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날리는 '숲교육'… 해마다 인기 고공행진
교육생 6년만에 4배 폭증
레포츠·인문교육까지 제공
숲유치원은 경쟁률 300대1
숲이 단순한 휴식 차원을 넘어 사람을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산림레포츠나 숲속 집짓기, 목공예, 동식물 바로 알기, 산림문화 익히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림(숲)교육 체험 활동을 하러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 산림청이 운용하는 숲체험 교육시설인 산림교육센터, 유아숲체험원을 찾는 교육생은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숲체험 교육시설을 다녀간 교육생 수는 2013년 171만명에서 2019년 630만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2020년엔 두 배가량 급감한 314만명을 기록했으나 숲 치유가 코로나 블루(우울감)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2021년 467만명, 지난해 561만명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해는 600만명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숲유치원은 입학 대기자가 정원의 3~4배를 넘을 정도다. 일례로 전국 최초로 세종시에 공립단설 유치원으로 2019년 개원한 솔빛숲유치원은 입학 경쟁률이 300대1 정도라 유아가 입학하게 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학에 갈 운까지 다 썼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하시연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숲교육은 유아의 사회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길러주고 창의성, 집중력, 탐구능력 등의 향상과 인지적(IQ)·정서적(EQ)·사회적(SQ) 자아 개념 확립에 도움을 준다"며 "아이들의 신체적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은 물론 심리 안정, 인성 형성과 우울증, 불안감 해소, 친구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숲에서의 활동은 청소년의 불안감을 5.2%, 공격성을 6.8% 각각 감소시키는 등 숲을 통한 활동이 부정적인 정서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이 숲교육을 도입한 계기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등 숲에서 나오는 건강 물질을 활용해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숲이 치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산림복지 차원에서 숲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때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유아숲체험원 조성, 산림교육센터 설치, 산림교육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산림청은 모든 국민이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체험하고 학습해 산림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산림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산림교육 프로그램의 진행에 최적화된 공간으로서 유아숲체험원과 청소년·일반인을 대상으로 숲속 탐험대 등 다양한 산림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산림교육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현재 '유아숲체험원' 426곳과 '산림교육센터' 22곳을 전국 각지에 조성했고 2025년까지 유아숲체험원 124곳, 산림교육센터 4곳을 더 짓는다.
이광원 산림청 기술서기관은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하는 유아숲체험원은 유아가 숲에서 맘껏 뛰어놀고,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놀이와 체험활동 위주로, 숲해설가 등 산림교육 전문가를 배치한 산림교육센터에서는 숲 해설, 나무 이야기, 숲속 오리엔티어링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숲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증가하는 숲 체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숲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에 옮기는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실제 22곳의 산림교육센터는 숲체험장, 강의실, 도서실 등의 기본시설을 갖추고 센터별 차별화된 숲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산림레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립춘천숲체원(강원 춘천), 인문예술 분야와 융합한 행위중독 예방·치유 특화 프로그램을 선보인 산림힐링재단(강원 영월),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맞춤형 숲교육 및 산림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국립나주숲체원(전남 나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림청은 정부 부처 등과 협력해 다양한 숲교육 활동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 교육부와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숲을 학교로 삼고 자연물을 교재로 삼아 이뤄지는 즐거운 배움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끼를 살리고 산림분야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학기·진로체험 프로그램인 숲스쿨링(큰그林학교)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3950개 학교, 51만8281명이 참여했다.
또한 특수학생과 가족 및 교원, 다문화가정, 폭력피해 여성, 보호관찰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눈높이에 맞는 숲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가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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