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夏夏夏~ 바다가 부른다 [S 스토리-전국 264개 해수욕장 ‘활짝’]

임성준 2023. 7.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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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해수욕장’ 52곳 선정·운영
양양지역 서핑 페스티벌 개최하고
‘말의 고장’ 제주선 기마순찰 활동
특색 살린 각종 이벤트·체험 풍성
각 지자체, 바가지 요금 단속 철저
20개 주요 해수욕장 방사능 조사도
해파리·상어 등 안전책 마련 분주

전국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이색 체험관광 상품을 내놓으며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의 영향과 올여름 폭염이 예상되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이용객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해수욕장 방사능 검사가 강화된다. 계절음식점과 파라솔, 계곡 식당 등에서 바가지 요금 시비가 일까 봐 관련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해양수산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264개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했다. 해수욕장 시설에 대해 사전 안전점검을 통해 안전시설 등을 정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적한 해수욕장 52곳 운영

이용객들이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적한 해수욕장’ 52곳을 선정해 운영한다. 한적한 해수욕장은 전국 해수욕장 중 연간 이용객이 7만명 미만으로, 주변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다. 지자체는 바가지요금과 자릿세 부과 등 부당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단속할 예정이다.

해수부와 지자체는 연안해역 관찰 결과와 오염수 해양확산 모의실험 결과 등을 고려할 때 해수욕장 이용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해수욕장 20곳에 대해 개장 전 방사능 긴급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해수부는 오염수 방류 시 매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부정확한 정보 확산으로 인근 상인이나 지역 경제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함께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해수욕장마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이색 테마와 축제 등으로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일부 해수욕장은 야간에도 개장한다.
강릉항과 커피거리가 있는 강원 강릉시 안목해수욕장은 반려견 동반 해수욕장으로 운영한다. 일반 피서객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해수욕장 일정 부분에 가로 100, 세로 30의 펜스를 치고 반려견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가로 7, 세로 6의 전용 풀장 2개를 설치했다. 반려견은 바다에 들어갈 수 없다. 동해 망상해수욕장은 서핑 비치와 어린이 물놀이장을 운영하며 속초해수욕장은 재활용품 소품을 활용해 탄소중립 해수욕장으로 꾸몄다.
양양지역 해수욕장에서는 양양서핑페스티벌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장관배 서핑대회,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울러 동호해수욕장의 멸치후리기 체험과 송전해수욕장의 송전리 키즈 서핑 페스티벌, 정암해수욕장의 조개잡이 축제, 하조대해수욕장 비치 페스티벌 등 마을단위 해수욕장의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마순찰 등 이색 이벤트 선보여

전북 부안군에서는 변산해수욕장을 배경으로 부안 워터 페스티벌이 열린다.

충남 태안군은 8일 태안군 근흥면 연포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제19회 태안 모래조각 축제’를 개최한다.

해수부와 한국해양재단은 우수 해양관광상품 5개를 선정했다. 최종 선정된 상품은 △통영바다에서 스노클링, 제트스키 등 다양한 수중체험활동을 즐기는 ‘요트썸머패키지’ △바다 위를 나는 ‘플라이보드 체험관광’ △여수 상화도에서 투명텐트를 이용해 하룻밤을 보내는 ‘별빛총총 해양레저캠핑’ △해녀 삼촌과 함께 스노클링, 태왁만들기 체험 등을 해보는 ‘김녕바다의 재발견’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반려견과 서핑, 사진촬영 등을 해보는 ‘도그서핑 페스티벌’이다.

제주자치경찰단은 해수욕장에서 말의 고장에 걸맞은 기마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마순찰 활동은 이호·곽지·함덕해수욕장 등에서 마필 4~7두를 활용해 제주만의 특색 있는 방범 활동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펼쳐져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안류·해파리 등 안전사고 대비

이안류와 불청객인 해파리, 상어 주의보도 내려졌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지난 달에만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가 세 번이나 발생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문색달해수욕장은 비교적 수심이 깊고 파도가 높은 데다 이안류까지 자주 발생해 물놀이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5시 15분쯤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20대 남성 관광객 A씨가 파도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밀려갔다. 당시 구조 요청 소리를 들은 물놀이객이 즉시 해경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과 119구급대가 출동하는 사이 민간 서프구조대원이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결국 숨졌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파도와 달리 해류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파도가 클수록 발생 확률이 커진다. 물살이 초속 2~3로 매우 빨라 휩쓸리면 순식간에 먼바다로 밀려 나갈 수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이안류에 휩쓸렸다는 생각이 들면 45도 각도로 헤엄쳐야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치는 거센 해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안류는 사람이 수영하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이안류를 거슬러 해안으로 헤엄친다 해도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도 못하고 체력만 소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8일 개장하는 강원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속초=연합뉴스
강원 속초시는 혹시나 모를 상어나 해파리 위험에 대비해 해수욕장 구역 600m에 그물망을 설치하는 작업도 끝냈다. 전북도는 지난달 8일 보름달물해파리 위기특보(주의)를 발령한 이후 같은 달 20일에는 경계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해파리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일대 시군과 함께 총 64척의 민간 어선을 동원해 해파리 구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까지 제거한 해파리만 50t을 넘는다.

전국 해안가에서 백상아리가 잇따라 발견돼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6일 삼척시 임원항 앞바다에서 상어 1마리가 혼획됐다. 한때 식인상어인 백상아리로 알려졌는데, 최종 확인 결과 공격성이 덜한 악상어로 밝혀졌다. 강원 동해안에서는 올여름 들어 상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다. 특히 지난달 23일 속초시 장사항에서 발견된 상어는 식인상어인 백상아리로 확인됐다.
인천시 중구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바가지 요금 근절 나서

해수욕장 백사장 계절음식점 운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곳도 있다. 제주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는 이용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계절음식점을 운영 중이다. 대상 해수욕장은 이호테우, 곽지, 함덕 해수욕장과 구좌, 한경 판포포구 등 5개 지역이다. 총 9개 업체가 계절음식점을 운영한다. 시는 현장 점검을 통해 메뉴와 가격을 미리 확인·조정하고, 음식 가격을 손님이 잘 볼 수 있도록 게시하는 등 바가지 요금을 예방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백사장 계절음식점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계절음식점에서 식사와 주류, 안주는 물론 커피와 음료까지 판매하면서 주변 음식점과 카페는 여름 한철 손님을 뺏긴다고 울상이다.

계절음식점은 2개월 남짓 임대 계약을 하면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마을 주민자치회 등에 내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상을 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주변 횟집 업주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벌써부터 손님 발길이 뚝 끊겼는데 백사장 계절음식점은 밤새 불야성을 이룬다”며 “하루 수천명이 이용하는 계절음식점을 허가해 주면서 공영 주차장은 100여대에 불과해, 기존 음식점과 카페 주변, 마을 안길은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마을회 수익사업을 위해 계절음식점을 허가해 주고 있지만, 기존 상권과의 상생 방안, 주차난 해결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가 일부 지역축제 등에서 비싼 요금으로 관광객들의 공분을 산 사례를 들며 지역축제와 휴가철 피서지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자, 지자체마다 피서지에서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경기도에서 청정계곡 도민 환원 사업을 추진하며 단속해온 용인, 포천, 가평 등 계곡 앞 식당은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최근 다시 성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자체마다 물가 점검반을 편성해 해수욕장 주변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바가지요금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바가지 근절을 위해 지자체가 관광지 물가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에 나섰다. 부산 수영구와 충남 보령시처럼 신속한 민원 접수를 위해 부당요금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불매운동이나 관광 보이콧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민사회단체들도 자발적으로 바가지요금 근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6개 시·군은 해수욕장 바가지요금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강릉시는 경포·안목 등 18개 해수욕장에서 빌려주는 파라솔과 튜브 등의 상한선을 각각 1만원과 5000원으로 정하고 카드 결제 의무화를 도입했다. 특히 시는 관리 감독을 강화해 이를 위반한 대여 업체에 영업 정지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동해시는 피서철 숙박요금 피크제를 운영한다. 숙박업소가 피서철 숙박 요금을 비수기와 비교해 최대 2배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숙박업소 96곳이 참여한다. 피크제를 적용한 평균 요금은 2인실과 4인실이 각각 11만원, 25만원이다. 시는 피크제 참여 업체 이름과 연락처, 객실 요금 등 정보를 관광안내소와 해수욕장, SNS, 시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한다.

과거 당연하게 여겨졌던 관광지 바가지 풍토가 이제는 이미지 실추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지자체마다 불똥이 튀지 않을지 초긴장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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