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고민… 오직 '미래' 뿐

박찬규 기자 2023. 7. 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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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넘버원' 넘어 '온리원' 도약 현대차그룹③] 신규시장 개척하고 친환경차에 집중

[편집자주]현대자동차그룹이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현대차와 기아가 내놓은 제품들은 주요 어워드 정상에 오르며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을 넘어 제품력에 대한 종합평가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로보틱스 등 새로 추진하는 사업에서도 꾸준히 이름이 거론된다. 육·해·공 모빌리티를 넘어 무인 달 탐사 로봇도 준비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굵직한 글로벌 현안에도 재빠르게 대응에 나선다. 정의선 회장을 필두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일궈낸 작품이다.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팹24에서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 닐 필립 인텔 팹24 운영 총괄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사 게재 순서
①정의선의 사람들… 주변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②'전기차' 힘주며 상장사 실적 1위 질주
③정의선의 고민… 오직 '미래' 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력을 보이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으로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모습 대신 업계를 선도하고 있어서다.

그의 고민은 오직 '미래' 뿐이다. 정 회장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시작했고 그 성과가 최근 들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내놓는 제품마다 경쟁업체의 분석대상에 오르는 건 물론 각종 시상에서도 빠지지 않는 VIP가 됐다. 게다가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 개발에 적극 뛰어들면서 그의 활약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권위를 보유한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올해 정의선 회장을 '올해의 인물'(2023)로 선정했고 지난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가운데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초대 수상자로 선정했다. 앞으로 30년 이상 자동차산업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업계 리더에게 주는 상이다. 앞서 2021년에는 영국 자동차전문지 오토카 주관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의 영예인 '이시고니스 트로피'(Issigonis Trophy)를 수상하기도 했다.


친환경차로 아세안 시장 공략


도쿄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에서 현대차 장재훈 사장(오른쪽)이 CCC 다카하시 야스노리 대표이사 사장 겸 COO와 함께 아이오닉 5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세계가 주목하는 정 회장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중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7년 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따라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에서 지난해 25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해당 기간 중국에서 12만3259대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9만4158대보다 30.9% 늘었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SUV와 고성능차를 앞세운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국형 투싼과 현지 전략 모델인 '무파사'를 투입하며 SUV 라인업을 보강했다. 지난 4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도 론칭했다.

일본 시장도 전기차를 앞세워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재진출한 이후 올해 6월까지 712대, 올 상반기는 229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당장 판매량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 5에 이어 코나EV 등 소형 전기차도 투입하면서 차체 손상 보상 프로그램 등도 내걸었다.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 /사진제공=현대차
정 회장은 아세안을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고 친환경차 선두 유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연간 25만대 규모의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완공되면서 현지 생산능력을 강화하며 일본차 텃밭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는 현지전략형 소형SUV와 함께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생산한다.

1위를 달리는 베트남에서 연간 10만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 가을엔 싱가포르에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HMGICS·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를 완공한다. HMGICS에서는 연간 최대 3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며 자동차 주행시험장과 AAM 버티포트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미래차 생산에 필수인 반도체 공급망도 점검했다. 미국, 중국과 함께 반도체산업 격전지로 떠오른 유럽을 특히 주목했다. 그는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의 유럽 핵심 기지인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파악하고 상시 대응 시나리오 모색 차원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CPU(중앙처리장치)는 현대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ADAS에 탑재된다.

그는 올 초 타운홀 미팅에서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기술 내재화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집안 다스려야 해외서 승부 유리


현대차와 기아는 사상 최대실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성과가 났으니 나누자는 게 노조 측 입장인데 휴직기간 중 상여금 지급, 정년 연장 등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이어가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752만대 판매목표를 세웠고 상반기 366만대로 절반가량을 달성했다. 하반기 노조의 협력 없이는 올해 목표 달성이 무산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 각각 200만대, 160만대의 전기차 판매목표를 세웠다"며 "국내 공장이 전기차 생산에 역할이 큰 만큼 노조와의 협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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