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틀어도 역부족”… 도내 전통시장, ‘더위와의 전쟁’
생선 부패 막으려 연신 얼음샤워
폭염·장마 손님 발길 줄어 이중고
“찜통 더위에 습도까지 높으니 숨이 턱턱 막힙니다… 시장 상인들은 그야말로 ‘더위와의 전쟁’을 하고 있네요.”
6일 정오께 광주시 경안동에 위치한 경안시장. 33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에 상인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가게마다 선풍기가 열기를 식히기 위해 가동되는 중이었지만, 이조차도 무더운 날씨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상인들은 최근 무더운 날씨와 장마가 오락가락하면서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 관리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자씨(66·가명)는 “무더위로 채소가 쉽게 짓물리기 때문에 품질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날씨 때문에 채소 가격도 요동치고 있어 손님들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북수원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늘어선 가게들 위로는 따가운 햇살을 막기 위한 검은색 그늘막이 설치된 상태였다. 상인들은 선풍기는 물론 부채까지 부치며 더위를 쫓으려 애쓰고 있었다. 특히 수산물 가게에선 생선들의 부패를 막기 위해 진열된 수산물 위로 연신 얼음을 끼얹으며 신선도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상인 김모씨는 “얼음 한 포대 가격이 20%나 넘게 오른 데다 날씨 때문에 얼음도 금세 녹아 하루에 많게는 세 번까지도 보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푹푹 찌는 듯한 무더위와 폭우가 오락가락하면서 경기도내 전통시장 상인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폭염과 장마 등 변덕스런 날씨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탓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번 달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지수(BSI)는 56.5로 지난달보다 13.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7월 전통시장의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전통시장의 7월 BSI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고, 2021년 8월(43.4) 이후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같이 전통시장의 이번 달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운 이유는 무더운 날씨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7월 전망 경기의 악화 이유(복수 응답)로 날씨 등 계절적 요인(5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소진공 관계자는 “무더위, 폭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며 “경기남부지역본부를 포함한 각 지역본부에선 지역의 전통시장 상인회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실질적으로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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