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가져갈 것이냐, 가서 살 것이냐! - 해외여행 짐 싸기 노하우 대방출

심영구 기자 2023. 7.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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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까? 마까?] 누군가 내 가방에 뭐가 들었냐고 묻는다면 (글 : 권정현 작가)


해가 길어진 만큼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쉬운 계절이다. 사실 나도 오늘부터 휴가다.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공항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가 우연히 귀여운 대화를 나도 모르게 엿듣고 말았다. 못해도 30인치 정도는 되어 보이는 큰 짐들을 가진 20대 두 사람의 대화였다. 대화의 내용은 이랬다.

"야, 누가 보면 우리 이민 가는 줄 알겠다. 나랑 너랑 짐이 대체 왜 이렇게 많냐. 유럽여행은 처음이라, 뭘 얼마나 가져가면 좋을지 몰라 다 넣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네. 고생 제대로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 남들은 대체 뭐 넣었는데 저 작은 캐리어에도 들어가냐. 우리도 해외로 많이 다니다 보면, 나중엔 저렇게 가볍게 다니게 될까?"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할 뻔했다. 한 해에도 몇 번씩 해외고 국내고 쉴 새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뭔가 짐 싸는 일에 대해서라면 나름 노하우라는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은 어딘가 호기롭게 첫 모험을 시작한 그들에게 보내는 나의 오지랖 넓은 답장이다.

"너네 대체 뭐 가져가는데?"

간단하게 결론을 말하면, (김이 좀 샐지도 모르겠지만)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해서 짐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짐 싸는 데 정답은 없다. 사실 짐의 크기는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험보다는 내용물도 여행지에 따라서, 얼마나 돌아다닐 건지에 따라서, 아이들이 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에서 사 가면 좋은 것과 안 챙겨 가도 되는 건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짐 싸기 기초 편이다. 고급 편은 나중에 MBTI 별 짐 싸기나 배낭여행 짐 싸기, 신혼여행 짐 싸기로 정리해 보겠다.

짐 가방을 쌀 때 기본이 되는 앱 소개는 지난번 글에서 간단히 소개했다. (어디로든 떠나고픈 당신에게, 여행에서 사용하면 좋은 어플(앱) 대 공개!) 그 글에서 소개한 <Pack point>라는 앱을 사용하면 대충 챙겨야 할 것들을 여행지별로, 일정별로 알 수 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VD2VU4Wh2Da ]

그리고 여행 가방에 나만의 표시를 하는 이유와 그 중요성도 알렸다.(공항에서 내 가방이 사라졌다? 미리 예방하려면) 그래서 나도 여행 가방에 여행지에서 모아둔 스티커들을 몇 개 붙였다. 그다음 내 루틴은 아래와 같다. 여행 가방을 열고, 가져가고 싶은 모든 물건을 쌓아둔다. 거기서 뺄 건 빼고, 가져갈 건 가져간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vERGErtIkjH ]

제일 중요한 원칙은 반드시 적어도 1/3 이상은 비워둔다는 점이다. 여행지에서의 쇼핑 계획이 많으면 1/2, 절반까지도 비워 간다. 여하튼 웬만하면 출발할 때부터 가방을 다 채우지 않는다. 여행이란 사 오고 싶은 기념품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특히 무겁거나 액체인 기념품(화장품, 와인 등)은 모두 체크인할 가방에 넣어야 하니까 미리부터 공간을 비워두자.

자, 백문이 불여일견 그동안의 짐들을 한번 보자.

가져가면 좋을 것들이다.

여행용 멀티 어댑터

국내에서 사 가는 것이 싸다. 220V를 쓰지 않는 국가에서 필요하다. 특히 유럽(220V)도 옛날 건물은 누전 방지 전극이 다르게 생겨서 하나 품질이 좋은 것으로 산 뒤 어디든 가져가 보길 권한다.
나는 한 $50 정도 하는 것을 비싸게 샀지만, 추가로 USB가 2개 달려서 자주 그나마 잘 샀다고 위안을 가지고 있다. 최근 면세점에서 33,000원 정도에 파는 것을 보았다.

텀블러

텀블러는 덥고 추운 여행지를 여행할 때 제격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지 않는 유럽 여행에서 얼음을 잔뜩 넣은 나만의 "아아"를 호텔방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 추운 여행지는 어떻고, 금방 식어버리는 핫 초코도 여기에 넣으면 안심이다. 환경친화적인 것은 물론이오, 절대 후회하지 않는 아이템이다. 적극 추천한다!

안대와 슬리퍼, 그리고 귀마개


이건 편안한 잠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본인의 잠옷이 숙면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여러 번 말했다. 여기에다가 눈에 닿는 면에 부들부들한 면으로 되어 있는 안대가 있다면 비행에서의 잠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안대가 없다면 올리브영 같은 데에서 아이 워머라고 해서 1회용 안대를 판다. 이런 것을 사 가자. 눈이 뜨끈하면 잠도 솔솔 온다.

마지막으로는 귀마개다. 이건 3M에서 만드는 귀마개를 추천한다. 귀마개를 써보면 비행기에서 소음이 얼마나 심했던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귀로 오는 소음만 차단해도 피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속는 셈 치고 한번 써 보시라! 이동에서 귀마개를 착용하는 순간, 훨씬 덜 피곤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슬리퍼! 이건 4성급 이상의 호텔을 가지 않고 호스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추천이다. 외국 집이나 호텔의 바닥은 우리의 바닥처럼 매일 쓸고 닦는 것이 아니라 사실 청결하지 않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대리석이나 마룻바닥이라 여름에도 춥다. 그래서 들고 다니는데, 나는 5성급 호텔에서 마음에 드는 슬리퍼를 만나면 한 개는 안 쓰고 가져왔다가 다음의 저렴한 숙박장소를 갈 때 가져간다. 나만의 스몰 럭셔리다.

여행약 필수 세트 (영양제 + 소화제 + 지사제 + 위장약 + 연고 + 감기약)


평소 먹던 비타민과 효소, 유산균이 있다면 챙겨 간다. 여행지에서는 먹는 음식과 마시는 물이 달라져서 물갈이하는 배탈이 나기 쉽다. 그래서 딱 한 개 정도씩은 챙겨 간다. 왜 한 개씩이냐면 사실 가서 약국에서 증상에 따른 올바른 약을 얼마든지 살 수 있기도 하고 약을 다 바리바리 챙겨가면 무겁기 때문이다.

그럼 왜 가져가냐고 하면, 호텔방에서 저녁에 아프기가 쉽기 때문에 하룻밤을 버틸 약으로 챙겨 간다. 아플 때는 꼭 긴장이 풀린 저녁 즈음부터 아프기가 쉽기 때문이다.

약국에 가서 말이 안 통하면 어떻게 하냐고?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약 이름이 비슷해서 그냥 잘 듣는 한국 약을 가져가서 그걸 먹은 뒤 약봉지를 가져가거나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준다. 성분명은 화학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거의 알아듣는다. 아니면 증상을 파파고 등의 번역 앱을 통해 말해 본다.

보조배터리

보조배터리는 있다면 꼭 챙긴다. 혼자 가는 여행일수록 반드시 필요하다. 말도 안 통하고, 길도 잘 모르는 해외에서 핸드폰이 꺼지면 참으로 난감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음의 위안용으로 하나 챙겨 간다. 이런 것들도 한국에서 훨씬 싸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에서 챙겨 간다.

마사지 볼, 스트레칭 밴드

이건 30대가 넘어가면서 필수적으로 가져가는 도구다. 사실 가볍기 때문에 비행기 안까지 가져가서 공항 이동 중간중간에 발바닥의 피로를 풀어준다. 발만 피로가 좀 줄어들어도 훨씬 피로가 준다. 이 글을 읽는 20대들은 도대체 왜 저러나 싶겠지만(나도 그랬다), 30대 넘어가면 10시간 넘어가는 비행이 두렵기 시작할 것이다. 미리미리 발바닥을 롤러로 굴려가며 풀어주면 여행지에서 한결 가벼운 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것도 한국에서 사가길 추천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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