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2명의 첼리스트가 만든 하모니···그리고 여왕은 노래했다

박민주 기자 2023. 7. 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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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2명의 베를린 필하모닉 첼리스트가 모여 만든 실내악 앙상블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독일 지역지인 라이프치거 폴크스차이퉁(LVZ)는 "(앙상블의) 낭만적이고 환희를 불러일으키는 화음은 아름다움과 우울함을 전달한다"면서 "12명의 첼리스트는 한 손으로 연주하는 것 같다"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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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다채로운 음색과 호흡 돋보인 무대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수미&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공연 사진. 사진 제공=크레디아
[서울경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기존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화음 외에도 베를린 필하모닉에는 특별한 ‘오케스트라 안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 12명의 베를린 필하모닉 첼리스트가 모여 만든 실내악 앙상블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 ‘조수미&베를린 필 12 첼리스트’는 다채로운 첼로의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앙상블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대만에 이어 진행한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함께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목소리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와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는 1972년 작곡가 율리우스 클렌겔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를 녹음하기 위해 모인 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통상 첼로는 오케스트라에서 저음을 맡아 화음의 기초를 쌓는다. 하지만 가장 넓은 음역대를 소화하는 악기답게 중후한 저음부터 날카로운 고음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12명으로 구성된 앙상블이 19세기 작곡가 들리브부터 영화 음악의 거장 모리꼬네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이유다. 공연에서도 클렌겔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는 고전적인 첼로의 소리를 이끌어낸 반면, 거슈윈의 ‘서머타임’이나 피아졸라의 ‘레비라도’ 등 재즈와 탱고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는 첼로의 이색적인 면모를 돋보이게 했다.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수미&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공연 사진. 사진 제공=크레디아

다채로움만큼이나 눈에 띈 것은 첼리스트 12명의 호흡이었다. 독일 지역지인 라이프치거 폴크스차이퉁(LVZ)는 “(앙상블의) 낭만적이고 환희를 불러일으키는 화음은 아름다움과 우울함을 전달한다”면서 “12명의 첼리스트는 한 손으로 연주하는 것 같다”고 평한 바 있다. 이번 공연도 별도의 지휘가 없는 실내악 음악회였지만 앙상블은 일체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 마지막 곡인 피아졸라의 ‘푸가와 신비’를 마무리하면서 다함께 발을 구르는 모습은 무대를 완결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두 번째 앙코르 곡인 ‘핑크 팬더’ 테마는 익숙한 멜로디를 통통 튀듯 연주하며 유쾌함을 선사했다.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수미&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공연 사진. 사진 제공=크레디아

첼로의 선율에 맞춰 노래하는 조수미의 모습도 감동을 자아냈다. 에이토르 빌라-로부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5번 중 ‘아리아’를 부르는 조수미의 목소리는 첼리스트 브루노 들레프레르가 만든 선율과 함께 하나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아리아뿐 아니라 뮤지컬 곡인 ‘러브 네버 다이즈’를 부르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풍성하게 무대를 채웠다. 조수미의 능숙한 무대 매너도 돋보였다. 첫 번째 앙코르 곡인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를 부르던 중에는 즉흥적으로 관객을 무대로 올라오게 해 상대역인 것처럼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부산과 광주를 거쳐 서울에서 막을 내린 이들의 공연은 오는 8일 부천아트센터에서, 9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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