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조직에 선전포고한 격투 유튜버…경찰에 체포되며 상황 종료

양휘모 기자 2023. 6. 2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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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남부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오늘 밤 11시에 수원XX파 저격합니다.”

구독자 수 6만7천여명을 보유 중인 격투 유튜버 엄태웅이 수원의 한 폭력 조직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며 긴장감이 감돈 가운데 경력까지 배치됐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지구대로 연행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27일 유튜브 채널 엄태웅 TV와 수원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엄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오늘 인계동 가실 분들 오후 10시까지 인천 청라의 XX킹 앞으로 와주세요’라는 글을 공지하며 함께 싸울(?) 동료들을 공개모집했다.

실제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엄씨가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4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엄씨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엄씨가 이날 수원 인계박스를 찾으려 한 발단은 전날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 0시50분께 엄씨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수원 인계박스를 방문하던 중 노상에 불법 주차를 한 30대 남성 A씨와 시비가 붙게 됐다. 당시 A씨는 운전을 하던 중 마주오던 택시기사와 다툼이 생겼고 이에 화가 난 A씨는  노상 한켠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를 목격한 엄씨는 A씨에게 “불법 주차로 인해 차량들이 이동하지 못하니 차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요청에도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엄씨는 욕설을 하며 그와 언쟁을 벌였다. 엄씨는 해당 장면을 핸드폰으로 찍어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했다.

A씨가 수원의 한 조직에 속해 있는 것을 확인한 엄씨는 해당 조직을 저격하겠다며 예고,  이날 밤 10시 이후부터 라이브 방송을 키고 인천 청라의 한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인계박스로 함께 갈 인원들을 기다렸다.

같은 시각 경찰은 수원남부경찰서 강력 2개팀을 포함한 경력을 인계박스 인근에 배치시키는 등 혹시나 모를 우발 사태에 대비했다.

이후 엄씨는 라이브 방송을 잠시 종료하며 수원 인계박스로 출발하는 시간인 밤 11시에 라이브 방송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인천 청라 지구대로 연행되며 수원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잔여 형기 2일을 채워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엄씨 일행들과 조직원들 간에 혹시나 모를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것을 대비했지만 엄씨가 체포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양휘모 기자 return778@kyeonggi.com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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