.50점으로 23명 중 23위에 자리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472.80점의 콘스탄틴 포포비치(루마니아)보다 285.3점이나 차이나는 큰 격차였지만, '한국 유일의 하이다이버' 최병화는 한국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 출전이라는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최병화는 고(故) 최윤칠 대한육상연맹 고문의 손자다.
하이다이빙은 일반 다이빙과 다르게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에서 몸을 던지는 종목이다. 수면과 몸이 맞닿을 때 속도가 시속 90㎞에 달해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야 한다. 실제로 경기 도중 선수가 정신을 잃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은 다이빙을 마치자마자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안전요원들에게 손을 들어 자신이 무사히 살아남았음을 알려야 한다.
워낙 위험한 종목이라 살벌한 분위기를 예상하기 쉬운데, 실제는 정반대였다. 경기 전 한 명씩 선수가 소개될 때부터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했다.
경영 등 다른 종목들은 간단한 인사 외에는 비장한 표정이 대부분인데 하이다이빙은 아예 문화가 달랐다. 저마다 춤을 추거나 익살스런 동작으로 등장했다.
마누엘 할비아스(독일)는 자신의 카메라로 셀피를 찍으며 나왔고 맷 쿠퍼(미국)는 바로 옆 바닷가로 뛰어들었다. 앞구르기를 하거나 관중석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선수도 있었다. 최병화 역시 장발의 머리를 풀어헤친 뒤 헤드뱅잉으로 입장, 분위기를 돋웠다. 선수 입장이라기보다는 저마다 개인기를 하나씩 뽐내는 시간이었다.
이후 23명의 선수들은 서로 한 명 한 명 포옹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덕담을 나눴다. 적어도 이 순간 경쟁은 없었다.
최병화는 "하이다이빙은 서로의 실수를 바라지 않는다. 실수는 곧 큰 부상 혹은 죽음이기에, '너가 실수해야 내가 이긴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선수들끼리 '즐기자', '재미있게 하자', '살아남자'는 인사를 나누고 서로가 경기를 잘 마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문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중석 분위기도 흥겨웠다. 아파트 10층 높이 위에 선 이를 지켜봐야 하는 긴장감을 감추기라도 하듯, 대회 현장엔 선수가 다이빙대에 서 있는 짧은 순간을 제외하면 내내 흥겨운 클럽 음악이 흘러나왔다.
근처가 해변가라 비키니 차림 등 자유로운 복장을 한 관중도 많았는데, 이들은 응원하는 팀에 상관없이 다이빙을 마칠 때마다 흥겨운 댄스와 박수로 격려했다.
'목숨을 걸고' 도전해야 하는 비장한 경기지만, 그랬기에 경기장엔 오히려 정과 흥이 넘쳤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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