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예금보호 한도… 차세대 리더들 ‘불꽃 썰전’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

김경희 기자 2023. 7. 2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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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할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에서는 차세대 인재들의 입을 통해 우리 시대가 나아가야 할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측정하는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22일부터 23일까지 아주대 연암관에서 열린 이번 토론대회는 경기지역 뿐 아니라 서울, 강원, 제주까지 전국에서 모인 학생 60명·15개팀(팀당 4명)이 참석해 ▲인공지능 챗봇, 규제 필요한가? ▲회사원 야간 투잡, 적극적으로 허용돼야 하나? ▲예금보호 한도, 확대돼야 하나? 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23일 오후 아주대학교 연암관에서 열린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에서 심사위원과 참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경제분야 전문가 등 총 6명의 심사위원이 충실성, 논리성, 협동성, 그 외 기타 토론 태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나눠 심도있는 심사를 했다. 

그 결과 본선에 오른 가평 청심국제고·화성 나루고 연합 ‘CSNR’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경기도지사상은 강원 민족사관고 ‘행정한명입법세명’팀과 파주 지산·고양 풍동·안곡·정발고 연합인 ‘로고스’팀이 수상했다. 민족사관고의 ‘딸기우유’팀과 제주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의 ‘NLCS’팀은 경기도교육감상을, 서울 문일고의 ‘유자소전’팀과 의왕 우성고의 ‘GODS’팀은 인천광역시교육감상을 받았다. 아주대학교총장상은 서울 문일고 ‘아이언돔’팀에 돌아갔다. 

앞서 예선전에서는 수원 삼일공고 ‘드림투어’팀이 아주대학교총장상, 안양외고 ‘블루오션(BLUEOCEAN)’팀과 의왕 우성고 ‘청지사’ 팀이 수원특례시장상을 받았다. 안양외고 ‘yess’팀은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장상을 받았으며 개인상인 경기일보 회장상은 의왕 우성고 열지사팀의 안미령양(16)이, 안양외고 블루오션 팀의 김도연군(17)이 받았다. 

이날 김흥식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어울리는 기회나 소통의 기회가 줄면서 토론 능력도 과거에 비해 약화돼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쉽지 않은 토론 주제에도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봤고, 특히 토론 태도도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확연히 드러나 더욱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은 “글로벌 경제 발전을 위해 참가한 학생 모두가 머리를 맞대며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며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은 집단지성과 협력의 힘이며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살리는 토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국학생글로벌경제토론대회는 경기일보가 주최하고, 아주대가 주관하며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인천시교육청,수원특례시,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등 6개 기관이 후원한다.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아주대 연암관에서 열렸다. 대회 첫날 안양외국어고등학교 BLUEOCEAN팀과 민족사관고등학교 딸기우유팀이 ‘인공지능 챗봇, 규제 필요한가?’ 란 주제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윤원규기자

■회사원 야간 투잡, 적극적으로 허용돼야 하는가?

본선 무대에 오른 문일고 ‘유자소전’, 민족사관고 ‘딸기우유’, 청심국제고와 나루고 ‘CSNR’,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NLCS’, 지산고·풍동고·안곡고·정발고의 ‘로고스’, 민족사관고 ‘행정한명입법세명’, 우성고 ‘GODS’, 문일고 ‘아이언돔’ 총 8팀은 ‘회사원의 야간투잡, 적극적으로 허용돼야 하나?’에 대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회사원의 야간 투잡을 적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찬성 측은 직업선택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된 권리이며 투잡을 금지하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와 근로자 간의 근로계약은 근무 시간 내에만 적용돼야 하며, 명시된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개인이 어떤 활동을 하든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반대 측은 야간 투잡을 적극적으로 허용한다면 결과적으로 회사 업무에 방해가 되고,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야간이나 주말에 자신의 여가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것과 소득 획득의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직업을 갖는 것은 차이가 분명하다며 야간 업무는 낮에 하는 주된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작업장에서 산업재해의 위험성까지 높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 예금보호 한도, 확대돼야 하나?

치열한 본선을 뚫고 결선에서 만난 청심국제고와 나루고 ‘CSNR’팀과 민족사관고 ‘행정한명입법세명’팀은 '예금보호 한도, 확대돼야 하나?'라는 주제로 날 선 공방을 펼쳤다.

민족사관고 ‘행정한명입법세명’팀은 경제 및 금융 성장 규모를 반영하지 않은 예금자보호 한도는 확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제규모(GDP)가 지난 2001년 이후 3배 이상 늘어난 반면 예금보호 한도는 20년 넘도록 동일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예금액이 5천만원이 넘어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고객이 전체 고객의 2%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예금은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뱅크런’을 대비하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 주장을 펼친 청심국제고와 나루고 ‘CSNR’팀은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하는 것이 금융 안정성을 무조건 보장한다고 할 수 없다며 찬성 팀 주장에 맞섰다. 현행법으로도 이미 대부분 예금자가 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면서 예금보호 한도가 증가하면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토론대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CSNR. 윤원규기자

인터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CSNR’팀 (청심국제고·나루고)

“첫 대회에 1위라니…너무 기쁩니다.”

22일부터 이어져온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에서 예선·본선·결선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손에 쥔 팀은 가평 청심국제고와 화성 나루고 학생으로 구성된 ‘CSNR’팀이다. 

고등학교 1학년 동갑내기 학생들로 구성된 ‘CSNR’팀의 청심국제고 김태희·김지우양과 조윤우군, 나루고 최서윤양은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중학교 때 토론동아리를 같이 했던 김태희양과 최서윤양이 이번 대회 공고를 보고 팀을 만들었다. 최서윤양은 “처음 보게 된 친구들과 합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에서 배운 점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2주간 매일 같이 만나 자료를 수집하고 반론을 연습하는 등 대회 준비에 열을 올렸다. 김태희양은 “결선에 진출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1위라는 결과를 얻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제가 만든 팀원들과 처음 나간 토론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더 값지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행정한명입법세명. 윤원규기자

인터뷰 경기도지사상 ‘행정한명입법세명’팀 (민족사관고) 

“글로벌 민주시민 자질 갖출 수 있는 영광스런 자리였습니다.”

제13회 전국학생 글로벌경제토론대회에서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민족사관고 ‘행정한명입법세명’팀은 민사고 학생자치회 행정위원회 소속인 배근우군(16)과 입법위원회 소속인 김강민(17)·김민석(17)·백서윤군(16)으로 구성돼 ‘행정한명입법세명’이란 팀명을 붙였다.

지난 5~14일 미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 세계적인 교육기관을 살펴보며 선진 토론식 교육에 영감을 받았다는 이들은 ‘세계화’와 ‘경제’를 키워드로 하고 있는 글로벌경제토론대회에 매력을 느껴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해보는 일인 만큼 틈만 나면 서로 의논하고 토론하는 등 연습에 매진했다. 선진화한 토론 시스템 견학에 더해진 열정적 연습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성숙한 토론 태도에 대한 극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조장 배근우군은 “결과를 떠나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랑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좀 더 성숙한 글로벌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의미 깊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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