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건설수주 -6.6%… "인천 등 부동산 의존 지역 타격"

정영희 기자 2023. 6. 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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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하반기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어든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수주의 부진은 곧 건설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정영희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 건설수주와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 내 건설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우 경제적 타격이 보다 클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장 상황 개선을 위해선 자재비 인하와 미분양 적체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올해 하반기 국내 건설수주가 부진할 예정이며 이는 곧 지역 경제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건산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올해 하반기 건설수주와 건설투자를 전망했다.

발표를 진행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수주가 상·하반기 모두 부진해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수주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해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발주 부문별 수주 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공공- 4.2%, 민간 -15.8%로 각각 집계됐다. 박 연구위원은 "공공수주는 정부 세수 부족에 따른 지출 감소로 상반기 8.1% 줄고 하반기에 대형공사 발주가 증가하지만 건축수주 부진으로 0.6% 감소할 것"이라며 "민간수주의 경우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4%를 보이는 등 침체돼 하반기에 수주 감소폭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지난해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종별로 ▲토목 -0.6%(이하 전년 동기 대비) ▲주택 -17.9% ▲비주택건축 -16.9%가 전망된다.

건설투자는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한 영향으로 상반기에 1.8% 증가한 반면 완공 공사가 늘어난 하반기에 0.2% 줄어 연말로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토목투자는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고된 상황이다.

통상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위축은 향후 건설투자 감소로 이어진다. 건산연은 올해 1~4월까지 누적 수주를 지역별로 살핀 결과 대구·세종·경북·경남·인천 등에선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60% 이상 줄어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경고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들 지역은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며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 비중이 15.4%로 건설산업 의존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선 정부가 급등한 자재비를 안정화하는 가운데 공공공사에 현실 단가를 반영해 유찰되는 공사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 이상 공사 발주에 활용되는 기술형 입찰 공사 공고건수 중 조달발주 17건의 절반이 넘는 11건이 유찰(64.7%)됐다. 이 중 절반가량인 5건은 단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찰의 주원인은 사업비 책정부터 공사발주까지 통상 2년 이상 소요되는 탓에 물가변동분이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신용경색 리스크 최소화하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분양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기업회생신청을 발표한 레고랜드 사태와 같이 예상치 않은 외부 요인으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신용경색 상황이 발생하면 건설업뿐만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기에 안정화 조치를 점검하는 동시에 대출 상환이나 연기가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적체된 지방의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선 정부가 미분양 주택에 대한 거래세 인하나 리츠 등 임대사업자로의 소유 이전을 장려하는 다양한 대책을 세워 이를 최대한 빨리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건설업체에는 올 하반기 본격적인 건설투자 위축이 진행되기 전에 불황에 대비할 비상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미분양 사업장은 할인 분양이나 임대 사업으로 전환을 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함으로써 재고를 최소화하고 중기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정 ·보완해 1~2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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