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흠뻑쇼’ 방값 폭등···익산시 ‘바가지 흠뻑쇼’ 될라
지역 축제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가수 싸이의 흠뻑쇼에 맞춰 전북 익산 일부 숙박업소들이 숙박비 등을 급격히 올려 도마에 올랐다.
25일 익산시와 숙박업계에 따르면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 공연이 열리는 8월5일 전후로 익산지역 내 숙박업소 요금이 최대 3배까지 올랐다.
평일 2인실 기준 1박에 3만~8만원이었던 숙박요금은 공연 당일 기준 12만~18만원으로 치솟았다. 현재 공연일 익산 지역 숙박업소는 물론 인근 전주와 군산 지역 숙박업소 요금까지 덩달아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싸이 공연 자체가 전북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금 인상 이전에 예약했던 고객에게 숙박업소가 예약 취소를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북 전주에 사는 A씨(20대)는 “친구와 함께 익산 싸이 공연을 보기 위해 인근 숙박업소에 예약했는데 숙박업소에서 뒤늦게 ‘요금을 잘못 기재했다. 5만원을 더 내거나 예약을 취소하라’고 황당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미 결제를 마쳐 예약 취소를 거부했으나 숙박업소 측에서 다시 숙박을 할 거냐며 따지듯 물어 위협을 느꼈다”며 “결국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이같은 논란에 지역 내 숙박업소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를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8월 말까지 지역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관련 부서 및 경찰 합동 점검을 통해 과도한 요금 인상 자제, 손님맞이 친절 교육 등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단속과정에서 발견된 가벼운 위반사항은 즉시 현장 계도하고 중대한 사항은 행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숙박요금은 업주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자율 요금제”라며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 영업자는 숙박 요금표를 게시하고 게시된 숙박 요금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강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간 요금 담합이 이뤄졌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법에 따른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이야기다.
익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각종 행사를 유치할 계획인데 숙박업계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업주들과 대화하면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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