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고 군위 ~ 대구도심 진료·나들이… 편입따른 삶 변화 실감”[로컬인사이드]

박천학 기자 2023. 7.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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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대구시 편입 군위군, ‘접근 교통망 확충’ 호평
10여년전 군위병원 문닫으며
시외·고속버스 타고 원정진료
이젠 급행버스로 편하게 오가
75세이상은 무임승차 혜택도
도로·철도 건설 등 속속 추진
신공항 개항하면 획기적 변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인 지난 1일 군위군 우보면 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대구로 가는 급행 9-1번 버스를 타고 있다. 사진=대구시청 제공, 그래픽=권호영 기자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시내버스를 타고 대구 도심에 있는 병원에 자주 가서 치료를 받아요. 대구 편입으로 삶이 바뀐 것을 실감합니다.” 지난 21일 오후 대구 군위군 군위 공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 대구로 가는 급행 9번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여·72) 씨는 “허리가 좋지 않아 집에서 끙끙 앓기만 했는데, 대구로 바로 가는 시내버스가 생기면서 벌써 7번이나 다니며 진료받아 엄청 좋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군위에는 읍내에 군위병원이 중소병원으로 유일하게 운영됐으나 10여 년 전 인구 감소로 인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군위 주민들은 진료 받으러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로 나가야 했기에 값비싼 버스요금 부담과 함께 다니기에 번거로웠다. 그러나 이젠 1650원만 내면 대구 도심까지 1시간 정도 걸려 이동할 수 있다.

앞서 군위 장날인 13일에는 터미널 정류장에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대구 도심으로 가는 손님으로 급행 9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간다는 이모(여·66) 씨는 “그동안 시외버스를 타고 북부정류장에 가서 시내버스를 다시 이용해야 했는데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타고 갈 수 있어서 한층 쉬워졌다”고 말했다.

1일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의 대구 도심 접근성이다. 급행 9번·9-1번이 군위에서 대구 도심을 오가며 급행 9번의 경우 배차 간격이 1시간이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2020년 7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부지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일대로 정하면서 대구시와 경북도의 합의로 추진됐다. 신공항은 2030년 개항한다.

대구에서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통합 무임승차’가 시행된 덕분에 군위군 어르신들도 대중교통 통합 무임 교통카드를 이용한다. 군위읍에 사는 이모(77) 씨는 “동네 주민들과 공짜 버스를 타고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달성공원 등 관광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급행 9번은 북구 칠곡경대병원역에서 군위군 군위 공용버스터미널, 군위군청 등을 지나는 노선이다. 급행 9번을 탄 시민들은 도시철도 3호선 팔거역에서 주로 환승한다. 급행 9-1번은 북구 칠곡경대병원역에서 군위군 화본역, 우보정류장 등 주로 농촌 지역을 다닌다.

시는 택시 요금도 통합 적용해 대구 도심에서 군위군으로 이동할 경우 시계외할증요금을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군위 지역 장애인 등 교통약자도 대구 나드리콜을 이용하고 있다.

군위군의 접근성은 시내버스에 그치지 않고 신공항이 개항하면 획기적으로 변한다. 새로운 교통망이 속속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망은 도로와 철도 각각 3개로 총 11조2763억 원이 투입된다. 증가할 교통량과 물동량 등을 고려해 중앙고속도로 북구 동명·동호∼군위까지 24.3㎞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한다. 이 구간은 평소에도 붐비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시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영을 추진 중이다. 또 동·수성구 주민들이 편리하게 공항을 오갈 수 있도록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동대구∼동군위) 구간 30㎞의 4차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북구 조야∼동명 광역도로(4차로) 구간 7.9㎞는 설계가 마무리돼 조만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철도망 구축사업은 신공항 건설로 남게 되는 K-2 공항 후적지에서 서대구역을 거쳐 신공항과 경북 의성까지 연결하는 신공항 철도(64.6㎞)가 있으며 현재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중이다. 서대구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198.8㎞를 연결하는 대구∼광주 달빛고속철도도 올 연말까지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 통과가 기대된다. 대구산업선 건설 사업(서구 서대구역∼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구간(36.4㎞)은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현재 설계 중이다. 여기에 대구산업선이 경남 창원까지 연결되면 신공항은 광주·전남과 경남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남부권 대표 공항이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공항 개항에 맞춰 이러한 교통망이 확충되면 군위군의 삶은 획기적으로 바뀔 뿐만 아니라 국제공항도시이자 경제 도시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신공항 개항 맞춰… 군위군에 200만㎡ 규모 ‘복합휴양단지’

2000억 투입 호텔·리조트 조성
대구시, 내달 입지 등 용역 착수

이달 초 대구시에 편입된 군위군에 오는 2030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개항에 맞춰 세계적인 복합휴양관광단지가 들어선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군위지역 200만㎡ 부지에 골프장, 호텔, 리조트, 타운하우스, 페스티벌 단지, 글램핑 시설, 산림휴양시설, 상업시설, 교육문화시설 등을 갖춘 복합휴양단지를 조성한다. 사업비는 2000억 원이 투입된다.

시는 이 사업을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 시행은 공모를 통해 민간 참여자를 선정한 뒤 대구시, 군위군, 대구도시개발공사 등 공공시행자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추진한다. 대구도시개발공사에서 입지 선정, SPC 구성 방법, 용지별 수요분석 등 사업 타당성 전반에 대한 기본구상 용역을 맡는다. 시는 오는 8월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하며 2024년 행정안전부의 출자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5년에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또 2026년에 민간 참여자 선정 후 2030년까지 연수시설을 포함한 도시개발사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이 사업 개발이익으로 대구 공무원 연수시설도 건립한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2020년 7월 신공항 건설에 따른 공동합의문에 공항신도시 조성, 군위군 관통 도로 건설과 함께 연수시설 건립을 포함한 바 있다. 연수시설은 대구시 및 구·군 공무원 약 1만4000명의 교육과 복지를 담당하며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복합휴양단지가 조성되면 신공항 개항과 더불어 군위가 국제적으로 새로운 관광·휴양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대구가 산업경제는 물론, 관광휴양 부문에서도 세계적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와 대구시관광협회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대구시티투어 군위군 테마코스를 운영 중이다. 군위군의 대표 관광지인 화본역, 한밤마을, 삼국유사테마파크를 비롯해 전통 5일 장인 군위전통시장, 사라온 이야기 마을, 일연공원 등을 연계한 3개 노선이다.

3개 노선은 체험형과 투어형 코스로 돼 있으며 체험형 코스는 군위전통시장이 열리는 3·8일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군위읍에 있는 사라온 이야기 마을에서는 떡메치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삼국유사테마파크에서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와 관련한 전시 조형물과 체험교육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투어형 코스는 국보 군위삼존석굴,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 공원 등으로 현지 문화관광해설사가 군위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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