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농사는 망했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죠”…침수피해 비닐하우스서 복구 구슬땀

서륜 2023. 7. 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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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 치우려면 인력 10여명을 하루 종일 써야 하는데, 이렇게 와서 도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구씨는 "수해로 가뜩이나 손실이 막대한 상황에서 비닐하우스 복구 인력까지 돈 주고 사용해야 할 실정이었는데, 농협 직원들이 나와 내 일처럼 도와주니 고맙기 그지없다"고 전했다.

한편 충남세종농협은 21일에도 농협중앙회 기획실과 농업농촌지원본부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부여군 남면 송학리 수박 비닐하우스에서 복구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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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세종농협 직원들, 논산시 채운면에서 수해 복구 지원
넝쿨과 수박 등 제거…40℃ 넘는 폭염 속에 몸은 땀범벅
농가, "힘들고 어렵지만 다시 일어서야죠"
이종욱 충남세종농협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직원들이 침수 피해를 당한 고대환씨 비닐하우스에서 넝쿨과 수박을 치우고 있다.

“이거 다 치우려면 인력 10여명을 하루 종일 써야 하는데, 이렇게 와서 도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며칠 전만 해도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물폭탄을 퍼붓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땡볕이 내리쬔 20일. 충남 논산시 채운면 삼거리에 있는 고대환씨(72)와 구본근씨(60) 수박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충남세종농협본부, NH농협 논산시지부, 논산 강경농협 직원 35명이 아침 일찍부터 바닥에 널브러져 누렇게 상해가고 있는 수박과 말라비틀어진 넝쿨을 치우고 있었다.

이번 폭우로 고씨는 비닐하우스 14동, 구씨는 6동이 침수되는 막대한 피해를 봤다. 중복·말복을 겨냥해 수박을 재배하던 이들 농가는 한동당 400만~500만원이 날아간 셈이다. 비가 그치고 비닐하우스 안 흙이 어느 정도 마르면서 이날 농협 직원들이 복구작업에 나선 것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비닐하우스 안은 오전 시간인데도 벌써 30℃를 넘겼다. 한낮에는 40℃도 훌쩍 넘길 태세다. 고씨는 “어제 오후 1시에 비닐하우스 안 온도계를 보니 43℃였는데, 오늘도 이 정도 될 것 같다”며 무더위 속에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을 걱정했다.

직원들은 우선 넝쿨과 상한 수박을 수거한 후, 바닥 멀칭비닐에 꽂혀 있던 핀도 뽑아냈다. 그런 다음 비닐하우스 옆면 비닐을 고정하는 고리도 모두 제거했다. 무더위 속에 작업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옷은 땀 범벅이 됐고, 이마에서는 구슬땀이 비 오듯 쉼 없이 흘렀다. 작업 중간 쉬는 시간에는 얼음물을 연신 들이켰다.  

고대환씨가 농협 직원들이 말끔히 치운 비닐하우스에서 멀칭 비닐을 수거기로 감고 있다.

직원들이 비닐하우스 내부 정리를 마치자, 고씨는 비닐수거기를 이용해 멀칭 비닐을 감아올렸다. 그는 “이번 농사는 다 망했지만 그렇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며 “멀칭 비닐은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내년에 사용하려면 잘 감아서 보관해 놔야 한다”고 말했다.

고씨 비닐하우스에서 500m가량 떨어진 구씨 수박하우스에서도 직원들이 같은 작업을 했다. 그의 비닐하우스는 비교적 낮은 지대에 위치해 물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찼다고 한다. 구씨는 “수해로 가뜩이나 손실이 막대한 상황에서 비닐하우스 복구 인력까지 돈 주고 사용해야 할 실정이었는데, 농협 직원들이 나와 내 일처럼 도와주니 고맙기 그지없다”고 전했다.

한편 충남세종농협은 21일에도 농협중앙회 기획실과 농업농촌지원본부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부여군 남면 송학리 수박 비닐하우스에서 복구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본격적인 복구 지원은 2~3일 후부터나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비닐하우스 내부가 마르지 않아 바닥이 너무 질퍽거리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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