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삐끗·미끌·꽈당·쿵’ 낙상 골병…특히, 조심해야 할 곳은? [김기자의 현장+]

김경호 2023. 7. 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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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 배수구·에스컬레터·대리석 바닥’ 주의해야
장마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낙상(落傷)’ 사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없는 레인부츠·샌들…낙상 위험 높아
보행 시 스마트폰 사용 금지해야
빗물받이에 구두 굽이 끼어 발목이 접질려 넘어질 수도
서울 용산 한 병원 인근 도로에 발목 깁스 보호대가 버려져 있는 모습.
 
“빗길에 그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미끄러져 넘어졌죠. 창피해 허둥지둥 정신없이 일어나서 집에서 쉬는데, 엉덩이·손목·발목 통증이 한 번에”

17일 오후 용산구 한 병원 만난 박(20대)모씨가 손목과 발목을 주무르며 말했다. 고무 재질의 슬리퍼를 신은 그는 횡단보도 신호등을 보고 빗길에 뛰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뒤로 넘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었다고 했다. 크게 다친 곳은 없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왔다. 한동안 손목이 아픈 증상이 계속돼 파스를 붙이며 안마기로 통증을 다스렸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병원에서 그는 손목 부분에 미세실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서울역 입구에 미끄럼주의 안내판이 설치 돼 있는 모습.
 
이날 병원 대기실 반깁스 한 사람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병원 대기실에서 진료 수속을 마친 김(50대)씨는 “넘어지면서 손가락이 접질려 미세 골절돼 병원을 찾았다”며 “왼손 엄지손가락 반깁스를 했고 오른손 손목은 지금도 저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손가락을 다친 적은 처음”이라며 “건강을 믿고 방심했다”고 했다.

낙상사고는 겨울철에만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장마철 빗길에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사고도 주의해야한다. 장마철 평소 익숙한 길에서도 지면과 발 사이 형성된 수막 때문에 마찰력이 줄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람들은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땅에 손을 짚게 돼 체중이 손목 실리게 되면서 다치기 십상이다. 횡단보도 페인트 선의 경우 비에 젖을 경우, 마른 상태에 비해 60%나 마찰력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 장마철에도 낙상사고도 다른 때보다 자주 일어난다.

서울 용산역 앞 버스정류장에 시민들이 비를 피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올해 ‘장마룩’ 인기템 레인부츠와 더불어 신기 편한 샌들, 슬리퍼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 온라인몰에는 지난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늘었다고 밝혔다. 다른몰은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대비 10배, 전월 대비 60% 급증했다고 했다. 레인부츠와 더불어 신기 편한 샌들은 개성을 드러내는 패선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지만, 미끄럼 방지 기능이 없는 레인부츠나 샌들은 빗길 낙상 위험도 높다. 특히 밋밋한 신발과 홈이 팬 신발은 수막 위에서의 미끄러짐에 차이가 큰 만큼 비 오는 날,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서울역 한 에스컬레이터에 승객이 몰려 꽉 막히는 ‘병목현상’이 벌어지는 모습.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서울역 한 에스컬레이터에 신발 끼임 주의 안내문.
지난 14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울역 후문.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승객들은 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빗물을 빗물 제거기에 닦거나 그러지 못한 승객들은 젖은 옷을 손으로 털고 있었다. 서울역 내 바닥은 군데군데 물길이 보일 정도로 흠뻑 젖어있었다.

특히 역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철재 바닥에는 우산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 보일 정도였다. 승객이 몰려 탓에 에스컬레이터에 꽉 막히는 ‘병목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캐리어 쥔 채 일행을 기다리던 김(30대)모씨는 “조심해야겠죠. 아무래도 많은데 승객이 몰리는 시간이다 보니 특히 비 오는 날엔 무리해서 탈 필요가 없다”고 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서울역 광장의 사용 중지 된 에스컬레이터 모습.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자주 발생한다. 특히 장마철 많이 신는 고무 재질 슬리퍼, 샌들 등 부드러운 재질의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는 비까지 오면 바닥에 물이 흥건해 더욱 미끄럽다. 특히 앞사람과 간격이 좁은 탓도 있지만, 손에 든 우산으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 대리석 바닥이나 아파트 입구도 우산을 펴고 접으면서 빗물이 떨어져 유난히 물기가 많은 곳이다. 어두운 대리석 바닥은 물기가 흥건해도 눈에 잘 띄지 않는 탓에 조금만 발을 헛딛으면 바로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용산역 광장의 계단조심 안내판 모습.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용산역 한 에스컬레이터 모습.
 
건물 경계석과 횡단보도 사이 철제 배수구는 방심하기 쉬운 낙상 지역이다. 특히 신발 바닥이 미끄러운 샌들, 미끄럼 방지 기능이 없는 우화레인부츠 등의 신발을 신는다면 낙상 위험은 더욱 높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의 경우 빗물받이 사이에 높은 구두 굽이 끼어 발목을 접질려 넘어질 수 있다. 보행 시 스마트폰 사용과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도 금하는 것이 좋다.

정형외과 한 전문의는 “장마철 빗길에 미끄러져 뼈나 근육을 다치는 낙상환자가 겨울만큼 많다. 특히 장마철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은 늘어나는 추세”며 “발목에 통증이 심하거나 꺼림칙하다면 병원에 가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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