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30이면 무조건 비만?... "절대 기준 아냐"

키와 체중만으로 비만을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는 적정한 비만 측정법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미국의학협회(AMA)는 지난 14일 의료인들이 임상 현장에서 BMI 수치를 강조해선 안 된다는 방침을 세웠다. 환자들이 BMI를 기준으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 값으로 나눈 수치다. 가령 키가 170cm, 몸무게가 70kg이라면 70÷(1.7X1.7)을 계산한 24.2가 BMI 값이다. 1990년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이 지수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키와 몸무게만 알면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도 적극적으로 쓰이게 됐다.
BMI는 의학 연구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BMI 25 이상, 미국에선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분류하는데 이같은 수치는 건강을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란 게 선행 연구들의 주된 관점이었다.
최근 들어 BMI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체지방을 직접 측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지수를 맹신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체지방 비율은 연령, 성별, 근육량, 인종 등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학협회 역시 BMI가 체지방 비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신체 어느 부위에 특히 체지방이 많이 분포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복부에 있는 내장지방은 팔, 다리에 있는 지방보다 건강에 위협적이지만 BMI를 통해서는 이런 분포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BMI가 30 이상이지만 건강한 사람들도 있다는 점 또한 BMI의 한계점으로 평가했다. BMI 기준으로는 비만에 해당하지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가 정상에 머물며 만성질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BMI 수치를 정상 범위로 낮춰도 추가적인 건강 혜택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의학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BMI의 대안으로는 신체 지방 지수(BAI), 상대 지방 질량(RFM),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둘레 등이 있다. 이들 측정법은 신체 어느 부위에 지방이 집중 분포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장기 주변에 지방이 몰려 있는지 체크할 수 있다.
이 중 일반인이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허리둘레 및 허리-엉덩이 비율이다.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 관리가 필요하다. 허리-엉덩이 비율 기준으로는 남성 0.90~0.95, 여성 0.80~0.85일 때 건강한 체지방 비율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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