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AI로 부활한 순직 조종사 아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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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부활해 어머니와 재회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5일 AI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한 박 소령의 모습을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편에서 공개했다.
박 소령은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다.
박 소령의 공군사관학교 동기인 이두원·김상훈 중령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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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6년 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부활해 어머니와 재회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5일 AI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한 박 소령의 모습을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편에서 공개했다.
박 소령은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다. 아버지 박 소령이 세상을 떠날 때 5살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못다 이룬 창공의 꿈을 이루겠다며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조종사가 됐고, 2007년 7월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불과 50여일 만에 일어난 사고. 그의 나이 27세였다.
어머니 이준신 씨는 몇 년 전 한 방송사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을 VR로 부활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리움을 곱씹어왔다.
"부모님은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더니… 진짜 그런 것 같아요.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잘 안 보이더라고요."
국방부는 이처럼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박 소령이 생전 남긴 음성과 사진, 동영상이 가상인간의 토대가 됐다.
"엄마, 인철이요.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도 만났어요. 아버지랑 그동안 못한 이야기 많이 했어요. 저는 아버지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모니터에 아들이 나와 환하게 웃자, 아들을 다시 만난다는 설렘에 곱게 화장했던 어머니의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저 조종사 되는 거 많이 말리셨는데, 이렇게 돼서 항상 엄마께 죄송해요. 저는 원하던 일을 하다 왔으니까 여한이 없어요. 조종사 훈련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엄마가 저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는 혼자가 아니었다. 박 소령의 공군사관학교 동기인 이두원·김상훈 중령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박 소령의 여동생이 결혼할 때도 이들이 든든한 오빠가 되어줬다.
이 중령은 "인철이를 기억하기 위해 일부러 동기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40대인데 인철이는 평생 20대겠네, 우리 늙었다고 못 알아보는 거 아니야?'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김 중령은 "인철이는 숭고하게 순직했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사람이 있었고, 지금도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과 재회한 어머니는 슬픔을 다시 차곡차곡 정리해 마음속 깊이 밀어 넣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인철이 살아있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너무 엄마 곁을 빨리 떠나서 안타깝고 아쉽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멋진 청년 훌륭한 군인이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박명렬·박인철 부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호국부자의 묘'라는 이름 아래 나란히 안장됐다.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는 전투기와 한 몸으로 표현된 '기인동체'(機人同體)의 흉상이 세워져 이들을 기리고 있다.
국방부는 "AI를 활용해 순직 장병의 모습을 복원한 건 처음"이라며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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