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특집> 휴가철 가볼만 한 계곡 둘레길 4선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2023. 7.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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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없어요, 댕댕이도 갈 수 있대요…온 가족 즐거운 ‘계곡 트레킹’

# 거창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

- 명당수로 여겨진 위천 걷는 코스
- 고갯마루선 서부 경남 명산 조망

#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

- 진안고원을 한 바퀴 에두르는 길
- 구름다리 등 반려견과 산책 명소

#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

-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지정
- 히말라야 온 듯한 백석탄 ‘눈길’

# 봉화 낙동강 예던길

-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선택한 곳
- 낙동강 따라 서정적 풍경에 힐링

올 장마는 유난히 우리를 힘들게 했으나 이제 장마도 끝나고 기다리는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등산동호인은 휴가가 다가오면 항상 고민하게 된다. 1년에 한번 맞는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느냐 아니면 당일 산행만 해오다 이때를 맞추어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등 종주 산행과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장거리 산행을 떠나느냐 기로에 놓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가족을 두고 혼자 긴 휴가를 보내는 산행도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이번 주에는 온 가족이 함께 계곡과 강변을 끼고 걷는 시원한 둘레길 네 곳을 추천한다.

가족 가운데는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힘든 오르막을 싫어해 산 자체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어 이를 잘 맞추어야 한다. 근교산 취재팀은 이를 고려해 가족의 우애와 도란도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을 골라 보았다.

경남 거창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전북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경북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봉화 낙동강 예던길로,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탄한 길로 시시각각 펼쳐지는 풍경에 탄성을 지른다. 비 온 뒤라면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시원한 계곡을 건너자. 유장하게 흐르는 강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둘레길 4선은 국제신문 홈페이지(http://www.kookje.co.kr)에서 동영상과 기사 지도를 참고 한다.

덕유산 삿갓봉 삿갓샘에서 발원한 위천은 명당수로 여기는 ‘서출동류’ 물길이다. 취재팀이 거창군에서 위천을 따라 조성한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 길을 걷다 불어난 물로 등산화를 벗고 계곡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거창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

풍수가들은 물의 발원을 두고 좋은 물과 좋지 않은 물이 있다고 한다. 동쪽에서 솟아 서쪽으로 흐르는 ‘동출서류(東出西流)’하는 물은 최고조로 달했던 기운이 서서히 쇠락해 상대적으로 덜 좋은 물이라면, 서쪽에서 솟아 동쪽으로 흐르는 ‘서출동류(西出東流)’하는 물은 앞으로 가면 갈수록 기운이 더욱 융성하고 발전해 더 좋은 물, 명당수로 여겼다 한다.

거창군과 전북 무주군을 경계 짓는 덕유산(1614m) 삿갓봉(1419m)의 삿갓샘에서 발원한 위천은 서쪽에서 발원해 동쪽으로 흘러 황강을 통해 낙동강에 합류한다. 이를 서출동류라 하며 거창군은 황점마을~사선대~월성마을~월성숲~산수교 5.9㎞ 계곡에 약 2시간 걸리는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 길을 조성했다.

취재팀은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 길 중간의 월성마을에서 출발한다. 탐방객이 많이 찾는 월성숲에서 위천을 따라가다 징검다리를 건너 산수교에 도착한다. 여기서 500m 떨어진 분설담을 돌아 오지인 심동마을을 거쳐 고갯마루에서 금원산 거망산 월봉산 등 서부 경남 명산을 두루 조망하는 코스다.

경로는 거창군 북상면 월성마을회관에서 출발해 월성농림남강교를 건너 월성숲 캠핑장이 조성된 월성숲에서 서출동류 물길 트레킹을 시작해,징검다리~산수교~분설담~산수교~주은캠핑장~심동정류장 삼거리 ~심동마을~고개 정상을 지나 월성마을회관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전체 거리는 약 8.5㎞에 3시간 안팎 걸린다.(근교산&그너머 <1186>)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진안고원길 9코스 종착점인 와룡암에 도착하는 취재팀.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가 600만이 넘고, 반려인은 15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반려동물은 우리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여가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휴가를 떠나려면 반려동물을 맡기고 가야 한다. 그런데 전북 진안군 명도봉(863m)의 운일암반일암 계곡에 조성한 운일암반일암 숲길은 반려견을 동반해 걷는 길이다.

운일암반일암 계곡은 골이 워낙 깊어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는 데다 햇빛은 반나절밖에 들지 않는 데서 유래하며, 주자천 상류인 삼거마을에서 5㎞ 떨어진 와룡암까지이다. 천길단애와 용소·쪽두리·천렵·대불바위 등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진안군은 2016년 진안고원을 한 바퀴 도는 ‘진안고원길’을 개통했다. 14개 코스에 210㎞ 거리인데 반려견과 함께 하는 코스는 삼거마을정류장에서 주천면사무소에 이르는 9코스로 ‘눈치 보지 마시 개 길’로 따로 명명했다. 물론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는 일반 여행객과 둘레꾼도 걸을 수 있다. 2022년 7월 14일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개통했다. 높이 80m에 길이 220m이며 명도봉과 맞은편 명덕봉 산허리를 연결했다.

경로는 노적봉 쉼터 앞 삼거마을정류장에서 출발해 국민여가캠핑장~칠은교~구름다리(출렁다리)~반일암 무지개다리~운일암교~명도교~주양교~닥밭골산림욕장~먹고개~주자천의 와룡암을 지나 주천면사무소에 도착한다. 운일암반일암 숲길 거리는 약 8.8㎞이며, 3시간 안팎이 걸린다. (근교산&그너머 <1239>)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에서 ‘흰 바위 여울’을 뜻하는 백석탄.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

경북 청송 하면 떠오르는 게 주왕산국립공원이다. 군이 선정한 8경 가운데 주왕산이 1경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청송 1경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신성계곡이다. 신성계곡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지질과 지형이 독특하다. 만안자암, 물돌이 하는 한반도 지형 등이 있지만, ‘흰 바위 여울’을 뜻하는 백석탄이 계곡을 대표한다. 백석탄은 꼭 흰 눈을 인 히말라야를 연상시킨다.

신성계곡 녹색길은 청송군 현서면 월정리에서 시작하는 길안천의 한 부분으로 신성리 방호정에서 고와리 백석탄에 이르는 약 10㎞ 계곡에 3구간으로 조성했다. 1구간은 ‘방호정 효길(4.2㎞)’로 방호정과 한반도 지형을 지나간다. 2구간은 ‘자암 적벽길( 2.9㎞)’로 만안자암 단애와 길안천으로 흘러내린 사자바위가 볼거리다. 3구간은 ‘백석탄 길(4.7㎞)’로 청송 명물인 사과밭과 백석탄을 지나간다. 세 코스는 거의 평지로 자신의 체력에 맞게 걸으면 된다.

경로는 신성교 앞 신성계곡 녹색길 시점 입간판에서 출발해 신성 학습관 안내센터~방호정~징검다리~회양목 군락지 전망 덱~징검다리~한반도 지형~잠수교~헌실 쉼터~꽃돌 징검다리~만안자암 전망 덱~새마을교~만안삼거리~지소교~반딧불 농장~지소리 돌보~구덕교 앞 갈림길~백석탄~잠수교~고와리 버스정류장~고와1교 앞 갈림길~징검다리~녹색길 기종점 입간판을 거쳐 솔고개 목은제 휴게소에 도착한다. 신성계곡 녹색길 거리는 11.8㎞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근교산&그너머 1250>)

낙동강이 청량산과 축융봉을 휘감으며 흐르는 ‘그림 속’ 같은 풍경인 봉화 낙동강 예던길.


▮봉화 낙동강 예던길

우리나라에도 많은 명승지가 미슐랭 그린 가이드의 별점을 받았는데, 도로도 한 곳 있다고 한다. 35번 국도이며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에서 봉화군 청량산을 지나 태백에 이르는 길이다. 낙동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며 빼어난 경치에다 한국의 서정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봉화군은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서 별점 한 개를 받은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에서 청량산 입구 상가 주차장을 걷는 ‘낙동강 예던길’을 조성했다. 이 길은 낙동강이 청량산과 축융봉을 휘감으며 흐르는 ‘그림 속’ 같은 풍경을 보여 준다.

‘예던’이란 말은 요즘 사용하지 않는다 하며, 예던길은 선비들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이다. 퇴계 이황 선생은 13세에 안동의 집에서 숙부 이우가 머물던 봉화군의 청량산 오산당(현 청량정사)까지 배움을 찾아 낙동강변을 오르내렸다. 50리 길로 안동시 구간은 퇴계 오솔길, 녀던길이라 하며, 봉화군에서 청량산 가는 길은 예던길이라 한다.

낙동강 예던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관청폭포인데 관창마을 아래에 있어 관창폭포로도 불린다. 퇴계가 관청폭포를 찾아 네 수의 시를 남겨 더욱 유명해진 폭포다. 약 10m 높이의 ‘ㄷ’자 암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의 굉음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한다.

경로는 봉화군 명호면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이나리 출렁다리~낙동강 예던길 시발점~명호교~덱 길~백용담 출렁다리~관창 2교~관창폭포 갈림길~관창폭포~오마교~관창 1교~청량산 입구 청량지문에서 청량교를 건너 청량산 상가 주차장에 도착한다. 봉화 낙동강 예던길 거리는 약 9.1㎞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근교산&그너머 <1292>)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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