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5일 만에 의식불명…4명 살리고 떠난 아영이

사건 이후 3년 8개월여 만에 하늘나라로
신생아실 가해 간호사 징역 6년 확정

기증자 정아영 양. / 사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생후 5일 만에 산부인과 바닥에 떨어져 의식 불명에 빠졌던 정아영 양이 또래 어린아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3년 8개월여 만에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정아영 양은 지난 2019년 10월 15일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태어난 지 5일 만에 바닥으로 추락해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고, 결국 의식 불명에 빠졌습니다.

아영 양의 부모는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이후 수사 과정에서 간호사 A씨가 아이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드는 등 학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A씨에게 2019년 10월 5일부터 20일까지 신생아실에서 한 손으로 신생아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14명의 신생아를 학대하고 아영이를 낙상시켜 두개골 골절상 등으로 의식불명에 빠지는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과실치상), 아동학대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1심 재판부는 "A씨는 목조차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들을 거꾸로 잡고 흔드는 등 반인륜적인 학대 행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위중한 상태에 놓인 자식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 마음을 헤아리기조차 힘들다"며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2심 재판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간호사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근무 시간 이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줄곧 부인했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은 "아영이의 상해 원인은 강한 충격에 의한 외상이라고 보고 1,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사건 이후 3년 8개월여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던 아영 양은 지난 23일 갑작스러운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과 약물치료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심정지 충격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끝내 전날(28일)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아영 양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유족의 결정에 따라 아영 양은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기 위한 수술을 했습니다.

아영 양 아버지는 "그동안 아영이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장례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집니다.

사진 =- MBN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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