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65.2mm 물 폭탄…농경지 277ha 침수·수리시설 관리원 실종

장맛비가 쏟아진 27일 오후 광주 서구 서구 금호2동 주민센터 앞 교차로가 폭우로 잠겨 있다.[광주 서부소방서 제공]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광주·전남에 나흘간 최대 365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농작물, 시설물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 광주 나흘간 강수량 365㎜…함평 시간당 71.5㎜

2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은 광주 365.2mm, 구례(성삼재) 310.5mm, 나주 309.5mm, 화순(북면) 304mm, 곡성 300mm, 담양(봉산) 272.5mm, 광양(백운산) 272mm, 보성 267.3mm 등을 기록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함평 71.5mm(27일), 나주 60.5mm(26일), 고흥 55.5mm(28일), 구례(성삼재) 55mm(27일), 보성 54.5mm(28일) 등으로 집계됐다.

광주와 광양에서는 각각 5년, 3년 만에 시간당 강수량 최고 수치(극값)를 경신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 여수에도 시간당 40.8㎜의 비가 내려 역대 세 번째로 강한 비가 내린 날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장맛비는 잠시 주춤해졌지만, 저기압 영향을 받아 이날 오후부터 5-40㎜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 주민 1명 실종·주택 침수 등 피해 속출

밤사이 많은 양의 비가 강하게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에서는 현재까지 8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는데 나주, 담양, 함평, 화순 등에서 많았다.

전날 오후 10시 32분쯤 함평군 엄다면에서는 60대 수리시설 관리원이 하천 수문을 점검하던 중 실종돼 소방대원 90여명이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38분쯤 화순군 백아면에서는 하천이 범람했고 담양에서는 주택, 농막이 물이 잠겼다.

곡성에서도 이날 오전 5시 4분쯤 축사 축대가 무너지고, 양식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밖에 여수, 고흥, 광양 등을 포함해 전남에서 주택 침수 41건, 도로 침수 33건, 기타 1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에서는 소방본부 집계 기준으로 밤사이 185건의 폭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10시40분쯤 광주 북구 동림동 죽림지하차도에서는 쏟아지는 빗물에 대피하지 못한 시내버스가 물에 잠겼다.

광산구 우산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남구 백운광장·진월교차로 일대, 서구 풍암동·금호2동 주민센터 인근 차도도 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를 했다.

이날 오전 6시32분쯤 광주 서구 풍암동 한 아파트 뒷산에 있던 석축이 무너져 토사, 나무가 아파트 1개 동쪽으로 흘러내렸다.

동구 소태동 한 주택에서는 소나무가 쓰러져 인근 5세대 주민 12명이 산사태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오전 5시 30분쯤에는 광주 북구 석곡동 석곡천의 제방이 일부 유실돼 마을 주민 100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다.

각화IC와 조선대 인근 등 도로에서는 폭우 피해로 차량 운행이 일부 통제됐다.

◇ 모내기 앞두고 농경지 침수…정전 피해도 곳곳

이날 오전 기준 전남도가 공식 집계한 벼 침수 피해 면적은 곡성(겸면) 154㏊, 함평(엄다면) 85㏊, 나주(다시면) 38㏊ 등 총 277㏊에 이른다.

일부 지역에서는 낙과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에서는 오전보다 10배 이상 피해가 늘어났다는 추정치가 나오는 등 집계가 본격화할수록 피해 규모는 증가할 전망이다.

낙뢰 등으로 인한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전날 오후 11시 40분부터 나주 부덕동, 봉황면, 세지면 일대 335가구 전력 공급이 3시간 20분 동안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폭우 속에 불편을 겪었다.

광주 광산구 임곡동 일대 상가와 성내 마을 등 100여 가구에서도 전기가 1시간 20분 동안 끊겼다.

광양시 중동 한 상가와 보성군 벌교읍 한 주택에도 정전이 났다.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전남 섬 지역을 오가는 53항로, 83척 여객선 중 18항로, 25척 운항이 통제됐다.

무등산, 지리산, 월출산 등 국립공원 등산로 출입도 금지됐다.

전남도는 “현재 22개 시군에서 농가 피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한 현황은 오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천 중앙대교 인근 수위가 상승해 있다.[연합]

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