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달콤한 디저트

조현지 2023. 7. 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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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Summer Night


와인을 페어링해주는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 살리르


체리&벚꽃티와 복분자&다크 초코

똠얌꿍, 그라니따&브리오슈, 매쉬드포테이토&양송이, 오크라&와사비…. 음식 이름을 읊는 듯하지만, 다름 아닌 아이스크림 메뉴다. 갑자기 찾아온 더위로 무거운 음식보다는 차가운 와인 한잔과 맛볼 수 있는 가벼운 안주가 당기던 차에 수제 아이스크림과 와인을 페어링해주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갔다. 한남동 골목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가게 살리르는 오픈한 지 2년 정도 된 곳이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힙한 사장님 두 분이 마치 자신들의 아지트처럼 여유롭게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왜 이제서야 이곳을 알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들어올 테면 들어오라’는 식의 여유 넘치는 곳을 선호하기에 이곳이야말로 편안하게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



똠얌꿍

요리 맛을 구현한 아이스크림 두 가지와 달달한 디저트 맛 두 가지를 선택했다. 가장 먼저 궁금했던 똠얌꿍을 맛봤다. 향긋한 고수와 라임 필, 튀긴 새우머리까지 올라간 모습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맛 역시 상상 그 이상. 태국 음식점에서 먹어본 그대로 매운맛, 단맛, 짠맛, 신맛이 어우러진 맛이 신기해서 계속해서 맛봤던 기억. 함께 페어링한 신선한 누룩향의 피노 쉐리가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어 사장님의 선택에 믿음이 갔다. 게다가 넉넉하게 따라주기까지. 버터와 감자, 크림, 볶은 양송이를 섞어 만든 매쉬드포테이토&양송이는 리얼 감자를 으깬 것처럼 구덕한 식감이 독특했다. 가니시로 올린 바삭한 감자 칩과 올리브오일, 후추까지 뿌리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마치 메인 요리를 먹은 듯한 느낌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디저트 테이스팅에 돌입했다. 다진 체리와 벚꽃 차에 우린 우유를 넣은 체리&벚꽃티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느껴지는 발로나 과나하 초콜릿을 섞은 복분자&다크 초코는 각각 진한 레드 와인과 셰리 와인을 페어링했다. 짧은 시간 안에 전체 요리로 시작해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코스 요리를 맛본 듯한 기분을 안겨주는 살리르는 앞으로 나의 작은 아지트가 될 듯싶다.


매쉬드포테이토&양송이


INSTAGRAM

@salir_hannam



코스로 즐기는 디저트의 향연, 스테이지 바이 고디바


망고 구아바 소르베
고디바×땅콩 하르방

작년 말 고디바에서 도산대로에 새로운 컨셉트의 카페를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디저트 코스를 샴페인과 페어링하며 즐길 수 있는 바 형태의 매장. 전 세계 고디바 매장 중 한국이 최초라는 소식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매장 안쪽 깊숙이 들어가자 숨어있던 은은한 조도의 바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메뉴는 크게 단품과 2코스와 5코스로 나뉘며 함께 페어링할 수 있는 주류도 생각보다 다양했다. 무엇보다 샴페인부터 화이트 와인, 포트 와인, 위스키, 하이볼 등 대부분의 주류를 글라스로 판매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혹여 고디바라는 특성상 초콜릿만 주구장창 나오는 코스는 아닐지 걱정했으나, 그것은 기우였다. 메뉴는 시즌마다 조금씩 변주되는데, 지금은 여름철 과일인 망고, 복숭아, 파인애플 등을 사용한 디저트 코스를 운영 중이다. 추천 받은 샴페인 한잔을 먼저 주문했다. 첫번째 코스는 망고 구아바 소르베. 망고 그라니타와 재스민 머랭, 화이트 초콜릿 판나코타가 어우러진 디저트. 사각사각 씹히는 얼음과 달콤한 망고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프로즌 피치
파인애플 바이트


두 번째 코스인 프로즌 피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액체 질소로 그릭요거트 에스푸마를 만드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마치 실험실을 방불케 했던 시간. 피치 홍차 초콜릿 크림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던 그릭요거트 에스푸마, 화이트 피치 겔의 조화로 이날 가장 인상 깊은 메뉴가 되었다. 달콤함에 취할 무렵 세 번째 코스로 등장한 타코 크루아상의 세이버리함이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곧이어 등장한 네 번째 코스는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인 정식당과 함께 콜라보한 메뉴. 시그니처 돌하르방 초콜릿에 땅콩 캐러멜, 제주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곁들여 나왔다. 마지막 코스는 한입 사이즈의 타르트 틀 위에 구운 파인애플과 코코넛 크림, 셀러리를 올려 바삭한 식감이 재미있었던 기억. 디저트로만 구성된 5코스와 샴페인 한잔은 여름밤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고, 다음 시즌 메뉴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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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bygod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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