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4 비자 서둘러 제정되길 바란다
[이선경의 웰컴USA]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 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떠오른다.
지난 4월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개최된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불렀던 곡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 만찬이라는 어려운 자리에서 덤덤히 부른 곡조가 인상 깊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목적보다 화기애애했던 만찬장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영김(김영옥, Young Kim)이다.
그녀는 1962년 인천광역시 출생으로 첫 한국계 미국인 하원의원이다. 김 의원은 마이클 매컬(Michael McCaul)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2023년 4월 5일 수요일 윤 대통령에게 4월 27일 있을 합동회의에 연사로 초청장을 전달한 바 있다.
영김 의원외 3인은 한국자유무역협정(KORUS FTA)dmf 기반으로 미국과 한국 기업 간 유대 강화를 장려하는 초당적 법안인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전문기술을 가진 한국인(high-skilled)만을 위해 ‘E4 비자’를 만들어 연간 1만5000건의 비자 신청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전문기술은 주로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 수학, 물리학, 의학 등 전문 분야의 학사 학위 이상 소지함을 말한다.
이와 유사한 취업비자(H1B 비자)는 연간 6만5000개만 발행하도록 숫자상 제한을 둔다. 2023년 4월 28일 미국 이민국(USCIS)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취업비자 신청자 숫자는 75만8994건으로 모집 인원의 10배가 넘는다.
자동 추첨으로 지원자를 가려내는데 취업비자 신청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한국 전문 기술자들도 H1B 비자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4 비자가 생긴다면 한국인들만을 위해 확보된 1만5000개(동반가족 비자수 제외)의 비자 숫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위상을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5개국(캐나다, 멕시코, 싱가포르, 칠레, 호주)에 연간 비자수를 확보하는 특별비자를 마련해 준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영김 의원이 ‘한국 동반자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2013년부터 연방의회에 발의했지만 회기마다 통과되지 못했다.
한국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대기업들과 많은 관계사가 미국에 진출했다. 허용되는 비자 수가 한정적이라 인력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기업들이 토로한다.
영김처럼 이 법을 발의한 히로노(Senator Mazie Hirono) 의원은 “한국과의 협력은 우리 양국과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비이민 전문직 비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 내 숙련 노동자를 늘리는 동시에 양국 간 교역을 더욱 강화하는 데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도 워싱턴 D.C.에서 영김 의원과 면담을 갖고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의회 차원에서 노력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한국무역협회가 대규모 경제협력 사절단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여러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미국 이민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워 ‘한국 동반자 법안’의 통과를 기대한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과 관련된 한국 기업의 전문 인력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전문 인력 확보로 한국과 상생하며 발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4 비자를 통해 한국 전문인력들이 미국 시장에 활발히 진출 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길 바란다.
[이선경 우버인사이트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법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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