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양금덕 할머니, 그 마음만으로 고맙다…십시일반으로 용감한 투쟁 지원”

윤주성 2023. 7. 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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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승소 강제동원 피해자 15명 중 11명 판결금 수령...생존자 2명·유족 2명, 3자 변제안 거부"
"외교부, 3자 변제안 거부 피해자 4명에 공탁 절차 시작...채권자 의사 반한 공탁이 가능한지 의문"
"강제징용 피해자 투쟁 돕기 위해 시민 모금 추진...10억 목표로 광복절 이전인 8월 10일까지 진행"
"이춘식·양금덕,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다...정부 배상안 거부 피해자 4명 중 3명이 광주전남 연고자"
[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W5KRcHGk1mw

◇ 윤주성 앵커 (이하 윤주성): 시민단체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정부의 3자 배상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해 모금에 나섰다고 합니다. 왜 시민 모금 운동을 시작한 것인지, 모금액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이하 이국언):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현재 정부의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몇 분이나 계시는 것인가요?

◆ 이국언: 2018년 벌써 5년 됐는데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확정된 피해자가 15명입니다. 그분 중에서 정부에서 지금 하고 있는 판결금을 수령하신 분들이 11명이시고 현재 생존자 2명과 유족 2명, 총 네 분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윤주성: 거부하신 분들은 "일본의 사과가 먼저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것이지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잘못한 사람이 당연히 사죄하고 배상해야 되는데 지금 현재 상황은 오히려 "일본은 뒷짐 지고 애먼 우리나라가 대신 그 돈 주겠다"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돈은 받기 어렵지 않느냐, 못 받겠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윤주성: 지금 "피해자들이 고령이라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이신가요?

◆ 이국언: 대체로 그때는 호적이 늦게 올라가잖아요. 원래 나이대로라고 하면 이춘식 할아버지 경우 올해 103세, 양금덕 할머니는 95세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인간으로서는 한계 연령에 와 계신다" 이렇게 볼 수 있겠지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특히나 양금덕 할머니의 경우에 그동안 기력이 많이 쇠해지셨어요. 체중도 많이 줄고 식사량도 줄어서 여러모로 염려가 많은 상황입니다.

◇ 윤주성: 거동은 하시는 상황이신가요?

◆ 이국언: 사실 바깥 활동을 못 하신 지가 세 달여 됩니다.

◇ 윤주성: 외교부가 정부에 제삼자 변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징용 배상 소송 원고 4명에게 지급할 예정이던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개시했다고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어제 정부가 끝까지 정부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제삼자 변제안을 반대하고 계신 네 분에게 지급하려고 했던 판결금 이것에 대해서 법원이 공탁 절차를 개시했다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법원에 돈 놔둘 테니까 언제든지 마음 변하면 찾아 가시오" 하면서 "정부 역할을 이 정도에서 끝내겠다고 한 것 아닌가", 이 문제가 이렇게 처리돼도 될 일인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강제징용 피해자와 시민모임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 이국언: 무책임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예를 들어서 정부가 "그동안 피해자들의 마음을 돌리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정말 피해자들의 마음을 사려고 하면 피해자들이 원하는 방식을 해야지요. 그런데 일본 정부나 피고 기업으로부터 직접적인 사죄를 하고 배상을 받는 것이 원하는 것이라고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입맛에 따라서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놓고 그것을 들어주라"고 하니 피해자들이 들어줄 리가 없지요. 그러니까 "더 이상 못하겠다" 하고 손 털겠다고 한 것인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중요한 역사 문제를 대해도 되는 것인지 하는 것이고. 이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 운동에 나서는 이 상황이 정부로서는 몹시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다 보니까 "그런 고생하지 말고 이 돈 찾아가라고 다시 유혹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시민과 국민과 함께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 가겠습니다.

◇ 윤주성: 소송의 당사자가 아닌데 제삼자가 공탁을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서도 논란이잖아요?

◆ 이국언: 그렇습니다. 바로 그 문제인데 그러니까 "지금 우리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자격 자체가 없다"는 것이 우리 인식입니다. 하나는 우선적으로 일본 피고 기업 문제인데 일본 피고 기업은 판결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에게 줘야 할 돈 자체, 그러니까 채무 자체가 없다고 아예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줄 돈도 없고 사죄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강제 집행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피고 기업이 정말 잘못했고 내가 갚아야 될 돈이 있다. 그런데 "내가 능력이 안 돼서 못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을 통해서 대신한다" 이렇게 한다고 하면 무슨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아예 콧방귀도 안 끼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왜 일본 피고 기업의 입장을 들어서 배상 책임을 대신 뒷감당하겠다는 것인지 그런 자격은 과연 있는 것인지 정말 의문인 것이고. 특히나 민법에 의하면 당사자들의 의사에 반해서 제삼자가 변제할 수 없도록 그렇게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런데 양금덕 할머니라든지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난 3월에 이미 내용 증명을 통해서 그런 돈은 받을 의사 자체가 없다고 이미 공식적으로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 의사에 반해서 정부가 대신 공탁하겠다고 하는 것인데 이것이 민법으로 가능하지 않고 위법한 행위를 정부가 무리하게 하고 있는 것이어서 어떤 꿍꿍이 속인지 저도 의문입니다.

◇ 윤주성: 사실 강제징용 피해자 가운데 배상금을 수령한 분들도 사실 마음속으로는 반대를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받은 분도 계실 텐데, 상황이 어떻게 제각각 다른가요?

◆ 이국언: 이분들이 오랜 싸움에 심신이 지쳐 있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금덕 할머니의 경우에는 1992년 도쿄지방재판소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올해가 꼬박 31년째인데 정말 20년, 30년 싸운 피해 당사자나 유족들이라고 하더라도 80대 안팎이신데 지칠 대로 지친 것이 사실이겠지요. 윤석열 정부가 가져온 변화도 이분들한테는 매우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보다는 "오히려 일본을 향해서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오히려 앞장서서 강조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피해 당사자가 느끼는 무력감, 심적인 여러 가지 상실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말씀하신 것처럼 "양금덕 할머니 등과 같은 분들은 여전히 배상금을 받지 않겠다"고 하고 계시는데요. 이런 분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시민 모금을 추진하게 된 것인가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이분들 그리고 이분들이 정말 용기 있게 사람이라고 하면 왜 돈에 욕심이 없겠습니까? 누구든 마찬가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해서 그 유혹을 뿌리치고 계신, 정말 이분들의 선택, 이분들의 판단이 과연 당신들만을 위해서인가.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저렇게 일선에서 나서서 몇십 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용기 있게 싸우는 피해자들을 우리가 그냥 손 놓은 채 바라만 보는 것은 미안할 일이고. 당신들 끝까지 양심 지키고 소신대로 싸우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 아닌가.

사진 출처: 연합뉴스


비록 정부가 지급하는 저런 부정한 돈은 못 받겠다고 하지만 국민의 마음에서 이어지는 모금 기금은 충분히 받으실 자격도 있고 또 그것에 힘입어서 "용기 있게 싸우고 당신들뿐만 아니라 유족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모든 국민이 함께 싸우고 있다"고 하는 이것이 지금 필요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윤주성: 언제까지 모금을 하는 것이고 모금액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가요?

◆ 이국언: 원래 모금은 내년 6월까지, 그런데 저희는 가급적이면 올해 8.15 광복절은 어느 해보다 뜻 깊었으면 해서 8월 10일까지 1차적인 목표 기간으로 정하고, 그 마음을 전해보고자 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시간적으로는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민은 듭니다. 그리고 모금액은 10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20년, 30년 싸워 오신 분이고 정부가 마음만 바꾸면 일본 전범 기업을 면책시키는 3억 원 안팎의 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뿌리치고 계신 분들에게 너무 적은 금액은 큰 위로나 용기가 못 될 것 같고 충분히 국민의 마음이 읽히는 그런 마음들을 모아 보고자 하는 것이고요. 모은 돈은 일부 모금 활동에 들어가는 필요 경비를 제외한 모든 금액은 피해자들 그리고 몇십 년 동안 싸워 오신 유족들을 위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 윤주성: 양금덕 할머니나 이춘식 할아버지 등 피해자 분들에게 모금 이야기를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이던가요?

◆ 이국언: 네. 당연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춘식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괜히 나 때문에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하고 도리어 미안해 하셨고, 양금덕 할머니도 지금까지 내가 무슨 재주로 싸울 수 있었겠느냐. 시민 응원해준 힘으로 지금까지 버텼는데 그 일을 추진한다고 하니까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참고로 이 모금 운동은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이 개설한 농협계좌, 전국적으로 이 하나의 계좌에 모금 운동을 하는 것이고요. 광주시에 기부금법에 따라서 등록 절차를 모두 거쳐서 합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기부해주신 분들은 나중에 기부금 영수증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광주에 이렇게 하게 됐던 것은 피해자가 4명인데 공교롭게도 이춘식 할아버지, 양금덕 할머니 모두 광주에 거주하고 계신데다가 유족 두 분 중 한 분조차도 근로정신대 피해자의 유족이십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4명 중 처음부터 짠 것은 아닌데 끝까지 싸우고 계신 세 분이 광주전남 연고자여서 "아무래도 지역민의 관심과 응원이 더 절실한 때이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윤주성: 오늘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증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다고 하지요. 국민의 불안감이 큰 상황인데요. 결국 이 문제도 강제징용 문제와 같은 줄기라고 보시나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큰 시각에서 보면 모두 한 줄기입니다.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은 미국 입장이라고 하면 지레 몸을 낮춰버리니까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 입장에서도 이때다 싶어서 골치 아픈 문제를 한꺼번에 떨이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한일 간 가장 큰 쟁점이었던 강제동원 역사 문제가 있었고 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으로서는 미국을 등에 업고 가장 반가운 파트너를 만났을 때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처리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 윤주성: 방송을 듣고 모금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가요?

◆이국언: 농협계좌인데 혹시라도 메모하실 수 있으면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301-0331-2604-51. 예금주는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이고요. 더 자세한 문의는 365-0815 이 전화번호인데 이쪽으로 문의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큰 금액 필요 없이 1천 원, 2천 원, 1만 원, 2만 원 이렇게 국민의 십시일반이 이분들이 용기 있게 싸울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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