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41> 경남 밀양 구만산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2023. 7.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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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폭포 웅장한 ‘퉁소 연주’…설악산 닮은 바위절벽도


- 산내면다목적센터 회귀 11.5㎞
- 가인계곡 등서 물놀이 신선놀음
- 길옆에는 얼음골사과들 영글어

- 복점산·사자봉·운문산·천황산…
- 쭈뼛쭈뼛 솟은 영남알프스 황홀
- 인증샷 명소 구만굴 사고로 폐쇄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 이때는 계곡을 찾아 산행을 떠나는 게 최고 피서다.

부산과 가까운 영남알프스에도 삼복더위를 식혀주는 계곡 산행지가 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구만계곡 가인계곡 상운암계곡 쇠점골 용수골 등인데 이 중 가장 인기 높은 계곡은 정점에 30여m 높이의 구만폭포가 있는 구만산(九萬山·785m)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부산 근교에서 ‘물탕’ 산행의 원조인 구만산을 찾았다.

▮‘물탕’ 산행, 구만산 구만계곡

경남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 구만산 구만계곡의 정점에 통소폭포로 불리는 구만 폭포가 있다. 취재팀이 최근에 잦은 비로 30여m 높이에서 세차게 떨어지는 구만폭포의 물줄기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구만산은 국제신문에서 매주 연재하는 ‘근교산’ 초창기에 계곡화를 신고 첨벙첨벙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는 계곡 산행을 소개하면서 영남알프스에서 스타 산으로 등극했다.

임진왜란 때 계곡에 9만 명이 피란한 데서 유래한다는 구만산은 그만큼 계곡미가 수려하다. 특히 떨어지는 물소리가 퉁소 소리를 낸다 해 퉁소 또는 통소폭포라 불리는 구만폭포 주위는 설악산을 옮겨 놓은 듯 수백 m의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압도한다.

폭포에서 구만약물탕·구만약수에 이르는 약 1.3㎞ 계곡은 좁은 협곡이 남북으로 길게 뚫려있어 마치 깊은 통속 같다 해 ‘통수골(동소곡·洞簫谷)’로 불리며 구만동천(九萬洞天)이라 한다. 계곡 주위에 벼락듬이 아들바위 상여바위 병풍바위 미역바위 부석(부엌)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암절벽이 산재한 데다 곳곳에 자리한 넓은 암반과 소(沼)는 등산동호인이 여름에 구만산을 귀신에 홀린 듯이 찾게 만든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인증사진 찍기 명소였던, 구만약수·구만약물탕 인근의 인공 동굴인 구만굴은 인명 사고로 폐쇄되었으니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산내면다목적센터~봉의교(동천)~양촌마을 입구 갈림길~가라마을회관~공중화장실~구만산장 입구~구만암~능선 구만산 (3.2㎞) 이정표~전망대~구만산·봉의저수지 갈림길~구만산·억산 갈림길~구만산 정상~구만계곡(통수골) 상류~구만폭포~구만약수·구만약물탕(덱 계단)~구만암을 지나 산내면다목적센터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11.5㎞이며, 5시간 안팎 걸린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산행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밀양시 산내면 송백리 산내면다목적센터 주차장을 나와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를 탄다. 이내 동천(산내천)에 놓인 봉의교를 지나는데 영남알프스 연봉이 360도 둘러싼 산내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천테마파크(한천박물관) 앞 사거리를 지나 양촌마을 표석과 안내판이 섰는 갈림길에서 구만산은 왼쪽이다. 길옆으로 얼음골사과가 영글고 있다. 우람한 노거수를 지나 탁삼재 갈림길에서 구만산은 직진한다. 약 20분이면 가라마을회관을 통과한다. 곧 나오는 공영화장실 앞에서 도로는 끝나고 길은 좁아진다.

구만산 능선을 타다 나오는 바위 전망대에서 본 영남알프스.


▮ 시원·통쾌, 30m 높이 구만폭포

구만산장 입구를 거쳐 10분이면 매점이 있는 구만산 관광농원에 도착한다. ‘구만산 가는 길’ 안내판과 등산안내도가 있는 ‘Y자’ 갈림길에서 구만산은 두 갈래 길로 다 갈 수 있다. 취재팀은 구만산 정상을 먼저 찍고 하산하면서 구만 폭포와 계곡에서 땀을 식히는 코스를 선택했다. 오른쪽 구만산(4.5㎞)으로 향한다. 왼쪽은 구만폭포(1.76㎞)·구만산(3.36㎞) 방향인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구만암 직전에 오른쪽 돌계단을 올라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선다.

덱 다리를 건너 된비알의 지그재그 길이 이어진다. 약 40분이면 능선에 이정표가 서 있다. 구만산(3.2㎞)은 왼쪽이다. 오른쪽은 양촌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었으나 구만산장 입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함께 폐쇄됐다. 대신에 구만암에서 취재팀이 올라왔던 산길이 새로 생겼다.

완만한 능선을 탄다. 왼쪽에 오치재 고추봉 흰덤봉 등 운문지맥 능선이 흘러가고, 그 아래 ‘V자’로 움푹 파인 구만계곡과 출입이 통제된 구만굴이 보인다. 또 한 곳의 전망대를 지나 약 30분이면 경사진 암봉에서 조망이 터진다. 구만산 정상은 조망이 열리지 않아 여기서 즐긴다. 왼쪽 복점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자봉 문바위 북암산 범봉 수리봉 운문산 백운산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실혜산 정각산 승학산 용암봉 등 쭈뼛쭈뼛 솟은 영남알프스 산군이 산내면을 둘러싸고, 발아래 북암산과 사이에 가인계곡이 봉의(가인)저수지로 흘러드는 동양화 같은 선경이 펼쳐진다.

10분이면 699봉을 넘어 이정표 갈림길에 도착해 구만산(1.9㎞)은 직진한다. 오른쪽은 봉의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738봉을 오른쪽으로 돌아 안부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 구만계곡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갈림길을 지나 35분이면 이정표가 섰는 봉우리에 닿는다. 왼쪽 구만산(0.3㎞)으로 꺾는다. 오른쪽은 억산 방향이며 가인계곡으로 내려간다. 3, 4분이면 구만산 정상에 도착한다. 조망이 없어 구만산장(3.4㎞)으로 바로 하산한다.

구만폭포를 지나 통수골의 너덜에 세워진 대형 돌탑.


10분이면 홈통 같은 통수골이 내려다보이고 운문지맥 뒤로 청도 남산과 화악산이 펼쳐지는 전망대를 지난다. 산길은 가파르게 떨어져 잠시 평탄해진다. 15분이면 통수골 상류를 건너간다. 해학적인 목장승을 지나 하늘을 향해 꽃잎을 활짝 벌린 하늘나리를 눈에 담고 구만폭포 옆 절벽을 돌아간다. 옛날 통장수가 이 길을 오르다 메고 있던 통이 암벽에 부딪혀 중심을 잃고 벼랑으로 떨어져 죽었다. 이제 계단이 놓여 15분이면 쉽게 구만폭포에 내려선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의 굉음은 찜통 같은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 버릴 만큼 시원하고 통쾌했다.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이면 집에 두고 온 처자식을 그리워하는 통장수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는 구만폭포를 뒤로하고 계곡 오른쪽으로 긴 너덜을 지난다. 큰 돌탑을 내려서면 계곡을 건너갔다 다시 건너오기를 반복한다. 와폭과 소(沼)가 잇따라 나오는 계곡을 따라 약 40분이면 대각선으로 계곡을 건너는 덱 계단이 나온다. 물맞이 폭포인 구만약수 아래를 통과하면서 계곡은 끝난다. 7분쯤 산길을 내려가면 앞서 거쳤던 구만암이 나오고 왔던 길을 되짚어 25분이면 산내면다목적센터에 도착한다.

◆교통편

- 밀양서 얼음골행 직행버스, 송백정류장에서 하차해야
- 자차 땐 ‘산내면다목적센터’

거리가 가까워 버스 시간만 잘 맞춘다면 대중교통도 괜찮고. 승용차 이용도 편리하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밀양시 산내면 봉의로 32 ‘산내면다목적센터’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주차장에 차를 둔다.

여름 휴가철에는 구만 계곡을 찾는 피서객과 등산객이 타고 온 차가 몰려 혼잡하다. 개인 유료주차장(소형 5000원)도 있지만 차 진입은 물론이고 주차하기도 쉽지 않다. 이때는 취재팀이 차를 댄 산내면다목적센터에 주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차비 무료.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밀양터미널로 간 뒤 얼음골·석남사행 직행버스로 바꿔 탄다.

서부터미널에서 밀양 직통은 오전 7시 9시 등에 출발한다. 밀양터미널에서 얼음골·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5분 8시20분 10시40분 등에 출발하며 송백정류장에서 내린다.

구만계곡은 송백정류장에서 버스가 왔던 방향으로 산내초를 지나 약 150m 되돌아가면 나오는 사거리에서 오른쪽 밀양동강중학교 방향으로 꺾으면 구만산 가는 길이다.

산행 뒤 송백정류장에서 밀양터미널로 나가는 직행버스는 오후 3시 4시40분 6시40분 7시35분께 지나간다. 중간 경유지라 미리 기다렸다 탄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 직통버스는 오후 3시 5시10분 7시에 출발한다.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시내버스로 환승한 뒤 밀양터미널로 가도 된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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