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유부녀 킬러' 작가 "엄마 아니면 불륜녀? 킬러는 어때요"

김경윤 2023. 7. 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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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검둥 작가 인터뷰…"실제 범죄 사건서 모티브 얻어"
"드라마화 긍정적으로 진행 중…내년에 단행본도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제가 이 이야기를 떠올렸던 2016년에는 유부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웹툰이 거의 없었어요. 다른 매체에서도 기혼 여성은 엄마 아니면 불륜 치정의 당사자로만 등장했거든요. 그런 웹툰이 없으니 제가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웹툰 '유부녀 킬러'의 검둥(왼쪽) 작가와 YOON 작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유부녀 킬러'를 만든 YOON(이하 윤), 검둥 작가는 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부녀 킬러'는 집에서는 3살 딸아이의 다정한 엄마이자 상냥한 아내인 유보나가 밖에서는 무시무시한 킬러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다.

보나는 흉기를 든 남자도 맨손으로도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뛰어난 킬러지만, 시댁 제삿날이면 부랴부랴 반차를 쓰고 장을 보러 다니는 며느리가 된다.

이 작품은 2020년 5월 처음 연재를 시작해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 1억4천만회를 기록했다. 연재 이후 카카오웹툰 드라마 장르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태국에서도 연재 중이다.

제목 때문에 불륜 만화가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이런 뻔한 편견을 깨고 유부녀이면서 킬러인 주인공의 이중생활을 재미나게 그려낸다.

스토리를 담당한 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처음 떠올렸을 때 제목도 함께 떠올랐다"며 "이만큼 적당한 제목이 없다고 생각했고, (기획 단계에서) 바뀐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작화를 맡은 검둥 작가도 "처음 협업 제안을 받을 때 '유부녀인데, 킬러야' 이렇게 딱 두 마디 듣고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웹툰 '유부녀 킬러' 표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작중 보나는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악랄한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조직인 두루미전자 영업3팀 소속 킬러로 등장한다.

범죄자들이 저지르는 아동학대, 성범죄, 장기밀매 등 반인륜적인 범죄 모티브는 대부분 실제 사건 기사에서 얻는다고 했다.

윤 작가는 "한 70%는 이야기를 먼저 짜고 난 뒤에 범죄를 검색한다"며 "여기 나오는 범죄자가 어떤 짓을 했다고 하면 좋을까 하고 검색해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것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랄한 아동성범죄자이자 출소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표규철 캐릭터는 꼭 다루고 싶어서 초반부에 넣었다고 했다.

검둥 작가는 "범죄자들은 좀 특이하게 그리려고 한다"며 "독자들이 행여나 범죄자에게 호감을 가지실까 봐 비호감 외모로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웹툰 '유부녀 킬러' 주인공 초기 캐릭터시트 [작가 제공]

악랄한 범죄를 소재로 하고, 에피소드마다 악인이 1∼2명씩 죽지만 '유부녀 킬러'는 이를 자극적으로 풀지 않는다.

윤 작가는 "피해자의 고통을 지나치게 묘사하거나 불행을 전시하지 말자는 생각이 있다"며 "드라마나 영화에서 피해자의 고통을 너무 묘사하는 것이 불편했기에 범죄 사실을 일일이 보여주지 않고 담백하게 처리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등장인물들도 엄청난 미녀거나 특별한 초능력자가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외양으로 그려졌다.

특히 주인공인 보나는 지극히 평범한 외모로 등장한다.

검둥 작가는 "(윤 작가가) '보나는 평범하고 덤덤하게 생겼으면 좋겠다. 그런데 양쪽 시력은 2.5고 팔 근육이 있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설정을 보내줬었다"며 "가끔 보나의 팔이 나오는 장면이면 어떻게든 음영을 넣어 팔 근육을 그려주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 초창기에 만든 캐릭터 시트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웹툰 '유부녀 킬러' 등장인물 캐릭터시트 [작가 제공]

이 작품은 킬러가 주인공이지만 가족 시트콤 같은 느낌도 풍긴다.

검둥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작품도 있고, 쭉 밝은 작품도 있지만 '유부녀 킬러'는 웃길 때는 웃기면서 진지할 때는 진지한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다 있다"라며 이를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윤 작가도 "처음에 생각했던 것도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안녕, 프란체스카' 같은 특이한 설정의 시트콤이었다"며 "너무 무거운 이야기가 이어지면 독자의 피로도가 쌓일 수도 있으니 보나 가족의 이야기도 넣어가며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부녀 킬러'는 향후 드라마로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작가들은 내년에 단행본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이 웹툰은 현재 시즌3에 접어들며 전체 서사의 절반 이상을 넘겼다. 총 시즌4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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