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 "알프스 처리수, 10개 핵종 일상적으로 나타나"
"오염수 방류후 인체 환경 영향 무시해도 돼"
"방사성 핵종 확산 이동 경로 불확실성" 인정
민주당 정의당 "답정너 깡통 보고서, 방류 반대 총력 투쟁" 선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출의 안전성 평가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출 행위가 국제기준에 부합하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를 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가 처리한 뒤에도 일상적으로 10개 핵종이 발견된다고 기록했고, 방사성 핵종들의 확산 이동경로 전파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더구나 이들은 안전하다고 해놓고 보고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발을 뺐다. 이에 불안감이 해소되기 보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일본정부의 방류 저지에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IAEA가 지난 4일 발간한 '후쿠시마 다이치 핵발전소 알프스 처리수의 안전성 검토에 대한 IAEA 종합 보고서'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IAEA는 알프스 처리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접근방식과 TEPCO(도쿄전력), NRA(원자력규제위원회) 및 일본 정부의 관련 활동이 관련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IAEA는 “알프스 처리수의 배출이 방사성물질 측면에 관한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문제가 제기돼 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IAEA는 포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현재 TEPCO가 계획한 ALPS 처리수의 방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이 무시해도될 정도(negligible)라고 결론지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IAEA는 보고서 표지 바로 뒷장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기재했다. 이들은 “여기에 표현된 견해가 반드시 IAEA 회원국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보의 정확성 유지를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였으나 IAEA와 그 회원국은 이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썼다.
IAEA 보고서에는 알프스로 처리된 오염수에서도 10개 방사성핵종이 나온다고 기재돼 있다. IAEA는 보고서 59쪽에 “방사선원에 포함된 많은 방사성 핵종은 ALPS 처리된 물에서 결코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면서도 “'7개의 주요 방사성 핵종'(스트론튬 134, 세슘 137, 코발트 60, 안티모니 125, 루테늄106, 스트론튬 90, 아이오딘 129-요오드)와 삼중수소, 탄소 14, 테트네튬 99만이 알프스에서 처리된 물(오염수) 샘플에서 일상적으로 검출될 수 있다”고 기록했다.

이밖에 조사의 불확실성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IAEA는 “방사선 노출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잘 이해되고 있지만 비록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나 환경에 대한 방사선의 영향은 과학에 의해 지속적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특히 불확실성과 관련해 IAEA는 “알프스 처리수의 핵종 구성이 2차 처리 및 측정이 완료될 때까지 알 수 없다”며 “측정값에 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기재했다. 이밖에도 환경에서 확산 및 전달 모델링, 방사성 핵종이 해수에서 해변 퇴적물로 이동하는 경우, 핵종이 해수에서 수산물로 옮겨가는 경우, 노출 경로 등에서 불확실성 있다고 시인했다.
먹이사슬을 거쳐 인체에 어떻게 축적되는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알프스 설비 자체의 고장 가능성 등 성능평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은 5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에서 IAEA 최종보고서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도, 오염수에 얼마나 많은 방사성 핵종이 들어있는지 확인도 하지 못했다”며 “또한 IAEA 일반안전지침의 정당화 및 최적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은 “IAEA 스스로도 방사능 핵종의 해저 침전, 해양 생명체 내 축적효과 등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는 방류 계획 즉각 철회 및 해양투기 외 안전한 처리 방법 제시 △대한민국 정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 제소,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대한 잠정조치 청구를 즉각 시행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국회검증특위의 조속한 가동과 청문회 개최에 즉각 협조를 촉구했다. 이들은 “IAEA 보고서의 문제점을 국민께 낱낱이 알리고, 국내외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하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총력으로 저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의총에서 “아무리 좋은 포장지로 포장을 해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100% 대한민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일본의 각본대로 흘러가는데도 우리 정부는 완전 무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IAEA 결과만 들이밀면서 바다에 내다 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검증조차 안 된 결과에 우리 영해와 우리 생명을 통째로 맡길 셈이냐”고 따졌다.
같은당의 박광온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IAEA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을 두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물질 해양 투기 보증서가 될 수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 △IAEA는 국민 건강과 생명, 환경을 분석하는 기구가 아니며 △IAEA는 원자력 발전을 중시하는 기구이고 △IAEA가 해양투기에 반대한 과학자를 참여시키지 않는 편향적 검증을 했을 뿐 아니라 △부실하게 검증했다고 성토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정부와 국민의힘이 마치 '이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는 안전하니까 아무 문제없어'라고 하는 태도를 두고 “정말로 이 보고서 자체를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이야기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IAEA 너는 누구냐. 후쿠시마를 찬양하는 또 너는 누구냐”며 “정치적 핵 사찰 기구이지, 원자력 핵 피폭에 따른 생태환경·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진찰하는 보건 기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IAEA 보고서는 깡통 보고서, 백지 보고서에 가깝다”며 “일본의 맞춤형 용역 보고서”라고 규정했다. 정 의원은 “여러 탱크의 오염수를 전수조사도 하지 않았고 샘플링한 오염수가 ALPS를 통해 제대로 정화되는지에 대한 완벽한 검증도 없고 ALPS가 자주 고장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64개의 핵종에 대한 ALPS 정화 검증도 없고 고작 10여 개에 대한 일본 측 자료만 수박 겉핥기식 검증이었던 것 같다.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답만 하면 돼' 한 마디로 답정너 보고서”라고 혹평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여당은 IAEA 보고서가 신주단지라도 되느냐”며 “당신들은 어느 나라 국민이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국민 80% 이상을 괴담, 가짜 뉴스에 오염되었다고 선동하는 당신들. 국민 우습게 보지 말라”며 “일본의힘, 일본의 피가 쓰나미처럼 윤석열 정권을 덮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주한 일본대사관 앞 농성장에서 긴급 상무집행위원회를 열어 IAEA 보고서를 두고 “생물학적 과정에 의한 피해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며 “방사선 총량을 계산해 모의실험으로 핵오염수 투기에 문제가 없다는 발표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1954년 세계최초 핵발전소가 운영된 지 90여 년이 다 되어가는데, 생물농축 등 생물학적 과정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게 놀랍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일상적으로 알프스 처리수에서도 10개 핵종이 검출된다는 점을 두고 “양심있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거짓을 밝혀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알프스가 얼마나 제 기능을 할 지 의문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운영하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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