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헷갈리는 ‘만 나이’…무엇이든 물어보‘살’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내일부터는 영아를 제외한 우리나라 국민은 한 살이나 두 살, 공식적으로 어려지게 되죠.
이른바 '만 나이 통일법'이 내일부터 시행되는데요.
법은 지난해 말에 국회를 통과해 공포됐지만, 이 법에서 정한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내일부터 적용되는 겁니다.
[이완규/법제처장/어제 : "그동안 나이 기준 혼용으로 인해서 불필요하게 발생했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함으로써 나이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만 나이'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건가?
여기에 대한 답은 '예외는 있다'입니다.
'기껏 법까지 제정해놓고 헷갈리게 무슨 말이냐?' 싶으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미 개별법에서 따로 나이 셈법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나이 셈법을 계속 따르게 되는 겁니다.
'만 나이를 적용했을 때 도리어 혼선이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초등학교 입학과 청소년 기준, 병역 대상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초등학교 입학은 현재 초중등교육법을 따릅니다.
만약 올해 만 6세가 된 아동이 있다면 내년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요.
앞으로도 이 기준이 계속 적용되는 거고요.
또,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청소년에서 제외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18세인 청소년이라면 내년 1월 1일부터는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거고요.
이때부터는 술이나 담배도 구매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상 만 나이 법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법이나 행정에서의 적용 대상은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다만 일상생활에서 한국식 나이와 법적, 제도적 나이가 달라서 오는 혼선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국민연금 수령이나 공무원 정년, 대중교통의 요금 면제 같은 나이 기준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이런 궁금증도 생길 수 있는데요.
모두 기존에 이미 만 나이를 사용해 온 만큼, 앞으로도 기존과 같고, 달라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만 나이 통일법으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건 대인 관계 같은 우리의 일상생활인데요.
만 나이를 사용하게 되면 학교 동급생같이 기존에 한국식 나이로 동갑이었던 친구의 호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의 답은, 대학에서 나이가 달라도 같은 학번이면 친구가 되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친구의 기준이 더 이상 나이가 아닌 것으로 점차 바뀌어 나갈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라는 겁니다.
[방동희/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리나라는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하면 모두가 같은 연령이고, 그게 연령주의 또는 나아가서 서열주의 또는 선배 문화 또는 후배 문화 이런 문화로 연결이 되거든요. 그런데 만 나이를 도입하게 되면 선배, 후배 또 형 동생 이런 차원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나로서 인정을 받고 개성과 자아를 중시하고…."]
정부는 만 나이와 다른 셈법을 적용하는 개별법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런 나이 셈법이 필요한 것인지 점검하고, 점차 만 나이로 통일해 나간다는 방침인데요.
지난해 만 나이 법 시행이 예고된 이후 "나는 이제 몇 살이 어려진다", "나는 30대였는데 이제 20대가 된다" 이렇게 달라진 나이 셈법을 환영하는 분들도 많았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앞으로 정말 우리 사회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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