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선 없는 TV’에 압도되다. LG SIGNATURE OLED M

2023. 7. 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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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고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화질’의 중요성은 그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화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술적인 용어는 잘 모르더라도 특별한 화질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OLED(이하 올레드) 패널 탑재 여부를 따지며 제품을 고르는 것도 무난한 선택 방법이다. 올레드 탑재 제품은 컬러 표현능력, 명암비, 응답속도, 시야각 등 다양한 항목에서 두루 높은 성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LG SIGNATURE OLED M (출처=IT동아)

그런데 올레드 TV도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소비자들은 화질과 더불어 ‘편의성’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올레드의 고화질을 좀더 편하게,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신형 제품이 시장에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2013년에 처음으로 올레드 TV를 출시한 후, 10여년간 올레드를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려는 느낌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월페이퍼 올레드 TV(2017)’, ‘88형 8K 올레드 TV(2019)’, 롤러블 제품인 ‘LG SIGNATURE OLED R(2020)’, 그리고 ‘LG 올레드 TV 97형(2022)’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에 소개할 ‘LG SIGNATURE OLED M’은 올레드 TV 중 가장 큰 97형의 화면을 갖춘 것 외에, 4K/120Hz 무선 AV 전송 기술을 품은 최초의 무선 올레드 TV다(2023년 7월 동종업계 기준). 전원 케이블을 제외하면 셋톱박스나 게임 콘솔 등, 그 어떤 주변기기도 TV에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올해 1월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질과 편의성 양쪽에서 최상위급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하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선 없애니 벽면에 ‘착’

올레드는 화면을 구성하는 각 픽셀(점)이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의 LCD, LED와 달리 내부에 백라이트(후방조명)을 탑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한층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는데, LG SIGNATURE OLED M은 이런 올레드 TV의 장점을 한층 극대화했다. 전원 케이블 1개 외에는 제품 후면에 외부기기 연결용 인터페이스(포트나 커넥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본체가 더 얇아졌고, 한층 더 벽에 밀착한 상태로 설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거의 프로젝터 수준인 97형의 거대한 화면 크기를 갖춘 덕분에 슬림함이 더 돋보인다.

97형의 큰 화면 대비 매우 얇은 베젤, 벽에 바짝 밀착이 가능한 후면 디자인이 돋보인다 (출처=IT동아)

97형 제품도 원한다면 스탠드형으로도 설치할 수 있다. 본 제품의 스탠드는 약 40cm의 높이에 2폴 구조를 갖추고 있어 TV 하부장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 화면 주변의 베젤도 매우 슬림하므로 벽걸이 설치는 물론, 스탠드 설치 시에도 최근 TV 시장에 유행하고 있는 액자 느낌의 연출을 할 수 있다. 대기모드 시에 각종 그림이나 사진 작품을 화면에 띄울 수도 있으니 갤러리 같은 느낌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참고하자.

무선 전송인데 4K/120Hz 고화질, 끊김도 없어

외부기기 연결은 TV 본체가 아닌, 무선 영상/음성 전송용 솔루션인 ‘제로 커넥트 박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셋톱박스나 게임 콘솔, PC등의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HDMI 포트,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 등의 저장장치를 연결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USB 포트 등의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외부 영상/음성 신호를 받아 무선으로 TV에 전달하는 ‘제로 커넥트 박스’ (출처=IT동아)

특히 HDMI 포트의 경우, 4K/120Hz 입력을 지원하는HDMI 2.1 규격이다. 기존 Full HD급 대비 4배 더 정밀한 4K UHD급 영상, 그리고 일반적인 60Hz 주사율 보다 2배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120Hz 주사율의 영상을 표현 가능하다는 의미다. 주사율이 높으면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에서도 잔상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 특히 게이머들에게 유용하다.

제로 커넥트 박스 후면에는 HDMI 2.1을 비롯한 다양한 연결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출처=IT동아)

여기에 더해 엔비디아 지싱크(G-SYNC) 호환도 된다. PC나 게임 콘솔 등의 영상 기기에서 출력되는 영상의 초당 프레임이 디스플레이 기기의 주사율과 어긋날 경우, 화면 일부가 찢어지는 것처럼 왜곡되거나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지싱크는 이런 현상을 억제한다. 이 역시 게이머들의 선호도가 높은 기능이다.

4K/120Hz과 같은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하려면 끊김이나 입력 지연, 화질 저하가 우려되지만 신기하게도 LG SIGNATURE OLED M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설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제조사에서 밝힌 무선 전송 가능 거리도 TV 화면 정면 기준 10M나 된다. 외부로 돌출된 안테나도 없다.

제로 커넥트 박스는 TV와의 거리 및 각도, 장애물 유무 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연결 상태를 유지한다. 그리고 제로 커넥트 박스 상단에 내부 안테나의 송신 방향 및 각도를 조절하는 회전식 다이얼 버튼도 있다. 상태 표시 LED에 파란 불이 들어온다면 현재 원활한 신호 송수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로 커넥트 박스 전면을 사람이나 의자가 가로막아도 수신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

TV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 제로 커넥트 박스에 유선이나 무선으로 외부기기 연결이 가능 (출처=IT동아)

만약 거실이라면 벽면에는 TV만 달고, 제로 커넥트 박스 및 각종 주변기기는 소파 옆에 두는 식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전면에 TV만 드러나므로 그만큼 깔끔한 인테리어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 콘솔이나 노트북 등을 연결할 때 TV 뒤를 뒤적거릴 필요도 없이 소파 옆에 있는 제로 커넥트 박스의 HDMI에 꽂기만 하면 되므로 간편하기도 하다. 케이블 연결 없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화면을 TV에 표시할 수 있는 무선 미러링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알아서 ‘쨍’한 화면 만들어주는 똑똑한 AI

LG SIGNATURE OLED M은 무선 기능을 비롯한 편의성을 강조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TV의 본분인 화질 및 음질 면에서도 최상위급이다. 일반적인 LCD/LED TV는 각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패널 뒤의 백라이트에 의존하는 점 때문에 진한 블랙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반면 올레드는 각 픽셀을 끄는 것 만으로 정확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해 한층 또렷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백라이트 없이 또렷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는 올레드 화면의 장점이 돋보인다 (출처=IT동아)

그리고 ‘올레드 evo’ 이후의 LG전자 올레드 TV 모델은 기술적으로 한층 진보했다. 밝기 향상 기술을 통해 한층 환하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으며, LG 올레드 TV 전용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세서인 ‘6세대 인공지능 알파9’도 탑재했다. 이는 딥러닝 분석을 통해 최적의 영상과 음향을 ‘알아서’ 자동으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 화질 프로’의 기능 중 하나인 ‘다이나믹 톤매핑 프로’는 화면을 2만개 이상의 영역으로 나눈 후, 영역별로 선명도와 명암비를 조절해 화질을 최적화한다. ‘인공지능(AI) 장르 맞춤 화면’은 현재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의 장르를 인식해 최적의 화질로 자동 조절한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콘텐츠의 장르나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화질을 최적화한다 (출처=IT동아)

참고로 인공지능 화질 프로는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때, HDMI에 연결한 주변기기를 즐길 때, USB 장치에 담긴 콘텐츠를 재생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상황(저작권 보호가 적용된 콘텐츠를 시청할 때 등)에서는 인공지능 화질 프로가 동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동 화질 보정 기능을 이용하지 않고 사용자 스스로 화면 설정을 조정하고자 한다면 설정 메뉴의 ‘일반’ 탭에서 인공지능 화질 프로 기능을 끄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화면 특성을 최적화하는 맞춤 화면 설정 기능 (출처=IT동아)

그리고 사람에 따라 ‘시원한 느낌’, ‘따듯한 느낌’, ‘날카로운 느낌’, ‘부드러운 느낌’ 등 선호하는 화면 취향이 다를 수 있다. 이를 위해 LG SIGNATURE OLED M는 자신이 원하는 취향의 화질을 찾아주는 맞춤 화면 설정 기능도 제공한다. 해당 메뉴에서 다양한 느낌의 이미지를 여섯 단계로 보여주는데, 이 중에 좋은 느낌의 이미지를 몇 번 선택해 주면 해당 내용이 AI에 반영되어 화질 최적화를 진행한다.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까지 제대로 활용

화면 전반의 컬러 표현능력과 명암비를 향상시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 그 중에서도 고급 규격인 ‘돌비 비전(Dolby Vision)’을 지원하는 것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HDR10 규격만 지원하는 타사 제품 및 보급형 제품에 비해 확실한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온전한 품질로 감상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사운드 역시 수준급이다. 일반적인 2채널 스피커보다 한층 우수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4.2채널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며, 여기에 버추얼 9.1.2채널 서라운드(입체음향) 기능도 지원한다. 그리고 360도 전방위 서라운드를 구현하는 데 최적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규격에도 대응한다.

각종 OTT 서비스를 원터치로 실행 가능한 동봉 리모컨 (출처=IT동아)

최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에서 돌비 비전 및 돌비 애트모스 지원 콘텐츠가 늘고 있는 추세라 이런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확실히 제품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참고로 LG SIGNATURE OLED M은 스마트TV에 최적화된 운영체제인 webOS 23을 탑재하고 있어 별도의 외부기기 연결 없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왓챠,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유튜브 등의 다양한 앱을 자체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 동봉된 리모컨 역시 이들 서비스를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는 단축키를 갖췄다.

게임, 오피스, 뮤직, 스포츠… 원하는 대로 맞춰 줄게

webOS 23은 다양한 클라우드 게임을 게임 콘솔 없이 즐길 수 있는 ‘지포스나우’ 등의 게임 기능(게임패드 연결 추천), PC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윈도 365’, ‘구글 드라이브’ 같은 홈오피스 기능(키보드 연결 추천)도 이용할 수 있으며, ‘멜론’이나 ‘스포티파이’ 등의 뮤직 기능 역시 갖췄다. 그 외에 좋아하는 리그나 팀, 혹은 선수를 설정해 관련 동영상을 우선적으로 추천해주는 스포츠 기능 역시 제공한다.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webOS 23의 홈 화면 (출처=IT동아)

그리고 홈오피스나 게임, 음악, 스포츠 중 자신에게 필요한 카테고리를 우선적으로 홈 화면에 표시하는 퀵 카드 기능도 제공한다. 그 외의 LG SIGNATURE OLED M는 음성 명령을 통해 콘텐츠를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평상시의 음성 검색 기록을 분석해 연관 콘텐츠 및 관련 TV 기능을 우선 소개하는 개인화 기능도 갖췄다.

특이함 넘은 ‘특별함’ 품은 제품

당초 LG전자에서 LG SIGNATURE OLED M을 발표했을 때는 단순히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는 이색적인 TV’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나온 제품을 살펴보니 화면 크기나 화질, 부가 기능, 음향을 비롯한 TV로서의 기본기가 수준급인 것이 더 눈에 띄었다.

주요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인 무선 기능 역시 장애물을 인식해 최적의 전파 송·수신 경로를 설정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한 덕분인지 제품을 직접 사용해 봤을 때는 화질 저하나 영상 끊김을 느낄 수 없었다.

TV 본체에는 전원 외에 그 어떤 케이블이나 주변기기도 직접 연결하지 않으므로 확실히 깔끔한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 TV만 전면에 두고 셋톱박스나 게임 콘솔, 블루레이 플레이어 같은 주변기기를 거실 소파 주변에 설치하는 등, 다른 TV에선 생각하기 힘든 특별한 인테리어 구성도 가능하다.

TV 본체에 전원 외에 어떤 주변기기나 케이블 연결도 할 필요가 없어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난데다 특별한 재주까지 갖춘 제품이다 보니 손에 넣기 위한 대가는 만만치 않다. 4,000만원대 중반대의 가격이 책정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 제품을 구경할 수 있는 전시장이나 매장이 있으면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특별한 기술을 체험해 보는 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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