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주문 폭주’ 창문형 에어컨 국내 1위 파세코… “기술력·품질로 경쟁사 압도”

김민국 기자 2023. 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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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 에어컨 누적 판매 35만대… 국내 시장서 압도적 1위
여름철 폭염에 비상생산 체계 가동… 하루 1200대 생산
성능·소음 측정 시설에 12억원 투자
“소비자 의견 반영한 신제품으로 시장 선두 지킬 것”
지난 11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파세코 공장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생산되고 있다./김민국 기자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경쟁사보다 앞서 개발한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왔습니다. 검수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파세코는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창문형 에어컨 출시 첫 해인 2019년 5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만 35만대를 넘어섰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11일 오전에 찾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파세코 공장은 여름철 폭염으로 창문형 에어컨 수요 증가로 지난달부터 비상 생산체계에 돌입했다. 축구장 10개 면적에 해당하는 7만5000㎡(제곱미터) 규모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300여명의 직원 중 80%가량이 창문형 에어컨 생산라인에 투입되고 있었다. 작업은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데, 주문 물량이 많은 날은 오후 11시까지 추가 생산을 진행한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 생산되는 창문형 에어컨은 1200대 정도다.

창문형 에어컨 생산 공정은 컴프레셔를 흡음제로 감싸는 것부터 시작한다. 컴프레셔는 냉매를 기기 안에서 순환하게 해주는 역할을 맡는 부품으로, 에어컨의 ‘심장’ 역할을 한다. 컴프레셔가 냉매를 순환시키며 큰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스펀지 재질의 흡음재를 컴프레셔에 감싼다. 흡음제로 포장된 컴프레셔를 넘겨 받은 직원은 본체에 있는 금속 관과 용접해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한다. 컴프레셔와 연결을 마친 에어컨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해 진공 작업 단계를 거친다. 제품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냉매가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공정이다. 이후 제품의 전원부 역할을 맡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연결하고 플라스틱 케이스를 씌워 조립을 마무리한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파세코 공장에서 창문형 에어컨 용접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김민국 기자

◇ 앞서가는 기술력과 꼼꼼한 검수… “제품 경쟁력 핵심”

파세코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창문형 에어컨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창문형 에어컨을 첫 출시한 이후 매년 듀얼 인버터, 응축수 자연 증발 기능 같은 기술들을 먼저 적용해 왔다. 듀얼 인버터 기술은 모터의 기능을 보조하는 인버터를 2개 달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응축수 자연 증발 기술은 제품 자체의 열기를 이용해 냉방 과정에서 나오는 물을 내부에서 증발시켜 없애는 기술이다. 이성환 파세코 기술연구소 팀장은 “타사가 같은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면 파세코는 다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해 한 발짝 앞서 나가왔다”고 말했다.

꼼꼼한 검수도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의 경쟁력이다. 파세코 본사 1층에 있는 성능 검수 시설에서는 직원이 온도 센서를 송풍구에 가져다 댄 뒤 설정한 수치와 같은 온도의 바람을 내뿜는지 확인했다. 후면부가 너무 뜨거운 바람을 내뿜어 냉방 성능이 저하되는지도 함께 측정한다. 송풍구 앞에는 8개의 관이 위치해 있는데, 이 관을 통해 제품이 적절한 속도와 세기의 바람을 내보내는지 측정한다.

성능 검수를 마친 제품은 소음 검수 시설로 옮겨진다. 이중으로 된 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설 내부는 스펀지 재질의 방음재로 둘러 싸여있다. 외부에서 나는 소리를 완전히 차단한 공간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가동한 뒤 마이크를 통해 제품에서 나는 소음을 측정한다. 제품의 전면부는 40데시벨(㏈), 후면부는 50㏈이 넘지 않으면 적격 판정을 받는다.

파세코가 창문형 에어컨의 소음을 측정하는 모습. /김민국 기자

파세코는 정확한 제품 검수를 위해 지난 5년간 12억원을 들여 2개의 검수 시설을 만들었다. 김상우 파세코 리테일사업부 상무는 “제품 후면부의 소음 발생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중소 규모의 기업 중에서 제대로 된 검수 시설을 갖추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강화해줬다”라고 덧붙였다.

◇ 맨손 설치 가능한 신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파세코는 올해 맨손으로 설치가 가능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창문형 에어컨을 앞세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팀장은 “저소음이나 냉방 성능은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제품이 상향 평준화 돼 있다”며 “차별화를 위해 사용 편의성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성수기엔 설치 인력이 부족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꼈다”며 “지난해부터 드라이버만 있으면 자가 설치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11일 이성환 파세코 연구팀장이 창문형 에어컨 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국 기자

파세코가 올해 출시한 신제품은 드라이버를 비롯한 별도 도구 없이 맨손으로 설치할 수 있다. 나무, 알루미늄 등 창틀의 재질과 관련 없이 자가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팀장은 “설치와 사용 편의성을 최대화한 올해 신제품으로 여름철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자가 조립을 진행하는 모습. /김민국 기자

파세코는 소비자의 의견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 팀장은 “각종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자가 설치 기능을 비롯한 아이디어를 고안해 낼 수 있었고 시장 영향력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신제품으로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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