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조종사, 16년 만에 가상인간으로 돌아와 어머니 재회

軍, AI 딥페이크 기술로 故 박인철 소령 모습 재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16년 전 야간비행 훈련 중 KF-16 전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故) 박인철 소령(공사 52기)의 어머니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휴먼(가상인간)으로 돌아온 아들과 재회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이날 방송한 '그날, 군대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를 통해 고인의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이 AI 딥페이크 기술로 재현된 아들과 만난 모습을 공개했다.

군 당국이 AI를 활용해 순직 장병을 가상인간으로 재현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서 그 제작에만 총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고인은 1984년 3월 팀스피리트 훈련 중 순직한 아버지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뒤를 이어 공군 조종사가 됐지만 2007년 7월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방송에서 이 원장은 "예전에 한 남자가 가상공간에서 죽은 아내와 만나는 모습을 다룬 TV프로그램을 보며 '나도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박 소령의 생전 모습을 한 모니터 화면 속 가상인간은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고 이 원장 또한 "인철아, 보고 싶었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가상인간은 "조종사 훈련을 받으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며 "저는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이 없어요"라고도 말했다.

현장엔 고인과 공군사관학교 생도 생활을 함께 했던 김상훈·이두원 중령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 중령은 "인철이는 누구보다 앞에 서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군인들이 있었고, 지금도 헌신하고 있는 군인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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