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에 日 참여하면 대북 억제력 강화에 도움"

김태훈 2023. 7. 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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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지키는 유엔군사령부에 이웃나라 일본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엔사 내부에서 제기돼 눈길을 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인 1957년 유엔사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재발하는 경우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했던 전력제공국들이 유엔사의 틀 안에서 다시 군대를 보내게 되어 있는 만큼 한국 안보에서 유엔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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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 세미나에서 밝혀
주일미군 기지 7곳, 유엔사 후방지원 역할

한국을 지키는 유엔군사령부에 이웃나라 일본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엔사 내부에서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일본은 6·25전쟁 당시 한국에 병력 또는 의료지원을 제공한 22개국의 일원이 아니다. 하지만 한반도 유사시는 물론 평시에도 유엔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유엔사 후방사령부(UNC Rear)가 일본에 주둔하는 등 유엔사와 일본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앤드류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은 25일(현지시간)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그는 ‘일본이 지금처럼 유엔사에 후방기지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위대 차원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본과 한·미·일 3자 관계를 둘러싼 전략지정학적 변화를 고려하면 그것은 기회”라고 답했다. 일본이 유엔사에 참가하면 유엔군 자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북한을 겨냥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영국군 육군 중장으로 1987년부터 35년가량 군 복무를 해왔다. 연합뉴스
해리슨 부사령관은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역할 확대는) 우리가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와 관련한 어떤 개선은 유엔사가 제공하는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유엔사가 더 참여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사는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북한을 ‘침략자’로 규정한 유엔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통해 회원국들에게 “군대를 보내 한국을 도와야 한다”고 권고하며 탄생했다. 1950년 7월7일 일본 도쿄에 사령부가 들어섰고 당시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 점령 임무를 맡고 있던 미군의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가 초대 사령관에 임명됐다. 전쟁 기간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유엔사에 이양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인 1957년 유엔사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될 때까지 유엔사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행사했다. 연합사로 작전권이 이관된 후 오늘날 유엔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관할과 정전협정 유지·관리 등 극히 한정된 임무만 수행한다.

하지만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재발하는 경우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했던 전력제공국들이 유엔사의 틀 안에서 다시 군대를 보내게 되어 있는 만큼 한국 안보에서 유엔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특히 중요한 것이 일본 내 유엔사 후방사의 존재다. 전시에 미군 등 유엔군 병력과 각종 군수물자가 요코타 공군기지, 요코스카 해군기지 등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 7곳을 통해 한국에 전개되기 때문이다.
한·미·일 3국이 지난 16일 동해 공해상에서 합동으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우리 해군의 율곡이이함, 미 해군 존핀함, 일본 해상자위대 마야함. 해군 제공
해리슨 부사령관은 한국군이 유엔사 참모진에 더 많이 합류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군 참모들에게 유엔사 내 어떤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며 “난 유엔사 참모진의 핵심 구성원이 한국군이 아니라는 것을 늘 이상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엔사는 오랫동안 사령관과 부사령관 등 요직을 미군 장성이 독차지하며 ‘주한미군사령부와 뭐가 다르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금도 주한미군의 폴 러캐머라 사령관(육군 대장)이 유엔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다. 다만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유엔사 ‘2인자’인 부사령관에 캐나다 육군의 웨인 에어 장군이 임명되며 미군 독식 관행이 깨졌다. 에어 장군은 유엔사 근무 후 대장으로 진급해 현재 캐나다 국방참모총장(우리 합참의장에 해당)을 맡고 있다. 에어 장군 후임으로는 호주 해군의 스튜어트 메이어 중장이 발탁됐다. 해리슨 현 부사령관은 영국 육군 중장이다. 유엔사 안팎에선 ‘다음 부사령관 직책은 프랑스군 장성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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