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포켓몬·안동 하회탈 ‘비행기 래핑’… 항공업계 새 수익원 부상

이기우 기자 2023. 6. 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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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다음달 18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래핑(wrapping) 항공기를 운영한다고 최근 밝혔다. BTS 데뷔 10주년 기념 캠페인의 슬로건 ‘BTS PRESENTS EVERYWHERE’와 BTS멤버들의 이미지를 덧씌운 항공기를 운항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부터는 제주항공 국제선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2023 BTS FESTA’ 이미지를 인쇄한 탑승권을 7월 말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제주항공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래핑 항공기. /제주항공

제주항공 측에선 “BTS 멤버 정국이 팬들과의 소통 영상에서 팬들에 대한 선물의 의미로 비행기 래핑 광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그 대상으로 제주항공을 선택해 제안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BTS가 여러 항공사 중 왜 제주항공을 선택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2021년 BTS 팬들이 BTS 멤버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는 제주항공 래핑 항공기를 띄운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제주항공을 고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BTS 팬들은 항공기 래핑에 들어가는 비용을 자체 모금으로 직접 조달했다.

제주항공은 BTS 래핑 항공기를 통해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BTS의 1회 광고료가 5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래핑 캠페인은 BTS 측이 제주항공에 먼저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해당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BTS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해당 항공기는 다음달부터 운항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어느 노선에서 래핑 항공기가 운영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항공편 운항 계획이 나오면 많은 팬들의 발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행기 외관에 필름을 붙이는 래핑은 앞으로 항공업계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자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돼 항공기 래핑을 통한 상업 광고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항공사들은 자사 홍보나 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래핑을 실시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손흥민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요 선수 5명을 래핑하기도 했고, 최근 에어부산과 대한항공이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문구로 항공기를 래핑해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사 홍보나 캠페인 목적 외에 다른 대상을 상업적으로 광고하는 것은 그간 옥외광고물법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있었기 때문에, 설령 다른 브랜드를 홍보하더라도 이는 ‘브랜드 제휴’라는 형식을 취해 왔다. 예를 들어 2021년 진에어는 엔제리너스 마스코트 캐릭터로 항공기를 래핑했었는데, 진에어 측은 이에 대해 “광고비를 받고 엔제리너스를 홍보하는 상업 광고가 아니라, 진에어와 엔제리너스라는 브랜드 간 제휴를 맺고 진행한 행사의 일환”이라고 했다.

경북 안동시가 지자체를 알리기 위해 하회탈, 병산서원 등 주요 관광 요소로 래핑한 제주항공 여객기. /안동시

이미 항공기 래핑을 활용한 광고에 나선 실제 사례도 있다. 경북 안동시는 지난달부터 제주항공 래핑 항공기를 통해 지자체 홍보에 나섰다. 안동의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양반탈·각시탈 캐릭터와 병산서원 만대루 이미지를 보잉 737 항공기에 래핑하고, 인천~필리핀·중국·일본 등 주요 국제선 노선 위주로 운항하며 1년간 안동시를 홍보하고 있다. 안동시는 이를 위해 제주항공에 일정 액수의 광고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항공이 2022년 12월 말부터 운항 중인 포켓몬 래핑 항공기 '피카츄제트'. /티웨이항공

자사 홍보를 위해 인지도가 높은 인기 캐릭터나 인물을 활용해 래핑하는 사례도 있다. 티웨이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선·국제선 노선에서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래핑한 ‘피카츄 제트’를 운항하고 있다. 티웨이 관계자는 “포켓몬 측에서 일본·대만·싱가폴 등 아시아 국가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하늘을 나는 피카츄’라는 이름의 래핑 항공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어,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한 끝에 해당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포켓몬의 인지도가 워낙 높은 만큼, 해당 IP를 활용해 어린이나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차원으로 래핑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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