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철암 갔다, 물닭갈비 먹고, 몽토랑 가는 이유 [함영훈의 멋·맛·쉼]

2023. 6.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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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촬영지가 있는 태백시 통리와 구문소가 있는 동점(원래 통점)은 태백의 광부들이 외지로 나가는 딱 두 개의 통로였다.

그래서 통리에서 황지 들어가는 송애재는 광부들을 오도가도 못하게해서 탄광촌에 청춘을 바치게하는 '자물쇠 고개'로 불렸다.

추가되는 야채, 사리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듯, 요즘 태백시내 물닭갈비집들은 저마다 개성을 발산한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 중대가 누비던 곳은 중동이 아니라, 태백시 통리초등학교 옆 탄탄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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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리와 통점(동점)은 자물쇠인가
오도가도 못하던 석탄광부 애환 풀어
야채·육수로 미세혈관 분진까지 제거
몽토랑목장, 태양의후예 파크 MZ에 인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태양의 후예’ 촬영지가 있는 태백시 통리와 구문소가 있는 동점(원래 통점)은 태백의 광부들이 외지로 나가는 딱 두 개의 통로였다. 그래서 ‘통’ 자를 썼다.

그래서 통리에서 황지 들어가는 송애재는 광부들을 오도가도 못하게해서 탄광촌에 청춘을 바치게하는 ‘자물쇠 고개’로 불렸다. 동점은 장성,함태탄광 가는 초입이다.

철암탄광역사촌의 광부 동상
탄광촌 태백형 물닭갈비

해방직후 부터 폐광기 까지, 석탄을 캐는 광부들의 목숨을 건 사투는 21세기 한국을 만든 자양분이었다. 광부들에겐 위험수당 까지 고임금이 보장돼 인생역전의 밑천을 마련할 수 있었던 ‘약속의 땅’이었다.

갱도의 안전 말고도 광부를 위협하는 것은 분진이다. 태백 닭갈비가 야채 넣은 전골 형태의 물닭갈비가 된 이유이다. 음식섭취를 통한 분진 제거에는 목에선 기름기이지만 체내에선 섬유질이 많이 든 야채가 좋았다.

태백시 구미숙 해설사는 “육수 있는 태백닭갈비의 메인은 야채”라고 말한다. 갱도 작업을 마친 광부들끼리 둘러앉아 서로 동료 먹으라고 고기를 양보하는 측면도 있었는데, 어쨌든 구 해설사는 대체로 큰 한 솥두껑 내어놓으면 야채는 간데 없고, 고기만 남는다고 했다.

물닭갈비 볶음밥

‘고기가 귀해 야채를 많이 넣었다’는 해석은 틀렸다. 1970년 초반, 2년차 초임광부 월급이 초등학교 교감 보다 높았으니, 돈이 없어 닭고기를 못먹는 수준은 아니었다.

닭고기,야채,육수의 하모니를 넘어, 이 요리에는 섬세한 건강과학과 지혜가 들어있다. 닭고기를 건강하게 숙성시킬 때 강황을 넣어 항균,칼슘보강을 도모하면서 육질도 연하게 했다. 육수는 닭다리뼈만으로 우려냈다.

쑥갓,미나리,곰취,파,깻잎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막판에 식물성 보양 야채 부추는 넣는다. 모두 초강력 섬유질을 가졌으면서 풍미가 좋은 나물들이다. 강한 섬유질은 혈관으로 파고드는 분진 마저 쓸어내린다. 계절별로 제철 냉이 등을 넣기도 한다.

물닭갈비의 사리는 원래 우동 뿐이었다. 강원-경북 석탄운반열차,광부이동열차 거점역에는 우동만 팔았고, 우동사리가 태백탄전지대에서 가장 흔하게 구하는 부재였다. 1980년대 무렵부터 쫄면,라면,당면,떡사리가 추가됐다.

추가되는 야채, 사리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듯, 요즘 태백시내 물닭갈비집들은 저마다 개성을 발산한다. 물의 양, 넣는 야채, 소스의 종류 등에 따라 다 다르다. 구해설사 말 대로, 서로 양보하다, 혹은 야채가 메인이라서, 고기만 남으면 합의 하에 하나씩 먹은 다음엔 밥을 볶아 먹는다.

태백 고산지 한우

평균해발 900m인 태백지역 고산지 한우는 영양분이 농축된 풀을 먹고 자라서 그런지, 평창 대관령 한우(필자의 경험치 기준, 국내 최고) 만큼 맛있다.

탄광의 역사, 광부의 애환, 그 시절 그 거리를 그대로 담아놓은 철암탄광역사촌은 물닭갈비 먹기 전에 가는 것이 낫겠다. 그래야 국물 한 수저 뜨는 순간 감동이 밀려올테니.

읍면도 아닌 철암‘리’에 요즘 군 전체인구(3만여명)가 약속의 땅을 향해 모여드니, 철암천 물 쪽에 까치발을 세워 그 위에 증축한 방에 광부 가족들이 살았다. 옥상 광부 동상의 보람찬 표정은 작가가 참 잘 표현했다. 포토포인트이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 중대가 누비던 곳은 중동이 아니라, 태백시 통리초등학교 옆 탄탄파크이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 태백 통리 탄탄파크
태백 몽토랑 산양목장

탄탄파크와 함께 MZ세대 핫플레이스는 몽토랑이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 촬영지(국내 가장 높은 추전역) 인근엔 몽토랑 산양목장이 들어섰다. 양몰이 개도 없는 방목장이다. 환갑을 막 지난 박성율 대표가 ‘몽글몽글 토실토실 너랑나랑 목장’으로 지었는데, 그의 순수가 여행자들을 더욱 푸근하게 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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