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로스트아크 "재미와 신뢰만이 해답"

문원빈 기자, 홍수민 기자 2023. 7. 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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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접자 90만 → 4만 폭락…한국판 중국 검열 이슈 불만 폭증

'엘가시아'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진실. 마지막 아크인 줄 알았던 '카양겔'을 전달하고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베아트리스는 말한다.

"아크에 의해 창조한 세상은 아크에 의해 소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페온은 하나의 아크를 일곱 개로 찢고 하나의 안배를 더 만들었다. 나머지 아크를 하나로 묶는 열쇠. 어느 날 갑자기 그 열쇠가 자취를 감췄다. 그것이 로스트아크다"

감동이 벅차올랐던 'Sweet Dreams My Dear'. 끝이 아닌 시작. 그 여정에선 어떤 모험이 기다릴지 기대감이 다시 솟아올랐던 스마일게이트 MMORPG '로스트아크'가 암초에 걸렸다.

그동안 한국 서버 유저들 사이에서 늑장 업데이트와 부실한 소통으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중국 서비스 준비로 인한 검열 이슈가 불거진 것이다. 

로스트아크를 향한 불만은 한국 서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글로벌 서버는 더 심각하다. 지속적인 유저 이탈로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막기 위해 글로벌 서버에서는 유럽 서버 통합 카드를 꺼냈다. 한국 서버에서는 로스트아크 전 총괄 디렉터인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본부장이 직접 유저들 앞에 나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과 글로벌 서버 모두 오래된 염증이 곪다 못해 터진 상황이라 해결책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과연 로스트아크를 찾는 여정에 활기가 되돌아올 수 있을까?

 

■ 1년 넘게 누적된 유저 불만

로스트아크에 대해 잘 모르거나 즐기기 않는 사람들은 단순히 중국 검열 이슈가 논란의 출발점이라 여길 수 있다. 로스트아크의 진통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유저 불만은 2023 로아온 썸머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로아온 이전에는 늦어지는 주력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와 부실한 소통이다.

로스트아크는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레이드 출시 이후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 수평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툴루비크, 태초의 섬, 모코콩 아일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카양겔, 혼돈의 상아탑 등 전투 콘텐츠를 간간히 출시하긴 했지만 메인 콘텐츠인 군단장 레이드는 대개 1년 간격으로 출시했다.

로스트아크가 시즌2에서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군단장 레이드 덕분이다. 신규 및 복귀 유저 유입률을 봐도 마수군단장 발탄, 욕망군단장 비아키스, 광기군단장 쿠크세이튼,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질병군단장 일리아칸 레이드가 가장 높다.

태초의 섬 등 수평형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도 분명 있지만 군단장 레이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전투 콘텐츠 비중이 적어지고 출시 주기가 길어지면서 대다슈 유저들이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여기에 유저들과의 소통까지 소원해졌다. 부산 이디야 팝업 스토어, 밸런스 조정, 핫딜 샵 등은 발 빠르게 유저들과 소통할 만한 이슈였다. 하지만 로스트아크는 로아온까지 이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로아온은 괜찮았을까?

 

■ 기폭제가 된 2023 로아온 썸머

유저들은 로아온만을 목빠지게 기다렸다. 로아온과 업데이트를 준비하느라 바쁠 테니 기다려 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6월 24일 진행한 로아온은 유저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진행 방식으로 그동안 누적된 불만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말았다.

로아온에서 발표된 여름 업데이트는 신규 클래스 소울이터, 신규 군당장 레이드 카멘, 슈퍼 모코코 익스프레스 총 3가지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카멘이다. 행사를 진행한 세 명의 수석팀장들은 지난 겨울 로아온에서 카멘 레이드가 여름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카멘 출시일은 9월 13일로 결정됐다. 여름이라 말하기엔 어려운 날짜다.

발표를 들은 유저들의 머릿 속은 물음표로 가득했다. 그동안 무엇을 했던 것인가. 왜 카멘이 9월에 나오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로아온 Q&A에서 담당 수석팀장은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3차 각성, 캐릭터 6개 골드 제한 해결책 등 무엇 하나 시원하게 풀어준 것이 없었다.

골드 제한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꾸준하게 즐겨온 로스트아크 팬이라면 이미 6개의 캐릭터를 육성했을 것이다. 게임톡 기자들만 봐도 메인 캐릭터 레벨은 1610~1630에 분포한다. 흔히 배럭이라 불리는 서브 캐릭터는 진작 5개를 훌쩍 넘었다. 김영찬 기자는 호크아이 외에 모든 캐릭터를 전부 육성했다.

슈퍼 모코코 익스프레스로 신규 캐릭터를 육성하면 어느 정도 성장 지원을 받을 수 있어도 상위 콘텐츠 파티에 입장하려면 세팅에 추가로 골드를 대거 투자해야 한다. 캐릭터 슬롯 구매도 필요하다. 기존 육성 완료된 캐릭터가 원정대에 가득 찬 유저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신규 클래스가 아무리 매력적으로 나와도 선뜻 투자하기엔 심리적 장벽이 높다. 로아온에서 가장 중요시 설명한 슈퍼 모코코 익스프레스, 편의성 개선이 이전보다 기존 유저들에게 흥미를 주지 못한 이유다.

파티 관련해선 일리아칸까지 갈 것도 없다. 당장 아브렐슈드 하드 파티 신청 시 각인 3333, 보석 7레벨 세팅이라면 업둥이나 내부, 별 등 특수 전형이 아닌 이상 파티에 들어가기 굉장히 어렵다. 파티를 입장할 땐 기본적으로 고대 등급 장신구, 각인, 보석, 트라이포드 세팅을 기본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정대 레벨이 낮고 카드가 세팅되지 않은 신규 유저라면 모집 편이 헬 난도가 된다. 공대장 입장에선 숙련도도 검증되지 않은 데다 카드도 기존 유저에 비해 부족한데, 세팅조차 미흡한 신규 유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로아온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수석팀장들은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로아온에서 언급했어야 할 카멘 레이드 입장 레벨, 출시 일정을 긴급 라이브 방송에서 발표했다. 매번 이런 식이다. 축제가 되어야 할 로아온을 초상집으로 만들고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라이브 방송으로 세부 정보를 공개한다.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으로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도 못했다. 카멘 정보만 공개하고 "앞으로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뿐이었기 때문이다.

긴급 라이브 방송은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리다. 여타 게임들의 긴급 방송들을 보면 채팅창을 저속 모드로 설정하고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실시간 Q&A가 괜히 단골 메뉴인 것이 아니다.

채팅창이 비난으로 도배되어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 질문을 미리 선정해서 답할 수도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수석팀장들은 유저들과 소통하겠다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죽하면 녹화 방송이라는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로스트아크는 그 후 새로운 수렁에 빠진다. 긴급 라이브 방송에서 전해진 김상복 스마일게이트PRG 로스트아크 수석팀장 코멘트가 중국몽 이슈를 불거지게 만든 것이다.

 

■ 뜬금 없는 디자인 변경으로 불거진 중국몽 이슈

로스트아크는 7월 20일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글로벌 서비스는 해당 국가의 문화나 정서에 맞도록 고치는 현지화 작업이 필수다. 다채로운 인종 분포를 위해 일부 NPC와 캐릭터의 피부색을 변경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중국 버전도 비슷한 작업이 이뤄졌다. 중국 버전 로스트아크를 보면 보통 성스럽고 위대한 요소에만 빨간색이 사용된다. 나머지는 보라색 등 다른 색상을 쓴다. 캐릭터들의 노출된 부위도 인위적으로 가려졌고 시체형 몬스터들은 인간형으로 변경됐다.

그 변화가 한국 로스트아크에도 적용됐다. 지난 6월 28일 업데이트로 급작스레 타워, 에브니 큐브, 카오스 던전, 필드 등에서 등장하는 일부 몬스터 외형을 변경한 것이다. 업데이트 이후 중국판 변화와 마찬가지로 시체형 몬스터가 인간형으로, 일부 스킬 이펙트가 빨간색에서 보라색으로 변경됐다. 

로스트아크는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가 몬스터, 스킬 이펙트, 일러스트 변경에 대한 설명을 첨언하지도 않았다. 이용자 입장에선 중국 버전 서비스를 편하게 하기 위해 한국 버전과 일원화하는 것이 아니냐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규 클래스와 콘텐츠 일러스트도 문제를 일으켰다. 신규 클래스 '소울이터' 일러스트의 경우 작년 일러스트와 비교 시 노출이 대거 사라졌다. 초안 일러스트와 신규 일러스트는 당연히 달라질 순 있다. 그동안 신규 클래스도 비슷했다. 신규 가디언 '베스칼' 또한 붉은색에서 보라색으로 변경된 것을 보면 중국 때문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

중국몽 의혹은 긴급 라이브 방송 당시 수석팀장 코멘트로 더욱 강화됐다. 김 수석팀장은 중국 서비스와 한국 업데이트 일정이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지만, 아바타 관련 이슈 코멘트에선 중국 서비스 대응을 위해 인력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중국몽 의혹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애니츠(ANIHC) 오브젝트에 그려진 삼족오 동북공정 이슈까지 겹치니 유저들은 의사 결정권이 없는 수석팀장 대신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와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본부장 등 의사 결정권자를 소환했다. 그리고 지난 1일 금 본부장이 공지로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라이브 방송을 약속했다.

 

■ 130만 영광에서 4만으로 추락한 글로벌 서버

로스트아크 글로벌은 북미 서부, 북미 동부, 유럽 서부, 유럽 중부, 남미 총 5개 서버로 이뤄진다. 각 서버는 매칭과 경매장 등이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 러시아, 일본 서버도 마찬가지다. 

2023년 7월 스팀 통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 글로벌 서버 최근 동시 접속자 수는 4만 명을 밑돈다. 로스트아크는 2022년 2월 최고 동시 접속자 130만 명을 달성했다. 최고치 기록 이후 하향 평준화가 이뤄졌지만 2개월이 지난 상황에서도 20~30만 명 수준을 유지했다. 당시 스마일게이트는 글로벌 성공 축하를 기념으로 한국 서버 유저들에게도 인게임 아이템 선물을 전한 바 있다.

광기군단장 쿠크세이튼 레이드 업데이트 이후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 10만 명대로 떨어지더니 4월에는 10만이 무너졌다.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레이드를 반등 카드로 기대했지만 이후에도 반등은 나타니지 않았다.

MMORPG는 콘텐츠에 많은 유저가 있을수록 좋다. 인구가 적으면 매칭 시간이 길어지고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서버 통합은 보통 서버 내 절대 인구 수가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결정한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근거다.

국내 로스트아크 대표 인플루언서 '이다'는 방송 콘텐츠 도중 북미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북미 유저들은 아마존게임즈 운영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이다 유튜브에서 전해진 북미 유저들의 코멘트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이다 방송 북미 유저가 전한 글로벌 서버 현황



북미 서버 1576레벨이다. 북미 서버에 왜 유저들이 없는지, 어떤 개선을 원하는지 간단하게 알리고 싶다. 첫 번째는 숙제 때문이다. 이는 유저마다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니까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북미 서버 유저들의 대중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북미 서버는 한국 서버보다 헬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 비중이 높다. 그 이유는 레이드를 즐기고 싶은 유저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헬 콘텐츠를 찾는다. 북미 서버는 왜 똑같은 것을 2번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저가 많다. 시간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왜 2번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카오스 던전을 예로 들어보자. 카오스 던전은 디아블로와 같이 핵앤슬래시 재미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카오스 던전은 그에 상응하는 드롭이 없다. 카오스 던전에서 획득하는 장신구 90% 이상은 필요 없으니까 분해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유저들이 많겠지만 북미 유저들이 바라보는 핵앤슬래시 콘텐츠와 다소 다르다.



이는 트라이포드 매물 문제로 이어진다. 글로벌 서버는 북미 서부, 북미 동부, 유럽 중부, 유럽 서부, 남미로 구성됐다. 서로 개별된 서버다. 매칭이나 경매장이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서버 관계라 볼 수 있다. 유저들이 카오스 던전을 즐기지 않으니 경매장에 트라이포드 매물이 매우 부족하다. 장인의 기운처럼 안전 장치가 없는 것도 불만 포인트다. 



다음으로는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매크로 폐해다. 글로벌 서버는 작업장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큰 상태다. 북미 서버는 오레하 융화 재료를 경매장에서 구매하면 이후 20초 동안 오레하 융화 재료를 구매할 수 없다. 매크로 때문이다. 매크로 계정이 1레벨 보석 사재기, 되팔기로 골드를 복사했다. 이로 인해 경매장이 마비됐고 연속으로 20초 이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없다.



북미 서버 유저들이 대거 이탈한 이유는 아브렐슈드 구간인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하드 아브렐슈드는 일부 기믹을 제외하면 노말 아브렐슈드와 똑같다. 노말 아브렐슈드를 즐기고 다음 레이드의 재미를 기대했는데 하드 아브렐슈드가 나오니까 재미가 식은 것이다. 실제로 독하게 캐릭터를 육성하는 유저들도 많이 떠났다.



아울러 한국 서버는 이슈 발생 시 최소한의 공지는 게재한다. 현재 북미 서버는 공지가 올라오지 않는다. 콘텐츠 보상 초기화 정기 점검 시간에도 공지가 없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을 때만 공지하고 그 외에는 소통이 전혀 없다. 소통을 안 하니까 유저가 떠나고 유저가 떠나니까 경제가 무너지고 경제가 무너지니까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것이다. 북미도 숙제 시간 스트레스가 있어서 신규 유저나 미숙련 유저 배척이 심하다.



 

■ 글로벌 서버 해결책이 있을까?

아마존게임즈는 오는 8월 서버 통합을 예고했다. 통합 대상은 유럽 서부, 유럽 중부다. 서버 통합이 이뤄지면 북미 서부, 북미  동부, 유럽 중부, 남미 총 4개의 서버로 운영된다.

게임톡 조사 결과 서버 통합에서 제외된 북미, 남미 서버 유저들도 서버 통합을 간곡히 원했다. 이들은 "서버 통합이 이뤄져도 유저가 5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5개의 서버를 다 합쳐봤자 5만 명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추가 통합이 필요한 서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유저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스마일게이트는 추가 서버 통합만 거론했다. 앞서 설명했듯이 글로벌 서버 전체 동시 접속자 수가 4만 명이다. 유럽 서버를 하나로 통합해서 8만 명이 되지 않는다. 서버 통합이 뚜렷한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글로벌 서버 운영 권한은 스마일게이트가 아닌 아마존게임즈에게 있다. 서버 통합 이후에도 아마존게임즈가 지금과 같은 운영 스탠스를 보인다면 유저 이탈은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일단 앞으로 나온 '금강선 본부장'

"현재 로스트아크는 바람 핀 연인과 다시 만나는 상황과 같다"

누군가 말한 이 코멘트가 많은 유저의 공감을 얻고 있다. 로스트아크 전문 인플루언서 '박서림'도 "사소한 색상 하나에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로스트아크가 선보이는 모든 것을 중국과 연관됐다고 의심하게 되니까 심각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금 본부장이 전면에 나섰다. 그가 작성한 공지 내용이 사실이든, 변명이든 그동안 커져왔던 불만이 폭발한 상황이라 1년 전 유저들에게 '빛강선'이라며 찬양받았던 그 역시도 따가운 비난을 받고 있다.

흔히 게임의 인기는 돌고 돈다고 한다. 운영 이슈로 위기를 맞이한 게임 중에 여러 계기로 반등해 전성기를 다시 만드는 사례도 분명 있다. 하지만 노력 없는 게임에겐 그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그 노력이 미래의 약속은 아니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어길 수 있다. 약속으로는 분위기 전환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금 본부장도 논란을 해명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약속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다. 그가 아무리 유저들의 심금을 울리는 언변을 토해도 반전을 이뤄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로스트아크 전문 인플루언서 '로마러'는 지난 1일 방송에서 "이 상황에서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로스트아크 레이드는 진짜 재밌다"고 말했다. 로스트아크가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포인트다. 게임 운영에서 신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요소는 재미다. 게임톡 기자들도 여전히 카양겔, 혼돈의 상아탑, 일리아칸을 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액션과 전투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뢰를 회복하는 것보다 재미로 만족시키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꼭 레이드 콘텐츠가 답은 아니지만 콘텐츠 장르를 확장하는 것보다 하나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은 확실하다. 금 디렉터는 유저들이 그동안 로스트아크에 열광했던 순간들을 차분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기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선 금 본부장은 두 번 만났다. 그가 게임을 좋아하고 로스트아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은 답변에서 느껴졌다. 그 애정이 여전히 있으니까 앞에 나섰을 것이다. 그가 라이브 방송에서 유저들의 니즈에 걸맞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앞으로 철저하게 지켜나간다면 분명 로스트아크는 다시 최고의 RPG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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