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물 조심해라"…소방관-순직 해병 父子의 마지막 2분 통화

서예림 2023. 7.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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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 채수근 일병은 한평생 국가에 헌신한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습니다.

오늘(20일) 유가족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채수근(20) 일병은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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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해병은 현직 소방관의 외아들…대학 1학년 마치고 두 달 전 입대
결혼 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품은 외아들
사진=연합뉴스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 채수근 일병은 한평생 국가에 헌신한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습니다.

오늘(20일) 유가족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채수근(20) 일병은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었습니다.

고향이 전북 남원인 채수근 일병은 전주에서 대학에 다녔습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지난 5월 해병대에 입대했습니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인 채수근 일병은 전날 오전 9시 3분쯤 예천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전우들과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 임용된 채수근 일병의 부친(57)은 아내와의 결혼 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외아들을 품에 안았습니다.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남원 지역 안전센터에서 현직 소방위 계급으로서 여전히 사명감이 투철한 소방관으로 활약하고 있어 주위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아내와 전북 남원에서 경북 예천까지 245㎞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아들이 실종된 지점에서 부친은 해병대 중대장을 향해 "구명조끼 입혔어요? 입혔냐고. 왜 안 입혔냐고요. 왜. 그게 그렇게 비싸요"라고 반문했다가 "지금 세상에 물살이 이렇게 센데,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죽겠네 정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고 격분했습니다.

곁에 있던 아내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외동아들이에요. 외동. 혼자 있어요. 혼자. 어떻게 살아. 어디예요? 못 찾았어요?"라며 절규했습니다.

실종 14시간여 만인 전날(19일) 오후 11시 10분쯤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아들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부부와 친인척은 "구명조끼만 입혔어도…"라며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20여분 뒤 부부를 태우기 위해 이들이 대기하던 숙소 앞 현관에 119구급차가 도착했으나 부부는 아들에게로 쉽게 향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친척은 현관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습니다.

아버지는 해병인 아들과 지난 18일 마지막 2분의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그는 "내가 걱정돼서 저녁에 전화했는데 어제. 2분 딱 통화를 했어.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것네."

물 조심하라던 현직 소방대원인 아버지의 당부는 '아빠와 아들'의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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