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잘' 하윤경 "32살, 20대의 불안감 벗어나…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 되고파" [MD인터뷰](종합)

2023. 7. 24.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어떤 역할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게 나의 색깔인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색을 찾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흘러가는 대로 그때그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윤경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케이블채널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극본 최영림 한아름 연출 이나정, 이하 '이생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 차 반지음(신혜선)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 하윤경은 극 중 지음의 전생 여동생이자 하도윤(안동구)을 짝사랑하는 윤초원 역을 맡았다.


이날 하윤경은 "1월인가 2월 이렇게 먼저 촬영이 끝나서 시간이 좀 뜨기는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도 좀 많이 만나고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라는 작품에 잠깐 출연하게 돼서 간단히 촬영을 했다. 요즘 편안하게 쉬고 있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마지막 회는 집에서 혼자 봤다. 아무래도 촬영이 끝난 지 오래돼서 나도 같은 시청자 입장으로 보게 되더라. '다음 장면은 뭐더라', '어떻게 되더라' 하면서. 원작이랑 되게 다른데 그 지점이 나는 흥미롭고 재밌었다"라고 덧붙였다.

"약간 과감한 결말이긴 한데 지음이가 기억을 잃는 방향으로 가잖아요. 되게 안타깝지만 어떻게 보면 그동안 힘들었고 앞으로 힘들었던 게 끝나는 거라 희망적이고요. 초원이랑 서하랑 도윤이랑 지음이의 앞날을 열심히 꾸려주려 노력하는 장면들이 귀엽고 재밌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인상 깊고 좋았어요."

하윤경은 '이생잘'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이나정 감독과 신혜선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을 실제로 만나 뵀을 때도 너무 좋은 분이셨다. 이런 분과 작업을 하면 내 앞으로의 인생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신혜선 언니랑도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주변에서 털털하고 연기도 워낙 잘한다고 하더라. 나도 같이 하면 재밌겠다 생각했다"며 "나도 초원이라는 역할이 약간 도전이었다. 이런 사랑스럽고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생잘'은 전생과 환생이라는 비현실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 배우들 스스로 이를 믿는 과정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것도 어려울 수 있었다. 때문에 하윤경은 선배들과 함께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했다. 이나정 감독 역시 수용을 많이 해줘 동등한 느낌이 드는 현장이었다. 모두가 같이 대본의 어미를 고쳐보기도 하고, 새로운 애드리브도 의논하며 만들었다. 그렇게 하윤경은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었고,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혜선언니랑 작은 대사 같은 건 계속 즉석에서 애드리브로 했어요. 언니가 먼저 해주면 저도 거기에 대답을 하고. 어디였지? 언니가 저한테 손으로 귀엽다고 만지거나… 저도 막 언니한테 이렇게 만지거나 팔짱 끼는 것도 다 애드리브였어요. 또 뭐가 있었더라…"

하윤경은 신혜선과 만나 각각 윤초원과 반지음 그리고 윤주원으로 자매케미를 뽐냈다. 두 사람의 꽁냥꽁냥한 케미는 많은 화제를 모았고 호평도 받았다. 다만 극 중 윤초원이 반지음의 전생을 너무 쉽게 믿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함께였다. 이에 대해 하윤경은 "그 부분을 감독님과 혜선언니랑 계속 이야기했다. 그래서 초원이를 처음부터 눈물도 많고 순수한 인물로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원이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이 넘치고 사람을 꼬아서 생각하는 친구가 아니다. 툭 건드리면 눈물이 나는 전형적인 'F'(MBTI 성향 중 F)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일부러 그런 성향을 많이 드러내서 각인시키려 했다"며 "중간중간 '왜 언니 느낌이 나지' 이런 의심을 최대한 많이 넣어달라고 이야기했다. 또 언니를 믿어보겠다는 장면이 처음에는 대사가 많았다. 감독님과 계속 의논하다 그냥 '믿어보려고요' 한 마디로 했다. 진짜 그냥 끌림,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이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생잘'을 위한 하윤경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원작인 동명의 네이버웹툰은 영어, 일본어, 태국어 등 해외에서도 연재돼 글로벌 누적 조회수 7억 뷰에 이르는 인기작이다. 하윤경은 "원작을 진짜 재밌게 봤다. 사실 원작이 그만큼 재밌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한 것도 있다. 그런데 또 촬영 들어갔을 때는 정말 꼼꼼히는 안 봤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기할 때 너무 참고하지 않으려 했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 했다. 나는 '이생잘' 드라마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2D가 3D가 되다 보니 캐릭터 해석도 현실화시키면서 인간적으로 만들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거기에 감독님과 작가님의 해석도 덧붙여졌다. 너무 원작에 치중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원작이 있는 작품에 임하며 느낀 고민을 전했다.


"초원이가 사랑스러운 캐릭터잖아요. 이 부분은 원작을 최대한 따라가려 했어요. 저는 원래 되게 목소리가 낮은 편이거든요. 초원이를 원래 제 목소리로 다가가면 안 맞을 수 있다 생각해서 목소리 톤도 올리고 말투도 앳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우영우' 때는 몸짓도 말투도 시원시원하게 했는데 초원이난 좀 통통 튀려고 노력했고요."

하윤경은 안보현, 안동구와 함께 교복을 입고 10대로 변신하기도 했다. 1992년 10월 2일생, 올해 한국 나이 32살인 하윤경이 중학생이 된 것. 그는 "교복은 사실 좀 부담이 있긴 했다. 어쨌든 내 나이가 30대다. 또 모두가 '어떡하지, 우리 어떡해. 교복 입어도 되는 거야?' 하면서 걱정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내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귀엽게 나왔다', '어려 보인다'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나도 마지막 교복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찍었다. 오랜만에 입으니까 기분이 좋았다. 떡볶이 집에서 모두가 교복을 입고 있으니까 향수도 느껴졌다"라고 뿌듯하게 말했다.


하윤경은 지난 2015년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로 데뷔해 같은 해 영화 '소셜포비아'로 첫 주연을 맡으며 상업영화에 진출했다. 그 후 드라마 '최고의 이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하윤경은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년 차가 된다.

데뷔 10년 차를 맞이하는 소감을 묻자 하윤경은 "몰랐다. 벌써 10년이 됐구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냥 되게 잘 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해온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지금 제일 많이 쉬고 있다.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드린 건 많지 않지만 독립영화도 계속해왔고 꾸준히 뭔가를 했다. 그런 것들이 조금씩 도움이 되는 과정인 것 같아서 '꾸준히 열심히 했구나' 싶고 뿌듯하다"며 말했다.

이어 "사실 '우영우'도 '이생잘'도 너무 사랑해 주셨지만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갈증이 있다. 더 많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앞으로 지금 한 만큼은 해야 그제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이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하운경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봄날의 햇살' 최수연으로 기억하는 이도 있다. 이에 대해 하윤경은 "너무 좋다. 지금도 최수연이나 봄날의 햇살이라고 불러주시는 경우도 많다. 악역이라면 다를 수도 있지만 너무 이미지가 좋은 별명이라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하다"며 "캐릭터의 이름이라도 각인됐다는 게 배우로서 너무 감사하다. 사실 최수연도 독특한 이름은 아닌데 지금까지 기억하고 불러주시는 건 다시없을 행운"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3년 전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연예인이라 잘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하윤경.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많은 작품도 만났다. 그러나 하윤경은 지금도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주변에서 혼나곤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제발 초심을 잃고 연예인답게 굴라고, 칠렐레 팔렐레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아무 카페나 가서 커피 마시고 포장마차 가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저를 알아보셔도 제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저에 대한 다른 기대를 가지시는 분도 계실 수 있으니 고쳐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신비주의 이런 걸 못하는 성격이라서.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편하게 다가가고 친근한. 그런 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으니까. 중용을 지키면서 잘 생각하며 살아야겠어요."

끝으로 하윤경에게 어떤 30대를 기대하는지 물었다. 그는 "20대 때는 많이 불안했다. 그런 불안감에서 지금은 많이 벗어난 상태다. 조금 더 여유 있고 넓은 그릇을 가진 사람이자 배우이고 싶다"며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조금은 풀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덜 열심히 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고. 나는 여유로움 속에 긴장감을 잃지 않는 30대, 가지고 있지만 내려놓을 줄 아는 그런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배우 하윤경.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