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해충 '노랑알락하늘소' 제주서 번식…국내 처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애벌레로 겨울 난 후 여름에 성충으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아열대성 외래종 하늘소인 '노랑알락하늘소'(가칭)가 번식해 토착화된 사실이 국내 처음으로 확인됐다.

아열대성 해충 '노랑알락하늘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도내 외래종 서식 실태 조사 중 해안 관광지 주변 팽나무에서 노랑알락하늘소 성충 등과 번식 흔적이 발견됐다.

2019년 노랑알락하늘소의 성충이 제주에서 발견된 이래 이번에 번식과 정착이 확인됐다.

이 해충은 차나무, 팽나무, 종가시나무, 비술나무, 멀구슬나무 등에 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제주에서는 팽나무를 제외하고 별다른 피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노랑알락하늘소는 몸길이 약 3~5㎝가량으로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의 곤충이다. 날씨가 따뜻한 인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아열대성 곤충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 어려운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는 노랑알락하늘소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해 추운 겨울에는 나무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따뜻한 여름에 껍질을 벗고 나와 적응하면서 토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제주도는 국토 최남단에 위치해 다양한 아열대성 외래종이 육지로 퍼지는 중간 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종의 침입이 잦아질 것에 대비해 예찰을 강화하고, 생태계 위협요인이 발견되면 관련 부서와 협의해 필요시 방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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