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데니안·이병진 취하했지만…前 소속사 대표, 직원 임금체불로 또 피소

강내리 2023. 7. 2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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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직원 7인 단체 소 제기, 총 3천만 원대 규모 소송
- 법률대리인 20일 서울서부지법에 소장 접수
- 피해자들 "진심 어린 사과 원했는데…유감"

최근 가수 겸 배우 데니안, 방송인 이병진, 신인 배우 A씨 등 3명이 전(前) 소속사 대표를 형사고소했다가 9일 만에 취하했다. 서로 간의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전 직원들이 단체로 법적 대응에 나서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연예기획사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과 온라인 쇼핑몰 시크헤라의 전 직원 7인이 이 회사들[대표 김종진 씨(49)]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정 변호사는 지난 2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아티스트들은 이미 고소를 취하하고 오해를 풀었다고 말한 상황. 그러나 전 직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아티스트 3인이 고소를 진행했다가 취하한 이후에도 임직원들에게는 대표의 연락이 없었으며, 임금 체불 상황을 언제까지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도 없었다는 것.

이들은 대표가 상대적으로 힘 있는 아티스트들만 회유해 고소를 취하하게 만드는 동안, 자신들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고소 내용을 파악하고 진행했던 이병진 씨가 돌연 고소를 취하하면서 "정보가 불확실했다"라며 말을 바꾼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는 식구였던 이들이 이토록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YTN은 이번 소송에 참여한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전 직원 B씨와 C씨를 만났으며, D씨와의 전화연결 등을 통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 들었다. 김 대표의 입장도 확인했다.

◆ "대표, 힘 있는 아티스트들에게만 사과" VS "사람들 볼 때마다 사과"

데니안 씨, 이병진 씨, 신인 배우 A씨는 지난달 26일 김 대표를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연말께부터 실제 출연료와 입금액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 출연료 등 총 4억여 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고소 9일 만에 이들은 돌연 소를 취하했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아 오해했고, 대표에게 정산금 지급 의사가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 이야기가 나오는 동안 전 직원들은 막상 자신들은 대표에게 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황당해했다.

"김 대표는 한순간에 돈 떼먹은 악덕 대표가 됐다며 명백한 인격살인이라고 하는데, 본인은 전 직원에 대한 인격살인을 저지른 거나 다름없죠. 힘 있는 아티스트들에게만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상대적으로 힘없는 근로자들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었습니다."

"데니안 씨와 A씨는 각자 개인적인 일과 촬영 스케줄로 인해 변호사 미팅에 참여하지 못하고 서류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병진 씨는요? 여러 차례 변호사 미팅에 참여해 내용을 전달받았는데, 대표를 만난 후 잘못된 정보였다며 입장을 바꾸니 의아할 수밖에 없죠." (B씨)

"이병진 씨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안내를 받아놓고, 이제 와서 잘못된 정보로 소송했다고 합니다. 매니저가 받을 금액을 잘못 주면 잘못된 정보이지만, 두루뭉술하게 잘못된 정보라고 하는 게 뭔지 궁금하고요. 대표는 차용증을 써준다고 하고 2달이 지났습니다." (D씨)

이와 관련해 김 대표의 입장을 확인했다. 김 씨는 YTN에 "저는 요즘 사람들 볼 때마다 인사처럼 미안하다고 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혹시라도 그게 모자란다고 느낀다면 언제든지 다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해왔다.

더불어 그는 "피해자분들에 대한 죄송함과 미안함은 미지급에 대한 변제가 끝나더라도 아마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직원들은 사과를 원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사과의 대상이 누구였는지, 직원들에게 직접 사과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이병진 씨는 "(고소 취하에 앞서) 정산금을 받은 것은 아니나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취하한 것"이라며 "배임이 아니었다. 대표가 투자금,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 "급여명세서에 3대 보험 납부 내역 있는데…알고 보니 6개월 가까이 체납"

직원들은 커즈나인엔터의 경영 위기가 언제부터 닥쳤는지 정확한 시점을 알지 못한다. B씨의 경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회사 설립 당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위해 김 대표의 부탁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답답했던 상황을 토로했다.

B씨는 올 초부터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기 시작하자, 임의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두 달 치 급여를 지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퇴사 처리가 이뤄진 이후 미정산액은 회사 차량을 승계 받으며 대신했지만, 여전히 미지급 정산금이 남아있으며 소송에 참여한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입사해 첫 3개월은 약속된 날짜에 월급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같은 달 월급날에 월급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표에게 월급이 밀리면 밀린다고 이야기를 해줘야 근로자들은 생계를 유지한다고 말도 했습니다." (B씨, C씨)

"지난 4월 직원 전체 퇴사 처리를 진행했습니다. 대표가 미지급된 월급은 신고(대지급금)을 통해 먼저 지급받으라고 했고, 나머지는 벌어서 갚겠다고 했으나 정확한 날짜를 약속받지 못했습니다. 3대 보험은 6개월 가까이 체납됐는데 월급 내역서에는 빠져나간 상태였습니다. 횡령이죠."

"회사가 폐업해도, 배우들의 활동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진행비를 줘야 하는데 그 돈도 주지 않아 막내 매니저가 사비로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우 정산 때문에 6월 초, 대표에게 20통 넘게 전화했으나 바로 받기는커녕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C씨)

◆ 前 직원 7인 단체 소 제기…김 대표 "경제활동 재기하는 대로 변제 계획"

임직원 7명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정 변호사가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 주식회사 시크헤라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했다. 퇴사 처리가 이뤄진지 약 3개월 만이다. 7인의 체불임금, 퇴직금 등은 당초 1억 원 가까이 되었고, 고용노동부에서 수급한 대지급금 7천여만 원을 제외해 최종 청구액은 3천만 원가량이다.

유명 영화감독 출신에, 매니지먼트·제작·패션까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대표를 믿었다 발등이 찍혔다. 아티스트들이 정산 받지 못한 출연료에 비하면 임직원들의 개별 미정산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근로자로서 가진 불안감, 실망감을 금액으로 환산할 수만은 없다.

양 변호사는 "직원들은 임금, 퇴직금 등 체불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바, 민사소송을 통해 지급받고자 소를 제기했다. 다만 회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라 실제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직원들의 생활이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YTN의 확인 요청에 "직원들의 급여 및 퇴직금 미지급 부문은 대지급금, 커즈나인 차량 및 장비, 비품 판매비용으로 대부분 처리됐다"며 "일부 미지급분에 대해서는 회사 파산 절차가 끝난 후 경제활동을 재기하는 대로 최우선으로 변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취재 = 강내리 기자/사진 = 이새 PD]

[사진출처 = 아이오케이컴퍼니, PA엔터테인먼트]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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