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현희 징계 놓고 격론 벌인 감사원 회의록 입수해보니

최수연 2023. 6. 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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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이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의결 과정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회의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채널A가 당시 회의록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지난 1일 있었던 감사위원회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은 전현희 전 위원장 사안을 '심각한 중범죄'로 규정하며 거듭 중징계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위원 등 일부 감사위원들과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유 사무총장은 전 전 위원장의 '추미애 장관 유권해석 개입' 사안과 관련해 "아주 심플한 사건이다. 거짓말을 (직원에) 강요하고, 실제 국회에 가서 거짓말을 했지 않냐"며 "반부패기관장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건 아주 심각한 중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권익위 감사에 대한 감사원의 결론을 논의하는 자리로 근태 부실 의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유권해석 결론을 내리는 데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안건으로 올랐습니다.

회의에서는 특히 추 전 장관의 유권 해석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권익위 감사 주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과 유병호 사무총장의 격론이 이어졌습니다. 조 위원이 "결국 불문(묻지 않음)이다. (관련 내용을) 다 날려야 하는데 사무처 입장을 생각해 (보고서에) 써주겠다는 거다"고 하자, 유 사무총장은 "정무위에서의 위증 문제다", "위원님 혼자 불문이다"고 맞섰습니다.

조 위원이 유 총장을 향해 "우리가(감사원이) 위법 부당한 사안에 대해 요구하고 조치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사무처는 (이 사안이)위법·부당이 아니라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하자, 유 사무총장은 "위법을 이야기 한 것"이라며 "표현의 문제라고 하는데 이게 표현의 문제냐, 기관장이 거짓말 하면 되냐"고 맞받았습니다.

감사보고서의 적시 범위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조 위원이 '전 위원장의 국회 발언을 있는 그대로 쓰면 안된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유 총장은 즉각 "대놓고 거짓말 하면 안 되죠"라고 맞섰습니다.

회의 시작에 앞서서는 '최재해 감사원장 제척'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습니다. 조 위원은 최 원장이 전현희 전 위원장에게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로 고발을 당해 심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감사원 사무처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조 위원이 "회의에서 제척 여부를 결정하자"는 취지로 발언하자, 유 사무총장은 "궤변이다. 권익위 판단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권익위조차도 "감사원장은 회피·제척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겁니다.

조 위원이 계속 '정식 안건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 하자 유 총장은 "감사원 74년 역사상 이런건 처음 본다" "지금 주장은 감사원법 위반이다" "법을 조롱하고 있다"며 맞섰습니다.

이번 회의록 공개는 지난 20일 법사위 회의에서 여야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민주당은 오는 30일 조 위원의 법사위 현안질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앞서 조 위원은 지난 15일 한 인터뷰에서 "(당시 회의에서) 유 총장이 수시로 말을 자르고 끼어들거나 타박하고, 회의가 잠시 중단되자 고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갔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감사원도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사무총장이 위원회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최수연 기자 new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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