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95% 포기' 박지수 "김민재 정말 대단한 선수"

김태운 sportskim@mbc.co.kr 2023. 7. 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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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서 전역해 올해 초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로 깜짝 이적한 박지수. 시즌 중간에 합류했지만 리그 후반기 막판 14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팀의 주전 센터백으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6개월 정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걸 배웠다는 박지수는 아시아 무대를 벗어나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말했습니다. 연봉은 이전에 비해 '20분의 1' 정도로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또 유럽 현지에서 겪어야 하는 언어와 음식을 포함한 생활의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박지수는 유럽 도전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2살 후배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나폴리의 김민재를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습니다. 경기 전엔 '김민재 스페셜 영상'을 찾아보고, 박지수의 장점에 대해 묻자 스스로 '김민재 하위 버전'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로 이적한 20세 대표팀의 김지수와 자신 모두 김민재가 앞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유럽 도전도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카타르 월드컵 이후 '우리 선수들도 유럽에 더 많이 가야 한다'는 김민재의 인터뷰를 보고 유럽 도전을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K3리그에서 시작해 국가대표까지 이뤄낸 '도전의 아이콘' 박지수는 지난 카타르월드컵 명단 발표 하루 전날 열린 아이슬란드 평가전에서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하며 낙마했지만, 3년 뒤에 있을 다음 월드컵은 반드시 나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다음은 박지수와 일문일답.

Q. 유럽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돌아온 소감이 궁금합니다. - 일단 반 시즌을 하고 왔죠. 이번에는 좀 휴식을 좀 취하고 싶어서 휴가를 좀 재밌게 보내는 중입니다. 아내랑 함께 넘어가서 신혼여행 같은 기분이 좀 많이 들었고요. 왜냐하면 유럽을 아내랑 처음 나가서 기분 좋게 갔다 왔고, 반 시즌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많이 고생을 좀 많이 했고, 아내도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그리고 의미 있고 좀 힘들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어떤 점이 그렇게 힘들었나요? -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원정을 다닐 때 항상 비행기를 이용 안 하고 버스를 타는데 이제 원정을 최대한 멀리 가면 8시간 이렇게 걸려서 그 부분이 너무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하루 전에는 가지만 이제 7시간, 8시간 갔을 때 몸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음식 같은 경우는 좀 건강식이 좀 많아요. 예를 들면 콩, 샐러드 이런 것들이 많이 나와서 저는 좀 많이 힘들었는데, 저는 이제 한국인이다 보니 된장찌개라든지 김치찌개라든지 이런 거 먹고 싶은데 그런 걸 좀 못 먹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유럽을 가겠다고 결심한 계기도 특별했어요. - 김민재 선수가 인터뷰를 그렇게 했더라고요.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 도전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인터뷰가 좀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김민재 선수랑은 K리그, 중국 리그에도 2년 동안 같이 있었고, 대표팀에서도, 이제 중국에서도 같이 보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유럽 진출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Q. 유럽 진출 조건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 처음에 그 조건이 들어왔을 때는 거의 연봉 '20분의 1' 그 정도만 받고 제가 갔거든요. 거의 그 정도 받고 갔는데 아내가 좀 많이 응원을 해줬어요. 아내한테 항상 고맙고 이제 그래도 '20분의 1이지만 그거라도 받으면 우리는 충분히 생활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가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제가 2억 원을 받았으면 저는 거의 1천만 원을 받고 가는 수준으로 엄청 쉽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장인 장모님 또한 그렇고 저희 가족들은 항상 지지를 해줬던 것 같아요. 6개월을 뛰고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회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Q. 유럽 진출 이후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6개월이라는 시간을 도전을 했지만 이제는 가정이 있기 때문에 돈도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유럽에서 그렇게 조금 받고 사는 것보다는 저도 이제 가정이 있기 때문에 결혼한 지 이제 6개월 됐거든요. 그런 부분 때문에 가정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제 좀 움직여야 될 때다' 싶은 것 같아요.

Q. 유럽 축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건지 궁금합니다. - 저도 K리그에 있다가 중국, 아시아 무대에 있다가 해외를 나갔는데 템포라든지 피지컬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좀 많이 다르더라고요. 한국 선수들이 많이 유럽에 나가면 많은 걸 느낄 수가 있을 것 같아요. 단, 포기해야 되는 부분은 당연히 몇 가지가 있을 거예요. 돈이라든지 생활이라든지 친구들을 만나야 된다든지 그런 건 다 포기하고 가야 되지만 그런 부분에서 얻는 것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6개월밖에 경험을 안 해봤지만 진짜 충분히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실패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제 나중에 후배들한테 꼭 유럽에 가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박지수 선수의 축구 인생은 매 순간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 항상 도전을 해왔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부터 대학을 안 가고 바로 프로로 가서 저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방출된 후에) K3로 갔을 때 그때 또한 또 도전이었고, 이제 K3에서 일본 팀에 4군데 정도 테스트를 갔었는데 다 떨어졌었어요. 그래서 또 다시 도전을 했기 때문에 K리그2에서 K리그1, 국가대표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인천에서 방출됐을 당시엔 어땠어요?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 한 두 달 동안은 축구를 안 했죠. 축구화도 갖다 버리고 옷도 다 버리고 한 상태였는데 다시 마음을 잡게 된 계기가 그때 가족들이 좀 많이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때는 진짜 PC방에서 두 달 동안 거의 살다시피 하고, 기억에 남는 게 맨날 PC방에 밤늦게까지 있다가 새벽에 항상 집 들어갈 때 붕어빵을 사먹고 아저씨랑 얘기했던 게 기억나는데 너무 많이 진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축구는 다시는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었죠. 그 당시에는 제가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걸 좀 많이 느꼈었어요. 그래서 축구도 안 하고 그냥 백수처럼 지냈죠.

Q. 그랬던 순간을 이겨내고 국가대표까지 왔어요. - 진짜 너무 힘들게 여기까지 와서 진짜 영광스러운 자리니까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발탁됐을 때부터, 이번에 복귀해서 2연전에 뛰었을 때는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월드컵 직전 부상 때는) 진짜 너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서 많이 마음속으로 너무 많이 울었었어요. 왜냐하면 가기 전날에 '이제 잘하겠다'고 그렇게 준비를 하고 막상 경기에 나와서 다치고 나니 뭔가 좀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생각 좀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Q. 부상에서 돌아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선발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어요. - 저랑 친한 조현우 형이 원래는 '항상 즐기고 항상 편안하게 하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번에는 "네가 이제 보여줘야 될 때"라고 얘기했을 때, 그렇게 친했던 형이 이렇게 얘기할 정도면 잘해야 된다고 생각을 많이 했고, 김민재 선수하고 김영권 선수가 못 왔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을 했고 잘 준비해 왔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대표팀에서 같이 훈련할 때 정말 번뜩이는 그런 선수가 있었나요? - 손흥민 형하고 그런 선수들을 제외하고, 이번에 같이 참여했던 선수 중에 홍현석 선수를 좋게 봤어요. 왜냐하면 대범하고 잘하고 또 센스가 있고...처음 봤기 때문에 더 깜짝 놀랐던 것 같아요. 파주에서 슈팅 훈련을 했는데 다 두 골씩 넣었는데 홍현석 선수만 처음에 다섯 골을 넣었어요. 그때 '이 선수 슈팅도 좋고 센스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어요.

Q. 20세 대표팀의 김지수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로 이적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 솔직하게 얘기해서 김민재 선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재 선수가 페네르바체, 나폴리에서 잘했기 때문에 지금 또 빅클럽과 이제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저하고 김지수 선수가 그렇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재 선수가 워낙 잘했기 때문에 한국 선수 중앙 수비들을 좀 많이 찾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김민재 선수가 또 한 번 얘기하지만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Q. 김민재 선수도 이적을 앞두고 있잖아요. 박지수 선수가 보기엔 어떤지 궁금합니다. - 김민재 선수는 제가 얘기를 했던 게 "너무 진짜 대단한 선수"라고 항상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유럽에서 이렇게 중앙 수비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너는 진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었고 김민재 선수가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을 했기 때문에 진짜 멋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민재랑은 아직 그래도 (대표팀에서) 한 번도 발맞춰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한 번 꼭 같이 차보고 싶긴 해요.

Q. 박지수 선수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어떤 스타일이라고 봐야 할까요? - 저는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민재 하위 버전이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면 딱 될 것 같아요. 저도 김민재 선수도 인정하고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항상 경기 전에 저도 김민재 선수 영상을 보고 경기장에 들어갈 때도 많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김민재 선수를 좀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김민재 선수가 2살 후배이기도 하고 박지수 선수도 자존심이 있을텐데 그렇게까지 존중하는 건가요? - 네. 성격도 그렇고 실력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단지 제가 나이가 많다고 하는 것보다는 동생한테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항상 축구는 나이가 많다고 다가 아니기 때문에 후배들한테 배울 거는 배우고 그런 부분에서는 저 또한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저번 월드컵은 아쉽게 좌절됐어요. 다음 월드컵에 대한 꿈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더 잘 준비를 해야 하죠. 벌써 3년 남았죠. 제가 한 번 고비를 맞았잖아요. 문턱에서 좌절됐기 때문에 선수라면 또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축구를 시작할 때 2002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는데 월드컵은 축구인으로서는 항상 꿈의 무대가 아닌가 싶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3년 동안 부상 없이 잘 준비해서 또다시 도전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운 기자(sportskim@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ports/article/6501219_361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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