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시간도 없다…홍현희 전성시대[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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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홍현희. 사진 스포츠경향DB



지난 주말 개그우먼 홍현희는 출연 중인 채널A의 육아 상담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의 촬영 불참 소식을 전했다. 가벼운 감기 증상 때문이었지만, 그의 공백은 컸다. ‘금쪽같은 내 새끼’가 하루에 3회분을 녹화하는 일정이라 하루 불참은 곧 3주 공백을 의미했다.

그의 자리는 장영란이 더 많이 움직여 메우기로 했다. 많은 매체에서 그의 불참 소식이 보도됐고, 재미적인 측면에서 프로그램을 염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아트 예능 ‘붓들고 세계로’ 쇼케이스에서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아트 예능이라는 생소한 장르. 아이키와 키노(펜타곤), 헨리 등 진행경험이 없는 MC들 사이에서 홍현희의 현장 감각은 뛰어났다. 이들의 다양한 멘트와 리액션을 받아안고, 프로그램의 진행도 이어갔다. 2007년 SBS 공채 8기로 데뷔한 이후 16년. 그의 존재감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MBC 예능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에 출연한 개그우먼 홍현희 출연장면. 사진 MBC 방송화면 캡쳐



굳이 이 에피소드를 전하지 않더라도, 홍현희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201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주류 예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현재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구해줘! 홈즈’에 출연 중이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2020년부터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들 연준범(똥별이)을 출연시키고 있으며, TV조선 ‘국가가 부른다’에도 출연 중이다. 올해는 tvN ‘댄스가수 유랑단’을 비롯해 아트 예능 ‘붓들고 세계로’의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남편인 제이쓴과 함께 하는 유튜브 ‘홍쓴TV’를 비롯해 ‘네고왕’에 황광희를 이어 출연 중이다. 요즘 예능은 홍현희가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을 찾는 일이 더 어려울 정도다.

홍현희의 시작은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개그투나잇’을 시작으로 ‘웃음을 찾는 사람들’까지 SBS 공개 코미디가 문을 닫을 때까지 활약했다. 이후부터는 입지가 애매해졌다. 공개 코미디를 하는 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혼란이었다. 개그만 배워온 탓에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는 상황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코너 ‘더 레드’에 출연하던 당시의 홍현희. 사진 SBS



2018년 tvN ‘코미디빅리그’에 출연하고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하면서 그의 예능 진출은 본격화됐다.

그가 예능의 주류로 합류한 데는 남편 제이쓴의 공이 컸다. 공개 코미디 출연 당시 과한 분장과 연기로 비호감을 쌓기도 하던 그의 모습은 인테리어 아티스트인 제이쓴을 만나 사랑을 하는 진실한 모습을 강조하면서 관찰 예능에 적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과정에서 박나래나 홍윤화, 김영희 등 동료 개그우먼들로부터 그의 고운 인성이 드러나는 계기가 생겼다. 곧 태어난 아들 ‘똥별이’는 그렇게 친근한 이미지 기폭제가 됐고, 김태호PD의 ‘서울 체크인’과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보인 이효리의 ‘1호 팬’으로 진정성 있는 모습은 홍현희가 다양한 프로그램에 연착륙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ENA 예능 ‘효자촌 2’에 출연한 개그우먼 홍현희. 사진 ENA 방송화면 캡쳐



그는 개그우먼이라는 누구든 가지는 진행능력에 공개 코미디 무대 초반부터 갈고 닦은 춤과 노래, 코믹연극 ‘드립걸즈’를 통해 쌓은 연기력까지 겸비했다. 여기에 가족의 힘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엄마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자극하는 경지에까지 이른 것이다.

방송사 시상식에서도 2021년 KBS 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시작으로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 우수상 그리고 지난해 MB 방송연예대상 멀티플레이어상으로 상위권 수상에 빠르게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현희의 인기와 성장은 꿈 많은 개그우먼이 무대를 잃어 방황한 후 사랑을 만나 힘을 얻고 가족의 힘으로 공감의 경지에 올라선 부분으로 마치 한 사람의 성장기를 연상하게 한다. ‘붓들고 세계로’ 멤버들의 말처럼 또 ‘댄스가수 유랑단’의 가수들 말처럼 그는 어느 자리에서든 없어서는 안 되는 ‘리더’의 모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트 예능 ‘붓들고 세계로’에 출연 중인 개그우먼 홍현희(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갤러리 MOK



김숙이 있었고, 박나래가 있었다. 그리고 김민경, 장도연이 있었다. 이제 대세 개그우먼의 자리는 홍현희를 위해 당연히 비어있게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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