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만졌을 뿐인데”…제주서 ‘살인진드기’ 감염

이가영 기자 2023. 7. 1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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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 흡혈 전후 사진. /제주시 제공

제주 서귀포에서 길고양이를 만진 뒤 일명 ‘살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SFTS는 그동안 농작업 중 진드기에 물려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 길고양이로 인해 감염된 건 이례적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6일 40대 여성 A씨가 SFTS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기준 서귀포시 첫 번째이자 제주도로는 다섯 번째 SFTS 환자다.

A씨는 최근 특별한 외부 활동은 없었으나 양성 판정을 받기 나흘 전 길고양이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보건소는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감염 시 고열과 혈소판 감소, 피로,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4월부터 11월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높은 치명률(10~20%)에 비해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주의해야 하는 제3급 법정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SFTS 환자는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1090명이 발생했다. 이중 사망자는 총 190명에 이른다. 6월 13일 기준 올해 SFTS 환자는 전국에서 19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기후변화에 따라 진드기 감염병 전파 매개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드기는 주로 수풀이 우거진 곳에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 흡혈한다. 등산, 산나물 채취, 텃밭 작업, 산책 등 야외활동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바지는 양말 안으로 넣어 진드기가 옷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드기가 옷에 달라붙었을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밝은색의 옷을 입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몸에 진드기가 붙어있는데 손으로 터트리거나 무리해서 떼어내려 하면 진드기 혈액에 의한 추가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제거한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 옷은 충분히 털어낸 후 세탁하고, 몸을 씻으면서 벌레에 물린 상처나 붙은 진드기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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