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어”…AI로 잠시 온 아들,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엄마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아요”
“아버지 만나서 어땠어?”
“아버지가 엄마랑 연지 걱정 많이 하세요.”
아들과 어머니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내 자신과 여동생을 배려하는 아들 모습에 북받치는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무려 16년만에 이뤄진 만남은 짧디 짧았다. 지난 2007년 훈련을 받다 순직한 고(故) 박인철(공사52기) 소령과 그의 어머니 이준신씨는 5일 영상 만남을 통해 한을 조금이나마 풀게 됐다.
국방부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장병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할일’이라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박 소령은 지난 2007년 당시 나이 27세때 서해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조종사가 된 박 소령은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기도 하다. 박명렬 소령은 지난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했다.
이후 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며 조종사의 길을 택한 박인철 소령이었지만 그 역시 훈련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박 소령은 그 동안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 속에서도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함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에 박 소령의 어머니는 “인철이 생각만 하면 가슴이 턱 막히고 눈물부터 나고 한다”며 연신 눈가를 훔쳤다. 그러면서도 “내 아들 너무 일찍 엄마 곁을 떠난 것 빼고는 너무 훌륭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소령의 어머니는 지난 1984년 순직한 남편 대신 아들 박인철 소령과 딸 박연지씨를 홀로 키워냈다. 하지만 아들마저 남편의 뒤를 따르자 이씨는 지난 16년간 그리움 속에 살아야했다. 이씨가 이토록 가슴 속에 묻어온 아들에 대한 그리움은 이날 AI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박 소령과 그의 아버지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부자의 묘’로 나란히 안장돼 있다.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는 전투기와 한 몸으로 표현된 ‘기인동체’(機人同體)의 흉상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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